중국몽(中國夢)으로 불리는 특유의 공산당 일당독재 몽상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려는 중국이 가당치도 않은 중화주의 본색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어 우려스럽다. 일찌감치 세계 유일 최강국이라는 야무진 꿈을 선언한 시진핑 주석의 통치이념이 사실상 안팎에서 몰락의 길을 걷고 있지만 중국 공산당은 마치 꽃길을 걷고 있는 것인 냥 아름답게 포장하기에 여념이 없다.
최근 중국은 연이은 외교행사를 통해 겉으로는 개방과 협력의 깃발을 드는 척 하면서 중화주의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한족(漢族)만이 문명국이고 다른 민족은 야만족이자 오랑캐라는 삐뚤어진 선민의식으로 똬리를 튼 중화주의가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 장악을 넘보며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브릭스(BRICS),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G20 등의 정상회의에서 잇따라 근거 없는 중국몽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외견상으로는 다자주의에 기반한 공동의 번영이다. 하지만 미국 중심의 헤게모니에 소위 맞장을 뜨겠다는 식의 위협식 발언에 다름 아닐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패권을 장악하겠다는 포부를 그럴싸한 수사로 꾸민 것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은 실제로 세계 최대 15개국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리모트콘트롤 하면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P) 닻을 올렸다. 역대 가장 큰 글로벌 자유무역 경제블럭 거함의 뱃고동을 울린 것이다. 이에 청와대는 RECP가 중국 주도가 아니라고 굳이 변병을 대며 RECP에 사인을 했지만 끝까지 미국과 동행한 대만은 서명을 거절했다. 우리의 해명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의 오버페이스를 경계하는 최일선에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있어 왔다. 하지만 미국 대선 승리를 예고한 바이든 조차 ‘중국이 국제무역 규칙을 정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미국이 주도해야 맞다’며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과거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미국 중심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대항마 성격으로 탄생을 알린 RECP의 출현에 바이든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한 셈이다.
결국 문제는 중국의 지나친 과욕이다. 중국 내부의 경제현안 조차 언제 터질지 모르는 거대한 시한폭탄들로 즐비하다. 여기에 글로벌 토목공사로 불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는 현대판 해상·육상 실크로드라는 화려한 간판이 내걸렸지만 곳곳에서 밑동부터 붕괴되기 시작한지 오래됐다. 중국몽은 무너지고 있는 사상누각에서 잔치를 하는 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와중에도 중국은 브릭스 회원국인 러시아·브라질·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을 애써 품으려 하고 있지만 오만일 뿐이다. 특히 러시아와 인도는 결코 만만하지 않은 이웃 경쟁국이다. 국토면적과 인구에서도 여전히 빅 사이즈 국가들이다. 나아가 아세안 국가들 역시 중국에 호의적인 국가들이 많지 않다. 오히려 빈곤국을 망가뜨리다시피 하면서 약탈에 버금가는 일대일로 토목공사로 인해 불신이 크게 높아졌다.
중국 앞에 닥친 안팎의 냉정한 현실을 보면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라는 ‘팍스아메리카나’를 본뜬 ‘팍스시니카’를 실현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 이에 중국 공산당은 지금 당·군·정을 장악한 속칭 시황제급의 화끈한 포장과 선전·선동으로 온갖 무리수를 두고 있을 뿐이다. 미국을 마치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상대하며 오는 2050년 중국이 세계 최강국이 될 것이라는 확신에 찬 행보를 하고 있지만 뒷걸음질 하는 모습만이 보인다.
시 주석은 최근 상하이 ‘푸둥(浦東) 개발·개방 30주년 축하 대회’에서 G2가 아닌 유일무이 초강대국 중국을 또 거론했다. 또한 시 주석은 한껏 여유에 취한 듯 APEC 정상회의에서 미국 중심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만용에 가까운 발언을 토해냈다. 그는 이어 세계경제의 최대 근심거리로 떠오른 일대일로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폭탄을 던졌다.
이 정도면 중국몽은 그들만의 무릉도원을 꿈꾸고 있다고 해야 할 판이다. 등소평의 놀라운 개혁·개방 정책 이후 중국 경제가 일약 세계경제의 주역으로 떠오른 것은 맞지만 중국은 아직 글로벌 헤게모니를 장악할 큰 그릇이 되지 못한다. 섣부른 졸부 같다는 평판이 세계인이 보는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국이 팍스시니카 자격이 없는 명백한 증거들은 수없이 많다. 인권문제는 그 상징이다. 소수민족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을 버젓이 해 온 중국이 자국민조차 인권탄압을 은폐·엄폐하는 가운데 글로벌 평화와 개방국가를 깃발로 내건 것은 어불성설이다. 세계인들은 중국 공산당이 짓밟은 홍콩사태를 눈앞에서 지켜보았다. 이런 그들이 세계 평화와 공동번영을 운운하는 것은 코웃음을 칠 일이다.
중국몽은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전 세계를 상대로 노골적이고 전 방위적인 기술 도둑질과 보쌈식 인재 빼가기, 지재권 세탁, 콘텐츠 베끼기 등을 예삿일로 벌이면서 자유무역의 선봉장을 운운하는 것은 최소한의 양심조차 묻게 한다. 누가 봐도 야비하기 그지없다. 또한 코로나 사태의 근원지라는 것을 안면몰수한 채 책임지는 자세는 전혀 없이 자신들이 인류복지의 선봉에 설 것이라고 내뱉는 모습에서 두 얼굴을 본다.
시 주석은 정상회의 가는 곳마다 현란한 멘트를 쏟아 내기 바빴다. 대부분 중화주의가 강열하게 꿈틀거리며 나온다는 것을 이젠 삼척동자도 안다. 시 주석은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인류 운명공동체 이념에 입각해 아름다운 세계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고 했다. 인류에 위협을 가하는 온갖 크고 작은 사고를 치고 있는 중국의 최고 지도자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다.
세계의 여론에서 중국은 이미 안타깝게도 승냥이나 하이에나로 치부되기까지 한다. 항미원조를 내세우며 세계의 악동으로 치부되는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계속하는 태도가 그 상징이다. 하물며 북한조차 중국을 내심 신뢰하지 않아 중국 공산당은 내막적으로 글로벌 외톨이 신세로 전락했다.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중국몽의 굿판을 세계인들이 우려하는 이유다.
유독 한국만 친중성향을 아집에 가까울 정도로 고집한다. 중국이 그들만의 중화주의 리그에서 야무진 꿈을 꾸는 와중에 우리만 동반 몰락할 수 있는 추임새를 넣는다. 한국이 중국과 불필요한 연대의 고리를 자꾸만 두텁게 가져간다는 것이다. 이번 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방한하는 일정에 지나치게 요란스러운 것이 볼썽사나울 정도다. 시 주석의 노골적인 속국발언처럼 일개 외교부장의 방한에 우리가 속국이라도 된 듯이 행동한다.
중국은 정치·경제·사회 모든 부문에서 불안하다. 일각에서는 중국 공산당이 이미 내부로부터 분열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부패문제는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라는 여론이 외교가에서 가득하다. 따라서 중국은 미국을 넘어선 초강대국 질서자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깊이 성찰하고 자성해야 한다. 작금의 상태로 본다면 중국 중심의 세계질서는 분열과 전쟁 그리고 경제쇠락과 빈곤이다. 마치 도깨비 방망이를 들고 있는 중국식 다자주의는 한족 중심의 중화주의 글로벌 이상국가를 세우겠다는 실현 불가능한 허깨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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