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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수험생 덮친 코로나 3차대유행
구멍 뚫린 방역에 최악의 코로나 수능 치르는 월드컵세대
소비쿠폰 발행·민주노총 집회 허가 등 오락가락 방역 비판
수능 앞두고 공부할 공간 없는데…마스크·가림막 등 변수도
“방역 못한 정부 원망스러워요”…당일 시험장 적응이 관건
김찬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2-02 13:33:00
▲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지난달 24일 0시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수능을 목전에 둔 수험생들은 그야말로 살얼음판 위를 걷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관악구 소재의 한 고등학교로 등교가 제한된 3학년의 빈 교실. ⓒ스카이데일리
 
코로나 3차 대유행이 현실화된 가운데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러야 하는 수험생들은 하루하루를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보내고 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및 방역조치로 인해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환경에서 수능을 치루는 변수까지 발생한 상황이다.
 
올해 수능을 치르는 고등학교 3학년(2002년생)은 초등학교 1학년 때인 지난 2009년에 신종플루, 중학교 1학년인 2015년엔 메르스 사태를 겪었지만 코로나 사태가 최악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정부의 이중적인 방역 대책으로 인해 수험생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와 주목된다.
 
오락가락 방역 대책이 부른 코로나 재유행…학교도 못가는 학생들 답답
 
정부는 지난 8월 코로나 사태가 잠시 소강국면에 들어가자 내수 진작을 위해 8대 분야 소비쿠폰 지급을 시작했다. 하지만 같은 달 국내 코로나 신규 감염자가 400명을 넘어서는 등 2차 유행이 발생했다. 이에 소비쿠폰 발행 중단 및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수도권)를 결정했다.
 
비슷한 일은 또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달 12일 사회적 거리 두기를 1단계로 완화하고 같은 달 22일 순차적으로 소비쿠폰 지급을 재개했다. 그러던 중 신규 확진자가 4~500명대에 육박하는 3차 대유행이 일어났고 또 다시 소비쿠폰 발급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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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안팎에선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섣불리 소비쿠폰을 발행해 방역에 대한 경계감이 사라졌고 이로 인해 코로나 재유행이 시작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정부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외출과 모임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하면서도 여행과 외식을 장려하는 소비쿠폰을 뿌린 데 대해 ‘오락가락 방역’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 내달 3일 수능을 앞둔 상황에 코로나 확진자수가 증가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 됐음에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앞에서 전태일3법 쟁취 민주노총 총파업 총력투쟁을 외치며 전국적으로 소규모 집회를 열었다. 사진은 민주노총 집회 현장. [사진=서종민 기자] ⓒ스카이데일리
 
정부의 집회 관련 결정은 ‘오락가락 방역’ 비판에 기름을 부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지난달 25일 ‘전태일 열사의정신을 기리는 전국 노동자대회’를 열고 전국 곳곳에서 99명 이하의 쪼개기 집회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했다. 이날은 200명 이상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나와 3차 재유행의 우려가 높았던 시점이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25일 노동법 개악 저지·전태일 3법 쟁취를 위한 총파업 및 전국 동시다발 집회를 단행하기도 했다. 당시 코로나 국내 신규확진자의 수는 382명이었다. 이때 지역 감염자는 363명으로 2차 유행의 정점이었던 8월 27일(441명중 지역발생 434명) 이후 3개월 만에 최다 확진자수를 기록한 날이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민주노총의 집회에 대한 우려만 표했을 뿐 별다른 재제를 하지 않았다.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였던 개천절과 한글날에 열린 보수단체 집회를 차벽과 펜스를 동원해 원천 봉쇄한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최근 코로나 확진자는 400~500명을 기록하고 있다. 학생 확진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수능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제히 격상시켰다.
 
방역 조치 강화로 인해 등교는 밀집도 3분의 1 수준(고등학교는 2/3)으로 제한됐다. 아울러 전국 11개 시·도 223개 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했으며 코로나 여파로 인해 223개 학교가 등교를 중지했다. 이외에도 수험생들이 주로 공부하기 위해 방문하는 아파트 내 독서실 및 카페 등도 출입할 수 없게 됐다.
 
“시험도 부담인데 코로나 걱정까지…확산 막지 못한 정부 원망스럽다”
 
수능을 바로 앞에 둔 상황 속 등교까지 제한되자 수험생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의 한 스터디카페 입구에서 만난 정진우(19·남) 군은 “수능을 볼 때 마스크가 제일 불편할 것 같다”며 “독서실에서나 집에서 혼자 공부할 때는 마스크를 벗고 공부를 했는데 시험 보는 동안에는 계속 마스크를 끼고 있기 때문에 신경이 쓰여 집중력이 흐트러질까 가장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정 군은 코로나로 인해 바뀐 수능 시험장 환경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그는 “책상에 가림막을 쳤다는데 시험 전에 개인적으로 가림막을 쳐서 연습해볼 수 있는 것도 아니라 어색한 환경에서 당일 시험 현장에 놓인 책상에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면서 “수능시험은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시험 중 하나인데 이렇게 불안한 환경에서 시험을 잘 마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토로했다.
 
▲ 대입 수능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코로나 재유행으로 등교가 제한된 고3 수험생들이 마지막 수능 시험을 점검하기 위해 스터디카페로 모였다. 사진은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지키며 마지막 수능 시험 준비에 열중하는 수험생들(왼쪽)과 스터디카페 출입구에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입장하는 학생들. [사진=서종민 기자] ⓒ스카이데일리
 
같은 장소에서 만난 박인호(19·남) 군은 “마스크 쓰고 수능 보는 게 많이 불편할 것 같다. (마스크를 끼면) 답답할 뿐만 아니라 안경을 낀 수험생들한테는 눈에 김이 서려 치명적이다”며 “책상 가림막도 걱정이다. 책상이 작아서 필기구나 시계를 놓을 공간도 없는데 시험지 규격도 커서 손에 가림막에 부딪히기라도 하면 순간 굉장히 신경 쓰일 것 같다”고 말했다.
 
유승길(19·남) 군은 마스크로 인한 시험 중 졸음을 걱정하기도 했다. 유 군은 “마스크를 쓴 이후로 호흡할 때마다 이산화탄소가 마스크에 갇혀 있으니 더 졸리는 것 같다”며 “수험장에 히터도 나오는데 마스크까지 끼고 있어서 영어 듣기 시험 중에 깜빡 졸면 그건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했다.
 
유 군은 “수능 이후에 대학 면접, 논술 시험도 있는데 만약 수능 보러 학교 가는 길에 정말 운 없이 확진자랑 동선이 겹치면 2주 동안 자가격리를 당할까 불안하기도 하다”며 “그렇게 되면 면접이고 논술이고 자동 탈락이라 너무 억울하고 세상이 미워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정윤아(19·여) 양은 교육부에 직접 전화해 수능 이후 대학 면접을 질문했다고 밝혔다. 정 양은 “수능 본 이후에 코로나 확진이나 자가격리자가 될 경우 대학 면접이나 논술을 볼 수 없게 되면 대책이 있는지 물어보려고 교육부에 전화했다”며 “그런데 전화를 받은 사람이 한숨을 쉬면서 ‘면접이나 논술은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없고 대학 입학처에 문의해라’고 답했다”고 했다.
 
정 양은 “교육부는 수능에 전념하라면서 수능 관련해서 브리핑 계획도 없다고 하는데 너무 무책임한 것 같다”면서 “그냥 (교육부가) 과제하듯 빨리 수능을 끝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수능 이후 대학입시는 각 대학들 소관이니 교육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대답이 너무 걱정되고 정말 탁상공론의 끝판왕인 것 같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서울의 한 학원에 근무하는 강사 김원호 씨(남·가명)는 대책 없는 정부 방역수칙에 대해 “이건 아니다”라며 운을 뗐다. 그는 “브리핑(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정례브리핑)에서 교육부 관계자가 참여하지 않은 것, 또 수능 관련 질문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의 걱정을 크게 의심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험생 내지는 수능 시험에 대한 논의나 수능 후 있는 대학별 고사 자체도 관심이 없었다”면서 “수능시험장 감염자가 있을 경우 나오는 3밀(밀접·밀집·밀폐)접촉자들의 향후 일정 등에 대해서조차도 아무런 대책 발표가 없어 그저 기도만 하는 심정이다”고 토로했다.
 
고3 수험생을 둔 한 학부모는 “원래 같으면 아이들이 지금 수능 끝나고 한창 놀러 다닐 시기인데 정부가 오락가락 방역수칙을 내세워 코로나 재확산시키고 또 어떤 단체는 집회까지 했더라”며 “정부 때문에 애꿎은 수험생들이 피해를 입고 힘들어한다. 우리 아이는 얼마 전 나더러 ‘수능 끝난 뒤에 확진자 늘어나면 우리(학생) 탓 할거냐’고 했는데 그 말 듣고서는 면목이 없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달라진 환경에 적응 중요…편리한 호흡 위해 일회용 마스크, 이미지 트레이닝 필수”
 
▲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이 달라진 환경에 최대한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모두가 마스크를 끼고 있는 환경이라면 호흡이 조금이라도 수월한 일회용마스크를 착용해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스카이데일리 DB]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이 달라진 환경에 최대한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염호기 인제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는 호흡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마스크에 갇혀 있어 재호흡 시 시험 중 약간의 졸음이 발생할 수 있다”며 “KF94도 괜찮으나 호흡 문제만 놓고 봤을 때 수험장에서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호흡이 원활한 일회용 마스크를 착용해도 괜찮다는 개인적인 의견이 있다”고 조언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능 전 가져야할 마음가짐에 대해 조언했다. 임 대표는 “코로나 감염 위험이 있는 중이라도 오히려 무신경할 만큼의 배짱을 가져야한다”며 “어느 시험이든 배포가 큰 수험생이 시험을 잘 보는 경향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선 책상 가림막이 설치된 책상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자신을 염두에 두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며 “특히 수능 전 프로세스를 만들어 기계처럼 움직여야 한다. 휴식시간 별 계획, 마스크 여유분 챙기기, 발열 시 대처 방법, 선천적 고열자의 경우 진단서 미리 챙기기 등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시험장서 당황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그는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수험생 가족이 있다면 감염 요소에 대한 모든 배경을 최대한 피해야한다. 직장 내 수험생의 가족이 있다면 수험생을 위해서라도 그를 배려할 필요가 있다”며 “수능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이때만이라도 수험생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있는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강도 높은 방역을 지켜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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