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의 입법 폭주가 현실화되면서 재계 전반에 걸쳐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소위 ‘기업규제3법’을 강행키로 하면서 경제계의 반발이 거세다. 경제단체에선 규제3법이 통과될 경우 기업 경영에 악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재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줄 것을 거듭 호소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최근 입장문을 발표하고 “경제계는 여당이 추진하는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상임위 단독 의결 움직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특히 상법은 정치적 법안도 아니고, 기업 경영에 심각한 영향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이렇게까지 처리해야 하는 것인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대한상의는 상법 개정안에 제시된 감사위원 분리선출, 다중대표소송제을 비롯해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담긴 내부거래규제 강화, 전속고발제 폐지 등을 두고 기업경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입법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여러 차례 국회에 읍소하기도 했다.
아울러 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한국상장회사협의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코스닥협회·한국산업연합포럼 등 7개 경제단체가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공동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경제계는 “상법의 감사위원 선임규제는 의결권을 지나치게 제한해 상법상의 법리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위헌의 소지까지 있다”며 “외국계 자본과 경쟁 세력의 이사회 진입으로 기업 핵심정보가 유출되는 등 우리 기업들의 경영체계 근간이 흔들리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다중대표소송제 역시 세계 유례없이 적용대상이 넓어 악의적인 소송 남발과 기업 투자활동의 안정성을 저해하게 될 것이다”며 “공정거래법의 전속고발권 폐지는 공정위의 행정적・전문적 절차를 생략하고 사법수사가 개시돼 기업의 형사처벌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다”고 지적했다.
앞서 ‘규제 3법’은 재계 내에서 뜨거운 감자로 거론됐다. 법안 제안 당시부터 전경련, 대한상의, 경총 등 경제단체는 물론 중소기업까지 규제완화 및 속도조절을 주장했다. 기업규제3법은 △상법 일부 개정안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 △금융그룹의 감독에 관한 법률 제정안 등을 일컫는다. 이들 대부분의 실상을 보면 기업 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그 중 맹점이 되는 부분들을 살펴보면 다중대표소송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도입 등이 거론된다. 다중대표소송제는 자회사의 이사가 임무를 게을리 해 손해를 끼친 경우 모회사의 주주가 해당 이사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추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는 다중대표소송제가 대주주의 위법행위 방지 및 소액주주의 경영감독권을 강화하는 수단이라는 입장을 밝히지만 기업들은 도리어 부정적 효과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기업에 대한 소송이 남발할 가능성이 높고 결국 기업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같은 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 시 기업들의 피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기업의 역할은 일자리를 주도하는 것인데 경영의욕 및 투자 의지가 크게 상실된 나머지 종국엔 청년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끼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0월 기준 국내 실업률은 3.7%인 반면 청년(15~29세) 실업률은 8.3%에 이른다. 또한 단시간 노동을 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소위 ‘불완전 취업자’ 등까지 포함한 청년 체감실업률은 10월에 24.4%까지 치솟았다. 청년 4명 중 1명꼴로 사실상 실업자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청년 고용문제가 악화일로에 빠진 만큼 이들 법안까지 통과되면 기업의 고용여건 악화는 몰론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 국가경제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창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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