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운 경제정책 비전, 이른바 ‘J노믹스’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고조되고 있다. 확장 재정을 기반으로 정부 주도의 경제 성장을 자신했으나 오히려 부작용만 속출하고 있어서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 정부가 내세운 경제정책 비전은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한 우리나라 실정과 철저히 반대된다며 ‘노믹스(경제를 의미하는 영단어 economics의 약어)’라는 단어조차 사치라는 비판적 견해를 내놓고 있다.
경제지표 회복세에도 고용상황 적신호…“일자리 생산주체 기업 때리기가 원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특별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 단어를 무려 48번이나 언급했다. 지난해 3주년 연설에서 22차례 언급한 것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숫자다. 문 대통령은 모든 경제지표가 견고한 회복의 흐름을 보인다고 자청했다.
그는 “적극적인 확장 재정과 내수 부양책으로 기업 투자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의 두 축을 세우고 대한민국 건국 이후 최대 규모인 160조원을 투입하겠다. 11년 만에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정부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로 3.2%를 제시했으나 1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1.6%를 기록하면서 목표치를 3%대 중후반으로 높였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또 다시 목표치를 높여 4%대를 제시했다. 4%대 성장률은 지난 2010년(6.8%) 이후 11년 만의 최대 성장률이다.
문 대통령이 강한 자신감을 비추는 배경에는 양호한 수준의 경제지표가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수출실적은 511억9000만달러(한화 약 57조원)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41.1% 증가했다. 일반기계·석유화학·석유제품·섬유 등 중간재 품목의 수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역대급 수출 실적을 보였다.
그런데 현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문 대통령과 딴판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경제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코로나 사태로 세계 경제가 크게 위축됐던 시기와 비교해 양호하다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욱이 국민 생활과 직결된 경제 지표는 여전히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현 정부 정책의 부작용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결과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실제로 민생경제와 직결된 일자리 지표는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올해 고용률은 지난 1월 57.4%, 2월 58.6%, 3월 59.8% 등으로 지난해 연평균(60.1%) 수치를 밑돌았다. 집계된 고용지표 역시 외형적으로 봤을 때 고용 상황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작 국가 경제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30~40대 취업자 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60대 이상에서 취업자수가 46만9000명 가량 늘었는데 이 중 65세 이상이 33만7000명을 차지했다. 정부의 혈세 퍼붓기식 노인 공공일자리 확대 정책에 기인한 결과다. 반대로 실업자 수는 110만명을 상회했는데 청년세대에서 실업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이와 관련,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고용문제 같은 경우 청년층보단 주로 60대 일자리가 대다수를 차지했다”며 “노인일자리로 고용률을 높이는 취업통계 분식으로 청년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무분별한 재정으로 단기일자리를 만들기 때문에 나랏빚이 상승하고 후대들의 빚을 부담시키는 꼴이다”며 “정부는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라 엄중한 고용상황을 인식하면서 기업 투자활성화 방향으로 정책기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과 없이 기존에 없는 사회문제만 양산한 文의 환상정책…“조속한 수정방안 내놔야”
앞서 문 대통령은 특별연설에서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소득주도성장 및 포용정책의 성과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 정책은 ‘J노믹스’의 핵심공약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경제적 불평등 완화를 국가적 과제로 삼고, 출범 초기부터 소득주도 성장과 포용정책을 강력히 추진했다”며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시간 단축 등 수많은 정책을 꾸준하게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용의 가치를 명분으로 내세운 소득주도 성장 역시 부작용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최저임금을 둘러싸고 노사간의 팽팽한 줄다리기 구도가 전개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 이행 과정에선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 근로자들의 소득이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반대로 생계 위기를 토로하는 소상공인·자영엽자들의 곡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
무리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추진 과정에서도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취임 직후 공공부문 비정규직부터 정규직 전환을 시도해 전 분야에 걸쳐 비정규직을 없애겠다는 공약 이행의 의지를 표명했다. 취임 3일 만에 문 대통령은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시대’를 열겠다고 언급해 여론의 관심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낳았다. 취업을 위해 노력했던 청년들이 역차별이라며 공분하는가 하면 기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갈등 양상도 나타났다. 사안에 대한 찬반 여론까지 생겨나 사회분열 조짐까지 보였다.
공교롭게도 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시도는 사회적 논란만 초래했을 뿐 성과는 오히려 과거 정부에 한참 못 미쳤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현 정부 들어 95만명이 늘어났는데 이는 박근혜 정부(2013~2016년) 52만7000명에 비해 2배 가량 많은 수치였다. 이명박 정부 시절 비정규직 근로자 규모 22만2000명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소외·취약계층을 포용하려는 시도는 분명 높게 평가할 부분이지만 시장경제에 어긋난 방식으론 한계가 있다”며 “정책에 있어 노동시장에 무리하게 개입한 부분 때문에 되레 일자리 자체를 잃어버리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정책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 하루 빨리 수정방안을 내놔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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