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정부’ 타이틀을 내건 문재인정부를 향한 청년들의 원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포면적으로는 ‘일자리 확대’를 내걸었지만 정작 양질의 일자리 대신 땜질식 혈세 일자리 만들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청년들은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취업이 간절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극에 가깝다는 격양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 역시 국민 부담을 늘리는 혈세 퍼붓기식 일자리 확대는 청년취업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공공일자리 대부분이 단기 알바 수준에 불과해 청년들 입장에선 귀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정책 기조를 바꿔 기업규제 완화 등 기업 스스로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혈세 뿌려 노인들 소일거리만 늘린 文정부…앞날 창창한 청년들은 먹고 살 걱정에 한숨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기 후보 시절 최우선 공약이었던 일자리 확대에 남다른 의지를 내비쳤다.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내걸고 해당 업무를 직접 주도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문 대통령의 의지는 곧 무색해졌다. 고용지표는 갈수록 악화돼 현재는 ‘일자리 정부’라는 수식어 조차 민망할 정도가 됐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월 취업자 수는 2581만 8000명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98만2000명 감소한 수치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2월 이후 최악의 감소폭이다.
실업자 수 역시 1년 사이 41만7000명 늘어 전체 157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구직 단념자 비율도 역대 최대 수준을 각각 기록했다. 사태가 날로 심각해지자 문 대통령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달 15일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를 통해 “예측했던 대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고용 위기상황임이 고용 통계로도 확인됐다”며 “역대급 고용위기 국면에서 계획하고 예정했던 고용대책을 넘어서는 추가 대책을 비상한 각오로 강구해달라”고 주문했다.
다음날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중앙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합심해 올 1분기까지 90만개 이상의 직접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천명했다. 국무회의에서도 총체적 고용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을 내세운 것이다.
“창창한 20대 청년 위해 혈세로 만든 일자리가 고작 쓰레기 줍기라니”
문 대통령이 직접 공공이 주도하는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밝혔음에도 여전히 청년들의 반응은 싸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 일자리 대부분이 단기 아르바이트 성격이 짙다 보니 장기간 안정적인 일자리가 필요한 청년 입장에선 사실상 ‘그림에 떡’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그동안 반기업·친노동 정책으로 기업 일자리 창출이 더디게 진행되다보니 정부는 공공 일자리를 만드는 데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 공원·도서관 등 공공시설 청소, 금연구역 지킴이, 등·하굣길 교통안전 지킴이 등과 같은 단기 아르바이트 성격의 일자리만 대폭 생겨났다.
공공일자리에는 노인층이 주로 몰렸다. 그 결과 정부가 주도한 쓰레기 줍기 등 재정 투입 노인일자리 사업 영향으로 60대 이상의 취업자 수는 196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폭인 37만7000명 증가했다.
반면 청년들은 공공 일자리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24일 청년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자리 상황에 대한 청년세대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부의 단기 공공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보았는지를 묻는 질문 청년 77.8%가 ‘참여를 신청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청년들은 공공일자리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로 ‘경력에 도움되지 않을 것 같아서’(30.6%)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정보를 찾기 어려워(27.5%) △취업에 집중하려고(26.9%) 등이 뒤를 이었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취준생들의 반응도 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북 구미에서 4년 넘게 취업준비를 하는 우중선(남·29) 씨는 “정부가 고용상황을 엄중히 인식해 각종 일자리를 만드는 데 취지는 공감하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을 직시해야한다”며 “공공일자리는 정년을 보장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배경동(남·24) 씨는 “무조건 양질의 일자리만 늘리는 것은 고용개선의 근본적인 처방책이 될 수 없다”며 “기업 활성화 구축을 위해선 얽혀있던 규제를 풀고 당·정·청이 합리적인 고용정책 방안을 강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혈세로 만드는 공공일자리는 결국 숫자놀음…기업의 고용여건 늘려줘야”
다수의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공일자리 양산은 청년실업 해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무작정 세금 퍼붓기 식으로 공공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국민 부담만 키우는 행위라며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간에서 일자리 창출 여력을 늘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소영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창출한 공공일자리를 살펴보면 대부분 생산성이 없는 일이 상당수가 포함되어있다”며 “몰론 일자리 숫자 자체로는 의미가 있지만 꼭 필요하지 않은 일을 양산하는 것은 일시적인 허상에 불과하다. 국가경제 전체적으로 도움 될 만한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문재인정부의 1분기 일자리 90만개 공언은 무책임한 사회주의적인 발상에 불과하다”며 “그동안 반기업 정서 및 고용파괴적인 법안만 내놓으면서 청년층들의 안정적인 일자리 정착은 현실과 동떨어지기 일쑤였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일자리 위기상황을 에둘러 표현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스스로 정책실패를 자인하면서 국민에게 석고대죄 해야한다”며 “시장경제개입 최소화 및 민간기업 활력을 제고하고 정부 주도의 일자리보다는 기업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북돋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소득주도성장, 주52시간제, 최저임금 인상, 중대재해처벌법 등 경제주체인 기업들의 기를 꺾는 법안들만 내놓다보니 일자리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혈세 일자리를 쥐어짜내는 것보단 대대적인 기업규제 혁파로 기를 살리는 것이 특단의 고용대책이다”고 강조했다.
[이창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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