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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동부그룹이 3조원 규모의 고강도 자구책을 지난 17일 발표했다. 계획에는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 등 주요 계열사의 매각이 포함돼 있었다. 또 창업주 김준기 회장의 1000억원 사재출연까지 자구안에 들어 있어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동부그룹은 1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했지만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매각 명단에 알짜배기 계열사는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동부그룹이 구조조정을 할 의지에 있는지 의심스러워했고 한편에서는 자구계획안이 2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동부그룹이 예상과 달리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마련하자 금융권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자구안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차입금 규모를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 관계자는 “동부가 동양 사태를 크게 의식한 듯하다. 1조원 규모의 자구안 발표와 이번 발표 사이 금융당국의 압박은 물론 사회적 시선도 무시하지 못했을 것이다”며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지만 동부 입장에서는 큰 결심이다”고 말했다. 이번 계획안의 배경에는 김준기 회장은 강한 결단이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물로 내놓은 동부하이텍은 김 회장의 애정이 깃든 계열사다. 김 회장은 1997년 동부하이텍을 설립하며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회사는 설립이후 14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2009년에는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김 회장이 사재 3500억원을 털어 회사를 지원하기도 했다. 팔기 어려운 계열사를 내놓은 만큼 김 회장의 의지는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대한 꿈을 접으면서까지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스카이데일리가 동부그룹이 발표한 3조원 자구안의 자세한 내용과 함께 향후 변화될 동부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해 분석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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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조원 가량으로 예상된 동부그룹의 자구안이 3조원 규모로 전격 확대·발표됐다. 지난 17일 동부그룹은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등을 매각하는 내용의 자구안을 발표했다. 18일에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구안에는 김준기 회장의 사재출연까지 포함돼 있다. ⓒ스카이데일리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결단을 내렸다.
지난 17일 김준기 회장의 지시를 받은 동부그룹이 3조원 규모의 고강도 자구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지난달 내놓은 1조원 자구계획에 비하면 3배 늘어난 규모다. 업계에서는 2조원 규모 자구계획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지만 동부그룹은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발표해 재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자구노력 확대 요청을 적극 수용하고 재무구조를 보다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선제적이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자구 계획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3조원을 확보하고 재무구조개선약정을 2015년까지 졸업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금융, 철강, 전자, 농업·바이오 등 4대 주력분야를 중점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2015년까지 주요 계열사인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발전당진 지분 등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 자료: 동부그룹 ⓒ스카이데일리
김준기 회장은 사재출연까지 결심했다. 계열사 지분 중 일부를 처분해 1000억원 가량의 재원을 확보해 동부제철 유상증자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계획안은 이처럼 동부메탈 같은 알짜배기 계열사를 매각하고 김 회장의 사재출연까지 포함돼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자구안이 “그만큼 동부그룹의 사정이 어렵다는 반증이다. 또한 회생하려는 김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풀이했다.
동부그룹의 자구계획안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18일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정 깃든 계열사 매물로 내놓은 고강도 자구안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은 김 회장의 애정이 깃든 계열사다. 김 회장은 1997년 동부하이텍을 설립하며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동부하이텍의 사업은 비메모리 반도체를 고객이 원하는 형태에 따라 제조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는 설립 이후 1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09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김 회장이 개인돈 3500억원을 지원할 정도로 애정을 쏟은 곳이기도 하다. 동부하이텍은 이번 매각명단에 오르면서 결국 시장 매물로 나오게 됐다.
동부메탈 동해공장은 김 회장의 부친인 김진만 전 국회 부의장이 운영했던 곳이다. 아버지의 손길이 거친 곳이라 김 회장 입장에서는 여간 놓고 싶지 않은 계열사일 것이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3년 6월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동부그룹 관계자는 “지난 10여년간 엄청난 투자와 각고의 노력을 통해 이제 사업이 정상궤도에 올랐으나 반도체부문의 향후 투자에 대한 금융권의 계속되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김 회장은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제철 당진항만 등을 내놓으며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
자구안 지키면 차입금 6.3조→2.9조, 부채비율 270%→170%
동부그룹의 자구계획은 계열사별로 추진될 예정이다.
동부제철은 인천공장 및 당진항만 매각 외에 동부특수강 IPO, 유상증자, 보유 계열사 지분 처분 등을 추진한다.
동부건설은 동부발전당진 지분을 비롯한 각종 자산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동자동 오피스빌딩을 성공적으로 매각한 데 이어 자회사인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처분을 위한 막바지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이밖에 동부팜한농은 울산, 김해 등지의 유휴부지 및 보유 지분을 처분하고 동부CNI 등 다른 계열사들도 각종 유형 자산과 지분 등을 처분한다는 것이다.
▲ 3조원의 재원이 마련되면 동부그룹의 차입금 규모는 대폭 줄어들고 부채비율도 낮아진다. 재원 마련을 위해 동부하이텍을 팔면 동부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는 변할 수밖에 없다. 반도체는 버리고 부품에서 완제품 위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얼마전 인수한 동부대우전자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카이데일리
자구안대로라면 현재 6조3000억원 규모인 차입금이 2조9000억원대로 대폭 줄어든다.
또 부채비율은 현재 270%에서 170% 수준으로 줄어들고 2015년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에서 완전히 졸업할 계획이라는 것이 동부그룹의 복안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통해 2015년까지 약 3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금융권과 재계는 동부의 계획안을 긍정적으로 지켜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부채비율을 한 단계 끌어내리게 될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1조원 가량의 자구안 발표만 해도 채권단과 금융권의 반응은 미온적었다. 동부그룹이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같은 애착이 있는 곳과 알짜배기 계열사는 매각명단에 빼버렸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부그룹은 이렇다 할 자구안을 내놓지 않아 금융권에서 동부가 구조조정을 할 의지가 있는 의심스러웠다”며 “채권단 역시 김 회장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동부가 동양 사태를 크게 의식한 듯하다. 1조원 규모의 자구안 발표와 이번 발표 사이 금융당국의 압박은 물론 사회적 시선도 무시하지 못했을 것이다”며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지만 동부 입장에서는 큰 결심이다”고 덧붙였다.
부품에서 완제품 사업으로 사업 재구성 불가피
구조조정에 따라 동부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재편될 수밖에 없다.
▲ 김준기 회장(사진)이 승부수를 던졌다. 반도체를 버리고 그룹을 살린다는 전략이다. 금융권에서는 일단 긍정하는 분위기다. <사진=뉴시스>
가전, 로봇, 발광다이오드(LED), 정보기술 등 완제품 중심에 집중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사업체질도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에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동부그룹 역시 반도체 대신 금융, 철강, 전자, 농업·바이오 등 4대 주력분야를 중점적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와 증권가 일각에서는 몸집을 줄이는 다이어트를 한다고 해도 장시간의 노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포스트 김준기 이후에는 자칫 ‘산넘어 산’의 위기가 또 올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한편 동부의 고강도 구조조정안 발표후 계열사 주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부제철과 동부건설, 동부하이텍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름폭을 보였고 동부증권도 이날 6.8% 강세를 보였다. 동부로봇(10.36%), 동부라이텍(3.27%), 동부화재(1.41%) 등도 일제히 올랐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자구계획이 그룹의 유동성에 대한 그간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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