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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금난 위기를 겪고 있는 동부그룹이 2조원대의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 동부제철은 1조원대의 자금계획안을 마련한 바 있다. 동부그룹이 내년까지 상환해야할 회사채 등은 약 1조1000억원이고 부채비율은 동부제철만 270%가 넘는다. 금융계열사의 실적은 호조를 보였으나 동부제철, 동부건설 등 비금융계열사의 실적이 저조했다. 금융권에서는 2조원 가량의 자금이 마련돼야 회사채와 부채비율을 안정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강남 테헤란로(대치동)에 위치한 동부그룹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동부그룹의 자금마련대책이 더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금위기를 맞고 있는 동부제철은 지난달 1조원 가량의 자금마련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금융권과 증권가에서 동부그룹이 알짜 계열사는 매각하지 않고 비주력 계열사의 일부 지분만 매각하는 등 대책의 강도가 약하다는 비판적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영권을 포함해 계열사를 매각하고 금융사의 지분을 처분하는 등 1조원에서 최대 2조원까지 증가된 자금마련계획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는 “동부제철의 부채비율 270%를 낮추려면 2조원 가량의 자금이 확보돼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동부그룹의 자산매각 의지가 더욱 강도가 높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자금조달 2조원 확대계획을 묻자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회사채 갚고 부채비율 낮추려면 2조원 필요
동부그룹의 위기설은 지난해부터 증권가와 업계에서 퍼져나갔다.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말부터 증권가에서는 ‘3D, 1S 위기설’이 나돌았다”며 “이 중 실제로 동양그룹과 STX그룹은 올해 들어 부도 사태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의 위기는 몇몇 비금융계열사의 자금위기이지 그룹 전체의 위기는 아닌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기는 하다.
동부제철, 동부건설 등이 실적악화와 회사채 만기 도래로 자금난을 겪고 있지만 동부의 금융계열사들은 실적은 양호하기 때문이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스카이데일리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동부그룹 전체 계열사의 매출액은 총 22조9000억원, 당기순이익은 347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2012 회계연도(2012.4.1~2013.3.31) 연결 매출액 기준으로 동부화재해상보험 10조5000억원, 동부생명보험 1조7000억원, 동부증권 1조500억원 등 주요 금융사 3개가 12조3500억원을 넘겼다.
동부제철 3조5000억원, 동부건설 1조5000억원 등 주요 비금융계열사의 매출은 5조원 수준이었다.
주요 금융계열사의 실적이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한 반면 비금융계열사의 실적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금융계열사의 당기순이익은 약 4570억원인데 비해 비금융계열사들의 당기순손실액은 1100억원으로 저조했다.
실제로 이번 위기는 동부제철, 동부건설에서 시작됐다. 경기에 민감한 동부제철, 동부건설 등 계열사들이 경기불황과 부동산 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실적이 악화일로를 걸어온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동부그룹의 매출비중은 굴뚝산업보다 금융산업이 훨씬 크다. 선진국일수록 금융업이 발달하며 우리나라 역시 향후 금융업의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다”며 “동부그룹이 이번 사태를 기회삼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금융업으로 선회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고 주장했다.
금융계열사는 양호, 비금융계열사 불량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그룹의 주요 5개 비금융계열사들이 2014년까지 상환해야 될 회사채 규모는 약 1조1000억원에 달한다. 또 지속적인 회사채 발행으로 그 이후에도 상환을 실시해야 한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3년 6월30일 기준, 경영실적은 2012년 기준) ⓒ스카이데일리
내년까지 상환해야 될 회사채를 이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동부제철 약 5550억원, 동부건설 약 2200억원, 동부씨엔아이 약 1500억원, 동부팜한농 약 1000억원, 동부메탈 약 800억원 등이다.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제철은 앞서 지난달 말 채권단 차환발행심사위원회에서 2015년까지 1조원을 마련하겠다는 자구 계획을 내놨다.
올해 말까지 당진제철소의 항만운영부문을 매각해 3000억원을 확보하고 내년과 2015년에 각각 700억원, 600억원 등 모두 1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는 계획이다.
또 동부증권과 동부생명 등의 주식을 팔아서 5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하고 2015년에는 인천공장의 지분 50%를 매각해서 35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방안도 포함됐다.
동부그룹은 지난달 서울 동자동 오피스텔을 매각해 29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 상태다.
증권가 관계자는 “동부가 그동안 동부메탈, 동부특수강 등 계열사 매각을 추진해온 것은 사실이다”며 “동부팜한농, 동부화재해상보험 등 알짜기업은 매물로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위기가 지속되면 동부건설과 동부제철을 내놓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위기 지속되면 건설, 제철 계열사도 내놓아야할 듯”
금융권에서는 동부그룹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자금마련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이번 위기를 타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3년 6월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지난 6월 말 기준 금융, 건설, 철강, 농자재, 정보통신, 물류, 서비스 등 총 7개 분야에 66개의 계열사를 보유했다.
66개 계열사 중 동부메탈, 동부특수강, 동부엔니어링 등이 매각추진 중이다. 하지만 경영권이 포함이 안된 일부 주식 처분으로는 자금마련이 어렵기 때문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된 매각이 필요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동부그룹이 계열사를 내놓는다고 해도 그룹의 모태인 동부팜한농이나 얼마전 인수한 대우전자는 매물로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66개 계열사 중 동부메탈, 동부특수강, 동부엔니어링 등이 매각추진 중이다. 일각에서는 김준기 회장이 그룹의 모태인 동부팜한농이나 얼마전 인수한 대우전자는 매물로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사진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위기에서 벗어나는 방안으로 금융계열사의 기업공개(IPO)와 상장을 통해 지분을 유동화하는 방법도 있다. 동부생명보험이 상장되면 동부제철이 갖고 있는 지분 6.45% 등은 시장에 매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동부그룹이 향후 금융지주사를 설립하면 동부화재가 보유한 동부생명보험의 지분 81.5%를 활용한 자금조달에 여유가 생길 것으로 관망된다.
금융지주사의 경우 계열사의 지분을 30%만 보유하면 돼 나머지 지분은 유동화가 가능하다.
증권가 관계자는 “동부그룹은 양호한 금융계열사에서 자금을 동원할 수도 있다”며 “그룹이 어렵다해도 2조원이 넘는 자금확보안을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고 밝혔다.
높은 수위의 자금마련계획안이 요구되는 가운데 정작 당사자인 동부그룹은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2조원 자금마련안은 우리 쪽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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