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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사(MS)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게임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을 한국에서는 만 19세 이상이어야 플레이할 수 있다는 공지를 올렸다.
마인크래프트는 코딩 교육과 정규 교과 부교재로 사용할 만큼 교육성을 인정받은 게임이다. 청와대가 5월 어린이날을 맞아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비대면 행사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MS의 이번 공지로 마인크래프트가 한국에서만 성인용 게임이 될 상황에 놓였다.
사태의 원인으로 셧다운제가 지목되고 있다. 셧다운제는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기술적 조치다.
MS를 비롯한 글로벌 게임사들은 한국에만 특정 연령대의 특정 시간 접속을 차단하는 서버를 구축하는 것보다는 미성년자 가입 및 이용을 막는 방식으로 셧다운제에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마인크래프트 사태도 MS 온라인 게임 판매 플랫폼 ‘엑스박스 라이브’에 ‘마인크래프트’를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셧다운제를 피하고자 마인크래프트를 만 19세 이상만 이용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여성가족부는 “마인크래프트 논란은 해당 게임사의 운영 정책에 의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게이머들은 정책 변경은 결국 셧다운제 때문이며 여성가정부의 책임 회피라고 반발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수면권 보장 및 인터넷 과몰입을 막기 위해 2011년 시행된 셧다운제는 국내 게임 산업의 위축·청소년의 행복추구권·자기 결정권 등의 이유로 시행 초기부터 반발이 컸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실제로 2019년 국회 4차산업특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셧다운제로 인해 늘어난 청소년 수면 시간은 1분30초에 불과했다. 게임 이용 시간과 수면 시간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굳이 통계를 가져오지 않아도 청소년들이 셧다운제를 피해 게임을 할 방법은 많이 있었다. 부모 명의로 된 계정을 사용해서 게임을 하는 방법도 있었고, 셧다운제가 적용되지 않는 모바일 게임을 하는 방법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셧다운제는 유명무실해졌다. 모바일 게임 시장은 점점 성장했고, ‘스팀’과 같은 해외 게임 플랫폼이 떠오르면서 셧다운제를 신경 쓰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늘어났다. 콘솔 게임의 경우 지금도 셧다운제 적용 대상이 아니다.
해외 IP를 사용해서 콘텐츠를 다운받는 ‘사이버 망명’ 등의 방법도 나오면서 사실상 셧다운제는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들에게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규제가 됐다.
반면, 게임 업체들은 셧다운제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한국에서만 셧다운제 적용을 위한 별도 서버와 인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신경도 안 쓰는데 법이 있기 때문에 게임 회사는 시간과 비용을 들여 일을 더 해야 하는 상황이다. 2013년에는 한 게임 회사가 셧다운제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게임에 욕설과 비속어를 넣어 출시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국내에서 인터넷 게임을 제공하는 업체만을 규제한다는 점과 다른 콘텐츠와 달리 이용등급과 상관없이 서비스 제공을 금지한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도 있다.
만약 셧다운제가 실제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면, 청소년 보호와 수면권 보장과 셧다운제로 인한 부작용을 저울질해서 결정할 문제다.
하지만 이미 셧다운제의 효력이 유명무실해진 상황에서 각종 부작용이 터져 나오고 있는 셧다운제를 계속 유지해야 할 이유를 찾기 힘들다.
정치권에서는 셧다운제를 폐지 혹은 개정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용기 강훈식 의원,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이 연이어 관련 법안을 제출하며 여야 가리지 않고 셧다운제 폐지에 나서고 있다.
시행 초기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셧다운제가 11월이면 시행 10년을 맞는다. 효력을 상실한 채 부작용만 낳는 셧다운제를 확실하게 손 볼 때다.
[양준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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