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에 대한 ‘사전검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른바 ‘n번방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표현의 자유에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우리나라가 자유의 나라인가”라고 일갈하며 법 개정을 예고했다.
윤 후보는 12일 자신의 SNS에서 “n번방 방지법은 제2의 n번방 범죄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반면 절대다수의 선량한 시민에게 검열의 공포를 안겨다준다”며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고양이 동영상도 검열에 걸려 공유할 수 없었다는 제보가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톡(카톡) 오픈채팅방 메시지 사전검열 등을 골자로 하는 n번방 방지법은 10일 전격 시행됐다.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연 매출 10억원 이상 또는 일평균 이용자 10만명 이상 인터넷 사업자를 대상으로 불법촬영물 여부를 사전에 확인토록 하는 내용이다.
시행 당일 중고상품 거래 온라인커뮤니티 뽐뿌에는 “카톡 검열이 미쳤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네티즌은 고양이 동영상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불법 촬영물 등으로 심의‧의결한 정보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이다’는 문구가 뜬 카카오톡 캡처사진을 올렸다.
다른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상반신을 드러낸 남성 스모선수들 사진을 올린 뒤 이용이 정지됐다는 인증글도 올랐다. n번방 방지법 핵심기술인 불법촬영물 필터링 기능은 정작 n번방 유통경로였던 텔레그램 등 해외서비스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됐지만 이 후보는 이튿날인 11일 경북 구미 금오공대 학생간담회에서 “사전검열이 아니냐고 반발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는 좋지만 모든 자유와 권리에는 한계가 있다”며 법안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윤 후보는 “불법촬영물 유포나 디지털성범죄와 같은 흉악범죄는 반드시 원천 차단하고 강도 높게 처벌해야 한다”면서도 “통신비밀 침해 소지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다. 헌법 18조는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n번방 방지법 재개정을 당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겠다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발언에 대해 “저도 동의한다”며 “범죄도 차단하고 통신비밀 침해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11일 “앞으로 누군가가 우편물로 불법착취물을 공유하는 범죄가 발생하면 이 후보는 모든 국민의 편지봉투도 뜯어볼 계획인가”라며 재개정을 시사한 바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재개정을 넘어 폐지 목소리가 나왔다. 안철수 후보는 10일 SNS에서 n번방 방지법을 “전 국민의 모든 영상물을 검열하는 ‘전 국민 감시법’이다”고 규정하며 “제가 국민 선택을 받게 된다면 즉시 검열제도 폐지를 추진하겠다. 인터넷산업 등에 대한 온갖 규제도 대부분 싹 폐기해 사업자들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법의 구실이 된 제2의, 제3의 n번방에 대해선 형량 강화, 제도 정비, 전문 수사인력 확충 등 진짜 해결책을 시행해 끔찍한 성착취 범죄를 진짜로 잡아내고 뿌리 뽑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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