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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내에 정식 출시된 애플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Apple Pay)’가 큰 인기를 끌고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점이 두드러지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애플페이 이용자의 결제 정보가 국외 망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국내에서 일상적으로 활용되기에는 결제 단말기 등의 인프라가 덜 갖춰졌다는 평가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해온 삼성페이의 장악력을 위협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애플페이, NFC 결제방식만 지원… “삼성페이는 NFC·MST 둘 다 되는데”
애플페이는 EMV 비접촉( 컨택리스) 기반의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를 통해 결제가 이뤄진다. 애플의 운영체제 iOS 내 기본 앱인 ‘Apple 지갑’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EMV는 유로페이(E)·마스터카드(M)·비자카드(V) 3사가 모여 만든 결제 방식이다.
현재 애플페이에 등록할 수 있는 신용카드는 국내 독점 제휴를 맺은 현대카드 뿐이다. 애플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가맹점도 롯데그룹 유통·식음료 브랜드와 현대백화점그룹 유통 브랜드·편의점 등 120여 곳뿐이다. 또 아이폰·애플워치 등의 애플 제품에서만 작동한다.
심지어 오프라인 매장에서 애플페이로 결제하려면 NFC 단말기가 필요한데,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NFC 단말기를 도입한 매장은 10% 미만이다. 국내 정착에 제동이 걸리는 요인이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과 NFC를 동시에 지원해 대부분의 매장에서 결제할 수 있다. 현대카드와 독점 제휴가 아니기 때문에 특정 신용카드사에 별도로 가입하지 않아도 결제가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5일 “소비자들이 특정 신용카드사에 별도로 가입하지 않아도, 중소 상공인들이 기존에 사용 중인 결제 단말기를 교체하지 않아도, 삼성페이만 있으면 안전하면서 편리하게 상품과 서비스를 결제할 수 있도록 한 획기적인 변화”라고 강조했다. NFC 결제 방식만 지원하고, 현대카드 이용자만 사용할 수 있는 애플페이의 한계를 지적하며 삼성페이의 범용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아이폰 이용자들은 그간 간편결제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없고, 올해 하반기 애플의 신형 휴대폰 ‘아이폰15’ 출시를 앞두고 있어 애플페이 사용자 증가 속도는 빨라질 거라는 전망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페이가 내년 간편결제 시장에서 15%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국내에 미흡한 NFC 인프라는 물론 현대카드의 울타리 때문에 갈 길은 멀다. 경쟁사인 삼성페이의 벽도 여전히 높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63％에 달하는 데다 2015년 첫 선을 보인 삼성페이는 출시 1년 만에 누적결제 금액 2조 원을 넘어섰다. 국내 활성 사용자 수 1600만 명이다.
결제 정보 해외로 넘어간다… 이용자 찜찜하게 만드는 애플페이 보안방식
NFC 결제 방식만 지원하는 것 외에 이용자로 하여금 애플페이 사용을 망설이게 만드는 점이 하나 더 있다. 이용자들의 결제 정보가 국외망으로 이전돼 보안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애플스토어에서 근무하는 한 영업직원은 “애플페이가 공식 도입된 이후 보안 문제는 없는지 물어보는 고객이 종종 있었다”며 “매뉴얼대로 현대카드 측에 문의하라고 안내하긴 했지만 결제정보가 국외에 저장된다는 점을 우려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결제 정보는 국내에서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애플페이는 결제 정보를 해외 결제망으로 보내는 방식을 채택했다.애플페이 도입이 지난달이 아닌 지난해에 도입될 수 있었으나 금융위 검토가 예상보다 길어져 도입이 미뤄졌던 이유 중 하나다.
애플페이가 사용하는 EMV 기반 결제방식은 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카드 해외 결제망으로 결제정보 등 개인정보를 보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카드결제 승인을 위해 국내 사용자의 신용카드 번호 및 가맹점 결제 정보 등이 국제망으로 이관되는 규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
삼성페이 등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가 국내 결제망만 사용해 개인정보가 해외로 나갈 일이 없는 점과는 다른 조건이기 때문에 보안을 우려하는 이용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럼에도 애플 측은 개인정보와 금융정보 등이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애플페이는 접촉하는 기기 내에 ‘시큐어 엘리먼트’(Secure Element)라는 보안 칩에 보안을 위한 일회용 신용카드 번호인 ‘토큰’을 저장해 보호하는 보안 기술을 채택했다. 따라서 고객 결제 정보를 저장하지 않고, 카드번호가 아닌 고유의 기기 계정 번호(DAN)를 생성한 후 암호화 과정을 거쳐 정보를 알아낼 수도 없다는 것이 애플 측의 설명이다.
시큐어 엘리먼트는 업계 표준 인증을 받은 보안 칩으로, 전자 결제 관련 금융업계 요구사항을 준수하며 결제 관련 정보를 안전히 저장하도록 설계됐다. 시큐어 엘리먼트 내에 저장된 토큰은 페이스ID·터치ID 등 보안인증을 통해 활성화할 수 있다. 사전에 등록된 토큰 역시 시큐어 엘리먼트에 이미 저장된 정보를 다시 불러오는 것이기 때문에 데이터 연결이 필수인 삼성페이와 달리 데이터 연결 없이도 결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던킨 올비 애플 애플페이 인터내셔널 총괄은 지난달 21일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애플페이 출시 행사에서 애플페이의 보안성과 관련해 “아이폰과 애플워치, 아이패드 등의 개인정보보호 솔루션을 최대한 활용했다”며 “카드 사용정보나 결제 데이터,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정보는 애플 서버나 개인단말에 저장되지 않고 고유 식별번호로 암호화해 시큐어 엘리먼트에 저장된다”고 밝혔다. 이어 “사용할 때마다 동적 보안용 암호를 통해 결제되기 때문에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의 보안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사용자 보안 인증 및 암호화 토큰 기술을 활용하면 보안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어느 보안기술이든 해킹 등의 보안 위협으로부터 100% 안전함을 보장할 수는 없기 때문에 향후 간편결제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용자들이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시장 활성화의 지름길이므로 보안 기술 개발에 더욱 전념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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