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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출범 4개월 만에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다. 대통령 선거 당시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정부가 연이어 대책을 발표하게 된 것은, 최근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9·7 주택공급 대책으로 공공아파트 공급 확대를 내세웠지만,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가능성에 주목하며 오히려 갭투자가 몰리는 역효과를 낳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성동구 아파트값은 0.78%, 마포구는 0.69%, 광진구는 0.65% 상승했다. 경기 과천(0.54%), 분당(0.97%)도 동반 상승하며 2018년 이후 최대 폭을 기록했다.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불안 심리가 확산하며 매물은 급감하고 신고가 거래가 속출했다.
정부는 결국 ‘규제지역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재 강남·서초·송파·용산 등으로 한정된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마포·성동·광진·분당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70%에서 40%로 줄고, 총부채상환비율(DTI) 역시 40%로 제한된다.
정부와 여당, 대통령실은 12일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추가 대책의 윤곽을 확정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이번 주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대책에는 △서울 마포·성동 등 투기과열지구 확대 △대출 한도 축소 △전세대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포함 검토 △공시가격 조정 보류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6·27 대출 규제와 9·7 공급대책이 시장 안정에 미치지 못한 만큼 한강벨트 등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핀셋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지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차단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시가 토허제 확대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고, 국토교통부가 직접 지정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해 이번 대책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또한 수도권 아파트 대출 한도를 현재 6억 원에서 4억 원으로 축소하거나, 전세대출을 DSR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세대출이 갭투자와 매매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규제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그간 “실수요자 피해가 크다”는 이유로 미뤄져 왔다. 이번에는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강력히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책에서는 공시가격 현실화율(현재 69%)이나 공정시장가액비율(종부세 60%, 재산세 40∼45%) 상향은 빠질 가능성이 높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유세 인상 등 증세 논란이 재점화되는 것을 피하려는 판단이다. 다만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열어두고 있다”며 추후 보완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규제지역 확대만으로는 집값 상승을 잡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주택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 때도 조정대상지역을 전국 절반 이상으로 확대했지만 풍선효과만 낳았다”며 “추가 규제지역 지정은 단기 안정엔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 해법은 아니다”라고 언론에 밝혔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도 언론에 “규제는 이미 포화상태”라며 “분양가 상한제 완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조정 등 실질적인 도심 공급 확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대중 한성대 석좌교수는 “다주택자 규제를 유지하는 한 ‘똘똘한 한 채’ 쏠림을 막을 수 없다”며 “서울의 입주 물량 감소와 유동성 확대가 겹쳐 내년까지 매매·전세 모두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언론 인터뷰를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언론에 “규제지역 확대 다음 수순은 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고가주택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 부분적 세제 강화가 예고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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