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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국정감사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군 급여체계 개편과 주한미군 역할, 한미동맹 방향에 대한 입장을 잇달아 밝혔다.
안 장관은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군인의 급여를 최소한 중견기업 수준까지는 올려야 우수한 인재가 군에 들어올 수 있다”며 “군은 일반 공무원과 달리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직역인 만큼, 독자적 급여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군 이탈 문제와 관련해 초급 장교에서 중견 간부에 이르기까지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민관군 협의체에서 급여·복지체계와 주거 안정 등 전면적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지난달 30일 출범한 장관 직속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를 통해 연말까지 급여체계 개선안을 마련해 보고할 예정이다.
안 장관은 “군인은 국가의 생명을 지키는 존재로, 타 직역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군의 급여체계와 복지정책을 일반 공무원과 동일한 틀에서 운영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2년 정부의 공무원 보수제도 통합 방침으로 ‘군인보수법 시행령’이 폐지된 이후, 군의 독자적 보수체계가 사라진 점을 지적했다.
이어 “군 급여는 오랫동안 형평성 논리에 묶여 개선이 지연돼 왔다”며 “국가안보의 핵심 인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수당 증액이 아닌, 근본적인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군 당국은 과거 세 차례(2013·2014·2021년)에 걸쳐 ‘군 보수체계 개선 연구용역’을 진행했으며, 최근 육군이 독자적 급여체계 정립을 위한 추가 연구를 발주한 상태다.
이날 국방위 질의에서 안 장관은 대니얼 드리스콜 미 육군장관이 “주한미군의 역할은 중국과 북한 위협에 모두 대응하는 것”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안 장관은 “주한미군의 전력 증강 목적은 오직 한반도의 대북 억지력에 있다”며 “그 이상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의 틀 안에서 동맹국이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위협 억제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 80주년(10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과 관련해 안 장관은 “아직 구체적인 성능이나 신뢰성을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상황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여러 기술적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이 강화되는 정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방부는 이를 “안보 환경의 구조적 변화로 인한 새로운 위협요소”로 판단하고 있다.
그는 “11월에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며 “취임 이후 미국 국방장관과 통화했고, 일주일 단위로 고위급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역대 국방장관들은 취임 후 40일 이내 미국을 방문했다”고 지적하자 “취임 후 곧바로 미측과 연락망을 가동했으며, 실질적인 협의는 계속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방미는 매년 10~11월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와는 별도로 추진되는 것으로,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국방비 분담, 북·중·러 공조 대응 등 폭넓은 의제가 다뤄질 전망이다.
안 장관은 “대한민국 안보의 중심은 한미동맹”이라며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자주적 억지력의 확보이며, 이를 위해 군인의 위상과 처우, 전략적 자율성을 함께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방의 본질은 희생 위에 세워진 국가적 신뢰”라며 “군인에게 합당한 대우가 주어질 때, 국방의 근간도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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