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고도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등재되기까지 평균 1년 10개월이 걸린다. 신약이
개발돼 시장에 나와도 고가의 비급여 비용 부담 때문에 암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단연)는 28일 논평을 내고 “정부는 희귀질환 치료제에 이어 항암제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 단축과 암 질환 보장성 강화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환단연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건강보험에 등재된 항암제 32개 품목의 식약처 허가부터 급여 등재까지 소요된
기간은 평균 659일로 약 1년 10개월에 달했다.
세부 단계별로는 식약처 허가 후 제약회사의 급여 신청까지 평균 191일이
걸렸다. 이어 암질환심의위원회 심의 통과에 156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 통과에 201일이 추가로 소요됐다.
건강보험 등재 절차가 지연되는 동안 암 환자와 가족이 감당해야 하는 경제적 고통은 심화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12월 말에 공개한 ‘건강보험 환자 진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암 질환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2021년 80.2%에서 2024년 75.0%로 5.2%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암 질환 비급여 진료 항목 중 주사료가 전체의 34.2%를 차지해 고가 항암 주사제에
대한 환자 부담이 매우 큰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올해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희귀질환 치료제의 등재 기간을 기존 최대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단축하는 신속등재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환자단체는 “암 환자는 항암제의 건강보험 등재를 기다리는 동안 치료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면서 신속등재와 사후평가 방식을 중증 항암제까지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당국의 전문인력 부족 현상도 신속한 급여 등재를 막는 주요 걸림돌로 지목된다. 환단연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약제관리 관련 부서 근무 인력이 휴직 등으로 정원 대비 8~18%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약가제도 개편으로 약가 재평가와
신약 우대 등 업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전문인력이 확충되지 않으면 환자가 체감하는 등재 기간 단축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환단연 관계자는 “정부는 암환자가 경제적 부담 때문에 필요한 항암제
치료를 포기하거나 건강보험 등재를 기다리다 치료 기회를 놓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라”면서 “실질적인 개선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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