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남구는 1970년대 국내 최초로 압구정동에 고급아파트 조성계획을 세우면서 1970~80년대 고급아파트의 명성을 만들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도곡동과 삼성동 일대 최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강남구는 초고층 고급아파트의 시초가 됐다. 1990년대만 해도 우리 국민들은 초고층 건물하면 63층의 63빌딩을 연상하는 것일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2002년부터 69층에 달하는 타워팰리스와 46층의 삼성동 아이파크가 준공되면서 초고층 아파트와 빌딩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삼성동 아이파크는 이를 준공한 삼성그룹과 범현대가의 사연이 있는 아파트들이다. 그래서인지 삼성그룹 인사들과 현대家의 오너가 호실을 보유했다. 특히 타워팰리스에는 최지성,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김봉영 삼성물산 사장, 김인주 전 삼성선물 사장 등 삼성의 실세들이 호실을 보유했다. 삼성동 아이파크에는 현대산업개발의 수장 정몽규 회장이 한 호실을 보유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창간 4주년 특집 ‘새로 쓰는 부촌지도’ 시리즈 네번째로 초고층 고급아파트의 위용을 자랑하는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삼성동 아이파크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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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카이데일리
서울시 강남구 아파트 중 최고급·초고층으로 꼽히는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삼성동 아이파크는 매매가 등락 속에서도 여전히 ‘부의 상징’으로 불린다. 정재계 주요 인사는 물론 톱스타급 연예인들이 다수 호실을 소유했거나 거주하고 있다.
이 두 아파트는 2000년대 초반 중소형 고급 아파트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건설됐다. 두 곳은 삼성그룹과 현대산업개발그룹의 위용과 건재함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1997년 IMF 사태…위기에서 ‘타워팰리스’로 반전 맞은 삼성그룹
현재 도곡동 타워팰리스 자리는 과거 삼성그룹의 본사 사옥을 짓기로 돼 있었다. 삼성그룹은 1994년 공군 사관학교 소속의 3만 3691㎡(약 1만192평) 부지를 서울시로부터 매입해 102층에 달하는 고층빌딩을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당시 삼성그룹 역시 어려움을 겪었고 이로 인해 이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이후 삼성그룹은 아파트 분양을 통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를 건립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타워팰리스는 삼성물산, 삼성전자, 삼성SDI 등이 공동 시행하고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이 시공해 1차(2002년) 2차(2003년), 3차(2004년)를 조성했다. A동부터 G동까지 총 7개동으로 구성된 이 아파트에는 총 2590세대가 들어섰다.
삼성그룹의 ‘삼성타운’의 꿈은 무산됐지만 타워팰리스에는 삼성그룹의 꿈이 서려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타워팰리스에는 삼성그룹 인사들이 대거 호실을 보유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심복이었던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삼성물산 고문)을 비롯해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미래전략실 부회장), 장충기 삼성전자 사장(미래전략실 차장, 사장), 장원기 삼성전자 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김봉영 삼성물산 사장, 김인주 전 삼성선물 사장 등이 호실을 보유했다.
특히 장충기 삼성전자 사장과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가장 최근에 준공된 타워팰리스 3차에 호실을 소유했다. 장 사장 소유 호실은 전용면적 244.2㎡(약 74평)이며 시세는 약 45억원이다. 이학수 전 부회장은 3차에 전용면적 235.7㎡(약 71평)과 163.9㎡(약 50평)의 두 호실을 보유했으며 시세는 각각 44억원, 22억원이다.
타워팰리스 중 고가의 호실을 보유한 인물은 민은기 성광 사장이다. ‘섬유업계 장수기업’으로 불리는 동성교역의 창업주 故 민병옥 회장의 차남인 민은기 사장은 1986년 성광이라는 섬유기업으로 독립해 해외진출 쾌거를 이뤄 부를 쌓았다. 그가 보유한 호실은 전용면적 244.66㎡(약 74평)의 가장 큰 평형이다. 시세는 48억원 이상이다.
▲ 2000년대 분양당시 공개청약 대신 상류층을 중심으로 한 예약접수로 선착순 분양된 타워팰리스는 정재계 고위급 인사들과 유명 연예인들이 다수 보유했다. 상당수 유명 인사들이 74평형의 호실을 보유했으며, 평균 시세는 40억원 내외다. ⓒ스카이데일리
이 밖에 가수 주현미와 배우 박중훈이 각각 전용면적 244.66㎡(약 74평), 42억원 시세의 호실을 보유했고, 배우 신현준이 전용면적 215㎡(약 65평), 141.6㎡(약 43평)의 두 개 호실을 보유하고 있다. 신현준 소유 호실은 각각 35억원, 18억원이다.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정재계 고위급 인사와 톱스타가 많은 이유는 국내 최대 부촌 아파트라는 고가의 가격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타워팰리스는 분양 당시 공개청약보다는 상류층을 대상으로 예약 접수를 받았고 선착순 계약으로 분양됐기 때문이다.
어렵게 되찾은 부지에 ‘강남 최고값’ 주도…현대개발 이름값 ‘아이파크’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함께 고급아파트의 상징으로 꼽히는 삼성동 아이파크는 타워팰리스와 비슷한 시기에 총 3개동 449세대로 준공됐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이 시공과 시행을 맡아 진행했다. 현재 삼성동 아이파크 부지는 본래 현대산업개발의 본사 건물이었다.
해당 건물은 1970년대 현대산업개발의 전신인 한라건설 소유에서 현대양행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한국중공업로 소유권이 다시 이전되면서 1999년까지 한국중공업 사옥으로 이용됐다.
현대산업개발은 1988년부터 이 부지를 돌려 받기위해 소송을 진행했고 9년 만인 1996년에 대법원으로부터 승소판결을 받았다. 최종적으로 1998년 7월 법원에 판결에 따라 이 부지를 돌려받아 강남권 초고층 고급 주거단지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산업개발은 2000년 11월 서울시 10차 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면적 320㎡(약 69평) 이상의 대형평형 총 346세대를 내놨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률이 저조해 공급면적 182.87㎡~345.19㎡(약 55~104평), 총 449세대로 설계를 변경했다. 2001년 9월 8차 동시분양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선보였다.
스카이데일리 확인 결과, 박세종 세종공업 명예회장이 아이파크에서 두 번째로 큰 평형인 공급면적 319.83㎡(약 97평), 전용면적 250.95㎡(약 76평)의 호실을 보유했다. 이 호실은 현재 52억원의 시세를 보였다. 윤철민 위닉스 사장 역시 이 아파트에 한 호실을 개인명의로 보유했는데 시세는 약 45억원이다. 윤 사장의 호실은 공급면적 243.76㎡(약 74평), 전용면적 195.38㎡(약 59평)이다.
삼성동 아이파크에 호실을 보유한 재계명사 중에서는 누구보다도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주목받는다. 그는 아이파크를 지은 현대산업개발의 오너이기 때문이다.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규는 1988년에 현대자동차에 입사에 상무이사, 전무이사, 부사장을 거쳐 1996년부터 1998년까지 현대자동차그룹 수장으로 역할을 다했다. 1999년 현대차그룹의 경영권이 사촌형 정몽구 현 회장으로 넘어갔고, 이후 정몽규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회장을 맡아왔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2009년 공급면적 216.62㎡(약 65평), 전용면적 175.05㎡(약 53평)의 호실을 32억원에 매입했다. 해당 호실은 현재 최대 38억원의 호가를 보이고 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마찬가지로 삼성동 아이파크에도 정재계 명사와 다수 연예인이 거주하고 있었다. 김택진 리니지 대표는 사우스윙동과 이스트윙동에 각각 전용면적 156.85㎡(약 47평)의 두 호실을 보유했다.
▲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함께 강남권 최대 부촌 아파트 단지로 꼽히는 삼성동 아이파크는 부동산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분양 이후 10년 내내 최고가 아파트로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현대산업개발이 아이파크를 만들었고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이곳에 한 호실을 보유했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몇 년 간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삼성동 아이파크의 매매가격은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타워팰리스 분양시작 당시인 2003년부터 2006년 사이까지 매매가격은 40~50% 상승하며 주상복합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그러나 이후 강남권에 지속적으로 신축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강남권 부의 상징이던 이 두 아파트의 호가가 하락했고,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열등재로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상반기 이 두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남권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시장을 띄우려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계속 나오면서 강남권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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