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동은 서울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외국인 관광객 비율이 높은 곳이지만 정작 외국인을 위한 콘텐츠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KT명동빌딩에서 본 명동거리 전경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명동은 남산과 덕수궁 등 주요 관광지와 가까이 있고, 인근 서울시청에는 역사가 오래된 호텔이 많아 외국인 관광지 1순위로 꼽힌다. 명동은 서울을 상징하는 제1의 번화가로 예전부터 멋과 유행을 창조하는 곳으로 자리매김 해 왔다.
실제로 명동은 국내에서 평균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다. 서울시 유동인구 융복합정보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명동은 서울시와 중구 평균에 비해 유동인구가 월등히 높았다.
명동의 대표적인 장소인 명동예술극장의 일 평균 유동인구는 4만9161명을 기록했다. 주말을 제외한 주중 평균 유동인구는 5만명이 넘는다.


▲자료: 서울시 유동인구 융복합정보 서비스. 2016년 9월1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블랙아트 뮤지엄, 명동성당, 명동예술극장…명동 볼거리들 ‘외국인 외면’
명동 예술극장 앞에 있는 관광통역안내원에게 명동의 볼거리를 추천 받았다. 추천 리스트는 블랙아트 뮤지엄, 명동성당, 명동예술극장, 난타공연장, 중국대사관이었다.
안내원에게 추천받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명동8가 선샤인빌딩 7층에 위치한 블랙아트 뮤지엄이었다. 블랙아트 뮤지엄은 예술작품에 재미를 더한 일종의 체험 미술관이다.
블랙아트 뮤지엄은 재미난 입체 그림들이 전시 돼 있다. 실제 같은 입체감으로 금방이라도 그림 속에 있는 동물, 사람 등이 튀어나올 것 같은 작품이 대부분이다. 이곳에는 암전시 야광이 되는 블랙아트 작품도 있다. 하지만 평일 오전에 찾은 블랙아트 뮤지엄은 한산했다. 수많은 외국인이 명동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것과 대조됐다.
이곳 관계자는 “단체나 수학여행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많은 편인데, 지금은 개학한 곳이 많아 사람이 뜸하다”며 “하루 30~40명 꾸준히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이곳이 소개돼 외국이 관광객도 많은 편이다”고 전했다.
블랙아트 뮤지엄에서 만난 한 일본인 아케미(36)씨는 “모바일 앱을 통해 이곳을 알게 돼 찾아왔다”며 “네티즌 평가가 좋아서 방문했는데 일본에 있는 트릭아트랑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곳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정성경씨는 “성인 입장료가 1만5000원이고 어린이 입장료는 1만2000원이다”며 “세계적인 작가인 고흐나 피카소 전시회 관람료와 비교해도 싼 편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입장료에 비해 작품수가 많지 않은 점이 아쉽다”며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위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입장료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블랙아트 뮤지엄을 뒤로하고 명동성당으로 향했다. 관광통역안내원이 추천한 두 번째 장소다. 명동길74에 위치한 명동성당은 우리나라 천주교회의 상징이자 최초의 본당이다. 역사적으로는 한국 근대 건축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첫 고딕 양식 건축물로 사적 제258호로 지정돼 있다.
이곳은 매주 미사가 진행되는 곳으로 종교 사원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관광객들은 대성당 앞에서 사진을 찍긴 했지만 사진만 찍고 돌아갔다.
명동대성당 앞에서 벨기에인 수잔 에르난데스 씨와 한국인 입양아 메투마 씨를 만났다. 이들은 한국 관광 2일차였다. 에르난데스 씨는 “친구 소개로 명동 성당에 오게 됐다”며 “유럽에 워낙 유서 깊은 성당들이 많다보니 명동 성당에서는 딱히 어떤 느낌도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메투마 씨는 “고국인 한국을 느끼고 싶어 찾아왔는데, 명동에서는 감흥을 받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명동대성당 입구에서 만난 한 중국인 원까오타이(溫高台) 씨는 이번이 명동 방문 여섯 번째지만 아직까지 명동성당을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로부터 중국인들에게 명동성당이 인기 있는 관광지가 아니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 명동 관광통역안내원에게 볼거리를 추천받았다. 추천받은 곳은 블랙아트 뮤지엄, 명동성당, 명동예술극장, 난타공연장 등이었다. 그러나 블랙아트 뮤지엄은 외국인 관광객이 거의 없이 한산한 상태였으며, 명동예술극장(사진 위)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공연이 없었다. 명동성당(사진 아래)은 사진만 찍고 돌아서는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다. ⓒ스카이데일리
명동성당을 뒤로하고 명동예술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명동예술극장은 옛 명동 국립극장 건물을 복원해 만든 연극 전문 공연장이다. 명동 국립극장은 지난 1934년부터 1973년까지 영화관, 공연장, 예술극장의 역할을 하며 한국문화예술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곳이다.
고풍스러운 외관을 훼손시키지 않은 채 그대로 복원시키는 노력을 했지만, 외국인들에게는 그저 화장실 정도로 이용되고 있었다. 외국인을 위한 공연은 따로 편성돼 있지 않았다. 심지어 경비원에 따르면 이곳을 난타공연장으로 착각하고 들어오는 외국인이 더 많은 실정이었다.
명동예술극장 관계자는 “매주 목요일은 영어로 자막이 나오지만 향후 공연 일정에서 중국어와 일본어로 된 공연은 없다”며 “오는 23일 막을 올리는 한불 합작 연극 ‘로베르토 쥬코’는 프랑스어 자막이 추가된다”고 설명했다.
콘텐츠의 힘은 강하다…외국인 발길 난타공연장·라인프렌즈 ‘그나마 체면’
안내원이 추천한 곳 중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곳은 난타공연장이 유일했다. 유네스코회관 3층에 위치한 난타공연장은 입구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난타는 사물놀이 리듬을 칼과 도마 등을 이용해 구현한 한극 최초의 비언어 극이다. 1997년 10월 첫 공연을 시작해 한국 공연 사상 최대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다.
공연 시작 전 공연장 입구에서 만난 미국인 테일러씨는 “한국어를 몰라도 볼 수 있는 공연이고, 한국 전통 음악을 알 수 있어 기대가 된다”며 웃으며 말했다
언어 장벽이 없는 난타 공연장에서 동·서양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연장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람들은 김칫독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공연이 끝난 후 유네스코회관을 다시 찾았다. 공연장을 나온 사람들의 표정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스페인 관광객 로베트로 씨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깜짝 놀랄만한 공연이었다”며 “출연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근 명동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매장은 라인프렌즈 명동역점이다. 매장은 입구부터 그야말로 문전성시였다. 집채만 한 곰 인형을 배경으로 사람들이 일렬로 줄을 서서 사진을 찍었다.
▲ 명동거리에는 외국인을 위한 문화 콘텐츠를 찾기 어려웠다. 현재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유네스코회관(사진 오른쪽)에 위치한 난타공연장과 명동8나길에 있는 라인프렌즈 명동역점(왼쪽)이다. 라인프렌즈 명동역점은 ‘라인’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 상품 전문점이다. ⓒ스카이데일리
매장 안으로 들어가자 라인프렌즈 캐릭터가 있는 연필, 휴대폰 케이스, 쿠션, 옷 등 다양한 물품이 진열돼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태국인 피팟 씨는 “태국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라인을 쓴다”며 “한국에 오면 꼭 와봐야지 했던 곳이다”며 기뻐했다.
매장 내부에는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등 다양한 언어가 뒤섞여 들렸다. 수면안대 1만1000원, 머그컵 1만5000원, 쿠션 2만2000원 등 가격 자체는 시장에서 파는 물건과 비교해 비싼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산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구매를 위해 줄을 섰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명동은 역사가 오래된 곳으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한데 안테나숍 위주 쇼핑만 부각돼 아쉽다”며 “현재 이면도로에는 공실로 나온 매장들이 있는데 볼거리가 강화돼야 이면도로에 있는 매장들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