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일대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가 소유하고 있는 땅(사진 위)이 불법개발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지 한 달 여 흐른 현재 정유라 씨는 경찰의 수사선 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최 씨는 인근의 이목정리 일대(사진 아래)에도 상당한 면적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포클레인을 동원할 정도로 땅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군청의 허가가 필요하다. 특히 최 씨 모자의 땅 절반쯤을 차지하는 초지는 개발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한달 전인 9월께 이미 한 대의 포클레인이 올라갔음에도 추가로 한 대가 더 산에 올라가려 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한 마을 주민은 평창군청에 전화를 걸었다.
“중장비가 산으로 들어갈 만큼 개발 허가를 내준 사항이 있나” 군청에서 돌아온 답은 “그런 적이 없다”였다. 최 씨네 땅 도사리 산191번지 일대를 임차계약했다는 김 모씨가 지난 8월부터 목장개발을 진행해왔다. 주민들에 따르면 마을 사람들의 못마땅한 시선을 뒤로한 채 불법으로 개발이 진행된 것이었다.
주민들은 분노했다. 한 마을 주민은 당시 상황에 앙금이 채 가시지 않은 듯이 말했다. “미리 목장을 만들겠다고 양해를 구한 것도 아니고 우리를 완전히 X무시 한 거죠. 위에 힘 있는 누군가를 믿고 그런 것 아니겠어요”
결국 불법 개발을 단행하려는 김 모씨를 저지하기 위해 주민들은 힘을 모았다. 지반이 약한 마을 도로를 망가뜨릴 수도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주민들은 “추레라(트레일러)를 태워서 올라가야지, 도로를 지나가지 말라”며 포클레인 진입을 저지하고 나섰다.
주민들 신고를 받은 평창군청 직원이 도사리를 찾았다. 방문 결과 김 모씨가 사전 허가없이 불법으로 개발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군청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0월 26일 평창군청은 땅 주인이자 임대차 계약 당사자인 정유라 씨를 ‘초지법과 국토이용에 관한 법률 및 계획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개발 외에 불법 행위가 더 있었다. 10월 31일 평창군청 초지과는 조사 중에 인근 임야에서 대규모로 나무를 벌채한 위법 행위를 추가로 발견했다. 자기 소유의 임야라도 나무를 벨 때는 지자체 허가가 필수적이다. 김 모씨가 허가 없이 벤 나무는 모두 162그루였다.
군청 산림과에는 특별사법 경찰관이 있다. 수사관은 산림 훼손사건을 자체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해당 수사관은 현장 조사 후 낙엽송을 무단으로 벌채한 김 씨를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정작 도사리에 소동을 불러일으킨 토지의 주인인 정유라 씨는 경찰 조사를 받지 않았다. 경찰은 왜 정유라 씨를 소환하지 않았을까.
‘개발 행위자’ 김 씨만 소환의혹… 경찰 측 “정유라, 혐의 없다” 주장
▲ 도사리 주민들은 사전에 허가도 없이 불법으로 목장이 개발되고 있었다는 사실에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했다. 목장이 들어 되면 악취는 물론 주변일대 토지가 오염될 수 있는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 10월 1일 마을주민이 찍은 불법개발 현장(사진 위)과 최근 방문했을 때 개발이 중단된 모습 ⓒ스카이데일리
첫 고발 건인 불법 토지형질 변경에 대해서는 경찰이 수사 중이다. 그러나 경찰 수사선 상에서 토지 소유주인 정유라 씨는 제외됐다.
평창군청 초지과 담당자에 따르면 군청은 사건조사 후 정유라씨를 초지 관리자로 보고 고발했다. 그러나 경찰은 조사결과 소유주인 정유라 씨는 책임이 없다고 못 박았다. 누가 잘못 했는지 몰라서 초지과에서 소유주인 정유라 씨를 고발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확인을 위해 평창경찰서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할 때와 대면했을 때의 태도가 사뭇 달랐다. 전화상으로는 “정유라 씨는 혐의가 없다”고 확언했다.
그는 ‘외국에 나가있는 학생이 토지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기자가 정 씨는 현재 연락도 안 되는 데 어떻게 확인했는지, 일말의 가능성을 제쳐두고 수사한 건 아닌지 등에 대해 따져 물었다.
그러자 그는 임대차 계약서와 김 모씨의 증언이 증거라는 말과 함께 “자신은 언론 담당이 아니며 수사 진행사항은 전화로 답변해 줄 수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구체적인 수사진행 과정을 듣기 위해 기자는 이튿날 평창 경찰서를 직접 찾아갔다.
전화 통화한 사람이 아닌 다른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초지를 훼손한 사람이 따로 있어 그 사람(김 모씨)만 조사했다”며 “임대차 계약서에 따르면 김 모씨가 문 모씨를 통해 정유라 씨의 토지를 빌려 목장을 짓기로 했고, 누구의 명령을 받아서가 아닌 자신이 위법(토지형질변경 및 나무변경)행위를 했다고 증언했기 때문에 정 씨는 굳이 소환할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김 모씨와 임대계약을 한 대리인 문 모씨 또한 참고인에 불과하기 때문에 강제 소환할 수 없다”며 “현재 출석을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2번이나 약속을 어긴 상태다”고 덧붙였다.
이달 초 문 모씨가 출석하겠다는 약속을 지켜 조사를 받으면 수사는 마무리 될 예정이다. 지금 상태로는 소유주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 정유라 씨 토지와 관련해 첫 고발 건인 불법 토지형질변경에 대해서는 경찰이 수사 중이며, 불법 벌목행위에 대해서는 군청 산림과에서 자체적으로 수사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조사결과 두 사건 모두 정유라 씨는 땅의 소유주일 뿐 개발행위를 지시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두 기관의 입장이다. 사진은 평창군청과 평창군 농업기술센터 ⓒ스카이데일리
관련 법령에 따르면 초지법 위반 시 최대 500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김 모씨는 검찰에 송치되더라도 200~300만원의 벌금을 내게 될 것이라는 게 경찰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기자는 해당 경찰에게 “목장 조성은 정 씨 일가의 의사가 개입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부실수사라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지 않느냐. 경찰 측이 증거로 내세우고 있는 임대차 계약서 및 정 씨 명의로 돼있는 허가신청서 등을 확인하고 싶다”고 재차 요청했다. 하지만 군청 및 경찰서 담당자들 모두 정색하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과거에 펜션을 운영했던 김 모씨가 갑자기 대규모 목장을 지으려고 했다는 점과 불법개발이 이뤄진 땅의 개발 허가신청서에는 정유라 씨의 이름이 적혀있다는 점 등에 대해 군청이나 경찰 모두 의혹을 불식시킬 의지를 갖고 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경찰에서 소환한 정유라 씨의 대리인 문 모씨는 누구일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취재결과 그는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일대의 토지뿐만 아니라 이목정리 일대 최 씨 소유 토지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사리 인근 이목정리에도 밭 매입해 관리…최씨 일가 재산관리인설 ‘문 부장’
현재 경찰의 참고인 조사를 피하고 있는 문 모씨는 최 씨 일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도사리 주민들에 따르면 ‘문부장’으로 불리던 문 모씨는 최 씨 모녀의 부동산을 관리하는 재산 관리인으로 전해졌다. 그는 도사리에 거주하는 한 주민에게 찾아와 밭을 공짜로 부치라는 제안을 한 인물이기도 했다.
문 부장을 통해서 5~6년 전쯤 최 씨 모녀 소유 땅에서 품삯을 받고 일한 적이 있는 마을 주민 정 모씨에 따르면 그는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빌딩 7층에서 일하던 관리인이라는 것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평창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부동산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만나 대화를 나눴던 주민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문 모씨는 최순실 일가의 재산을 관리하는 인물로 추정된다.
▲ 평창 일대 부동산과 마을 주민들은 최 씨 모녀가 소유하고 있는 땅은 개발가치가 없는 곳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 씨일가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문 모씨는 목장개발이 중단되는 동안에 마을주민을 통해 토사가 날리지 않도록 밭을 부치도록 무상으로 땅을 임대해주고 있었다. 사진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 씨 소유 이목정리 필지 들어가는 산길, 폐가 내부, 밭 전경.
최 씨 소유 도사리·이목정리 필지에서 무상으로 밭을 사용하던 마을 주민도 만날 수 있었다. 원래 밭을 임대하려면 평당 1000~1500원을 줘야 하고 좋은 땅은 2000원씩 받는다. 그러나 문 씨는 마을 주민에게 공짜로 임대해준 셈이다.
이 주민은 “직접 정윤회 씨나 최순실 씨를 만난 적은 없고 문 모씨가 물을 얻어먹으러 와서 알게 됐다”며 “문 모씨는 ‘풀씨 뿌리러왔다’며 자신을 소개한 뒤 목장의 개발이 중단되고 계속 놔두면 토사가 날리니 밭을 공짜로 사용하라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13년부터 밭을 부치기 시작했으나 도사리 쪽 땅은 내년부터 농사를 짓지 말라고 해서 더 이상 밭을 사용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며 “이목정리 일대는 별다른 말이 없고 연락도 안 오기에 내년에도 계속 밭을 이용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최순실 씨는 지난 2002년 개인 명의로 이목정리 일대에 약 1만8713㎡ (약 5660평)에 달하는 땅을 매입했다. 이곳은 도사리 땅과는 달리 목장 용지가 아닌 전(밭)이 대부분이다. 도사리와 마찬가지로 산을 타고 올라가야 겨우 밭을 발견할 수 있을 만큼 골짜기에 위치해 있다.
게다가 비포장도로기 때문에 일반 차량으로 접근하기 쉽지 않다. 산 한가운데 넓은 밭이 펼쳐져 있었으며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풍기는 폐가 한 채도 덩그러니 놓여있다. 폐가 내부에 수북하게 쌓여있는 먼지가 사람이 산 지 꽤 오래됐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최 씨가 땅을 산 2002년 이후 남편 정윤회씨와 평창 일대 땅을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다. 땅 매입은 2008년까지 지어졌다. 이 후 부부의 땅은 딸 정유라씨에 증여되는 과정도 밟았다. 그런데 최씨가 땅을 산 2002년은 ‘2010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전으로 아주 뜨겁던 시기다.
강원도는 앞서 2000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한 관광스포츠 지원단을 구성하고 나섰다. 이어 동계올림픽 유치를 공식 선언하고 강원도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를 발족시켰다. 당시 평창은 무주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이듬해 2001년 선정권한을 위임받은 대한올림픽위원회(KOC)는 사활을 건 국내싸움에서 실사를 진행했다. 다시 다음해 2002년 5월 평창이 개최지로 결정되면서 평창은 내리 삼수에 걸친 동계올림픽 유치 전쟁을 벌였다. 이 기간 중 최씨 일가는 평창동 일대 대지주로 변모했다. 규모는 도사리 일대가 약 6만9705평(23만431㎡), 이목정리가 약 5660평(1만8713㎡)로 총 7만5366평(24만9144㎡)에 달한다.
평창올림픽 유치전 시작후 대토지 매입…승마장 부지와 산속의 밭 ‘왜 샀나’
최 씨 모녀 소유의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일대 토지는 원래 정윤회 씨와 최 씨가 공동 소유했다. 그러나 부동산에 일가견이 있을 법한 이들 부부가 상대적으로 가치가 없는 이곳 땅을 매입한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씨는 2004년부터 전 남편인 정윤회 씨와 도사리 일대의 토지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정 씨가 10분의3을 최 씨가 10분의7씩 지분을 보유했다. 이들의 토지 매입은 2005년, 2008년에도 이어져 총 10필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5월 정윤회 씨는 자신의 지분 전부를 딸에게, 이어 6월에는 최 씨가 자신의 지분 중 일부인 10분의 2를 정유라 씨에게 증여하며 모녀가 절반 씩 공유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오래 전 도사리를 찾은 정윤회 씨를 만난 적 있다는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그는 부지를 매입하는 이유를 ‘딸을 위한 승마장을 짓기 위해서’라고 말했다고 한다. 도사리 이장 이 모씨 역시 처음에 만났을 때만해도 정윤회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그냥 키가 크고 잘생긴 사람인 줄로만 여겼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들 부부가 사들인 도사리 일대 10필지 23만431㎡ (약 6만9705평)중 절반을 상회하는 11만8589㎡(약 3만5973평)규모 토지의 지목은 목장 용지다. 이들 부부는 실내외 마장뿐만 아니라 생태 연못 등이 있는 대규모 목장을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마을주민은 “전기도 안 들어가는 지역에 큰 돈 들여 전봇대를 설치하는 등 승마장을 만들기 위해 계속 투자하는 듯 했으나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가자 최 씨가 그만두라는 했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며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별별 소문이 다 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최 씨가 평창에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오는 2018년 평창올림픽이 열린다는 점에서 땅 투기의혹이 일기도 했다. 다만 인근 부동산 관계자와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올림픽 수혜와는 무관하며 한 마디로 ‘돈이 안 되는 땅’이라고 한다.
용평면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 씨 모녀가 소유하고 있는 도사리와 이목정리 일대 땅은 개발호재가 없는 평범한 산 속에 위치하고 있다. 게다가 밭이나 전이 아닌 임야의 시세는 많이 불러봐야 평당 1~2만원에 그친다. 밭은 7~8만원정도며 많이 불러야 10만원이다.
M부동산 관계자는 “아마 평당 5000원도 안 주고 샀을 것이다”며 “오래 전 산 것이니 가치가 오르긴 했지만 아주 미미한 수익률로 투기를 하기 위해 산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며 혹여 그렇더라도 투기에 실패한 셈이다”고 말했다.
J부동산 관계자 역시 “그렇게 넓은 땅은 사실 시세가 싸다”며 “지자체마다 다르겠지만 경사면이 20도가 넘으면 인허가가 나지도 않기 때문에 돈이 안 되는 땅이다”는 의견을 내비췄다.
이어 그는 “(최순실이)힘이 있으니 저렴하게 땅을 사놓고 나중에 호재를 만들려고 했으면 모를까 현재까지 개발이 될 만한 이슈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 씨가 ‘브로커의 잘못된 정보를 듣고 땅을 샀다’, ‘인적이 드문 곳에 은신처 성격의 무언가를 짓기 위해 산 것이 아니냐’ 등의 소문이 동네에서는 횡행하고 있다.
▲ 개발이 중단 된 도사리 일대 최 씨 모녀 소유의 토지에는 덩그러니 놓여있는 가건물의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누군가 깨트린 것같은 창문 너머에는 오래된 듯한 오징어안주와 공사에 필요한 전화번호부 책들이 놓여있었다. ⓒ스카이데일리
이목정리 이장은 수많은 언론사 인터뷰 응대에 지친 듯 “최순실이 누군지 알지도 못하고 왜 (땅을)샀는지도 모르겠다”며 “대관령도 아니고 여기는 투자할 만한 가치가 없는 땅이다”고 말하며 최순실과 마을이 엮어지는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최순실과 엮이는 것을 불편해 한 사람은 이목정리 이장뿐만이 아녔다. 평창군청 관계자들 역시 불쾌함을 드러냈다.
평창군청 관계자는 “정 씨가 군에 제출한 허가신청서에는 목책 시설 및 배수로 설치 공사 등 50cm 이상의 토지형질 변경이 일어나지 않는 작업을 하기로 돼 있었으나 허가가 나지 않은 일을 진행해 문제가 됐다”며 “허가만 미리 받았으면 사실 크게 문제가 될 사안은 아니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평창군청 농업기술센터 관계자 역시 “말 사업을 하면 무조건 다 최순실하고 연결돼 있는 줄 안다”며 “제발 좀 있는 사실 그대로만 기사를 써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부동산 관계자들이 가치가 없다고 하는 땅을 왜 최 씨가 샀는지에 대해 최근 개정 중인 법안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교롭게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후 산악관광 진흥이라는 명분 하에 산지관리법과 초지법의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시도가 꾸준히 이뤄져 왔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무역투자진흥회의(투자활성화대책)’에서 특히 집중적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지난 2013년 9월 25일 제3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처음으로 초지관련 규제 완화 논의가 등장했다. 초지에도 일부 관광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이듬해 2014년 4월 농림축산식품부는 초지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초지에 축산체험시설과 축산경관시설, 간이휴게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규제를 완화했다. 이어 6월에는 전국경제인연합의 이승철 부회장은 ‘산악관광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산지에 초지와 승마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제안을 했다.
전경련의 요청 후 정부는 불과 2달 뒤 8월에 열린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서 산지관리법과 초지법 관련 규제를 일괄 해제할 수 있는 산지관광 특구제도 도입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이어 지난해 1월 초지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초지에 승마시설과 승마장을 지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법안개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7월 제8차 투자활성화대책에서는 ‘산지 관광진흥구역’ 제도 추진, 이어 10월 문화체육관광부는 모든 법을 무력화시키고 개발행위를 할 수 있는 ‘산지관광 진흥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국회에 제출했으나 19대 국회가 끝나 법안이 폐기 되자 지난 6월 20대 국회에 또 다시 제출한 상태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직전까지 법안개정을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뤄져 왔다.
한바탕 소동이 끝난 후인 최 씨 모녀 소유의 도사리 일대를 찾아가 봤다. 해당 부지를 가기 위해 지나가야 하는 산길은 포장이 돼 있었지만 연식이 오래된 택시차량을 타고 올라가기엔 버거운 언덕길이었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그야말로 허허벌판이 따로 없었다.
산 중턱에는 개발을 하다 중단된 듯 노란 흙이 드러난 민낯의 언덕과 산 중턱쯤에 위치한 가건물이 눈에 띄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 본 창문 너머에는 사람이 머문 지 오래된 흔적들뿐이었다. 대문 앞에는 먼지가 쌓인 신발 두 켤레가 놓여 있었고, 방 안쪽에는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오징어 안주와 전화번호부 등이 책상 위 책꽂이에 꽂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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