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0-06 10:14
뉴스 > 富동산 > 경제정책
[이슈 포커스]-서울시 탁상행정(上-2030 역세권 청년주택)
대권 하차 박원순 청년주택 “대형사고쳤다” 분분
비싼 임대료·공동거주 대안 실효성 의문…반발속 서울요지서 강행 ‘무리수’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1-31 00:07:32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2일 서울대를 폐지하고 국공립대학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겠다는 파격적인 교육 개혁안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대권을 염두에 둔 마지막 처방전이자 행보였다. 박 시장은 그로부터 보름 남짓 만인 26일 대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메르스 사태 이후 대권후보 지지율 1위까지 치솟았던 박 시장은 최근 유권자들의 관심권 밖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서울시장으로서, 한 때 유력 대권주자로서 치적 쌓기에 공들인 사업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자신의 지지층이라 여긴 청년 및 관련 사업에 열을 올려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겨왔다. 청년주택, 청년수당, 캠퍼스타운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몇몇 대학권 도시재생사업 또한 이 범주에 포함된다. 이들 사업은 내용이 파격적인 만큼 잡음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치적용 정책에 가까워 두고 두고 갈등의 불씨를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의 이슈포커스 시리즈로 탁상행정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시 사업 현장들을 찾아 집중 취재했다.

 ▲ 서울시가 청년복지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2030 역세권 청년주택사업이 첫삽을 뜨기도 전부터 계속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고액 임대료 논란을 잠제우기 위해 ‘공유주택’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1인당 월임대료를 낮췄지만 사업주들과 부동산업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사업지로 예정된 신논현역 일대(위)와 합정역 일대 전경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고강훈 편집위원|정성문·유은주·길해성 기자] 서울시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청년주택이 ‘무리한 공적쌓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자칫 서울시와 사업주 간의 의견 대립으로 인해 변죽만 울리다 사업을 접게될 지경에 이를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역세권 청년주택에 대한 고액 임대료 논란이 일자 최근 삼각지 지역의 사업을 발표하면서 월 임대료를 낮췄다는 내용의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공간을 나눠쓰는 ‘공유주택’ 방식을 도입해 임대료를 낮췄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청년주택 사업은 시가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이 아니라 사업주가 청년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특혜를 제공한다. 서울시가 토지 용도변경 등을 통해 용적률 혜택을 주어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해준 뒤 일정 부분을 기부채납 받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사업주는 수익성 위주로 사업에 뛰어들어 공익을 생각해 청년주택을 짓는 게 취약하다는 점에서 결국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었던 셈이다.
 
강남·합정 노른자위 땅들에 저가 임대 추진… 수지타산 놓고 땅주인과 이견 불씨
 
광고
서울시 청년주택 후보지는 총 5곳이다. 삼각지역과 충정로역 그리고 합정역·신논현역·화곡역 등의 부근이다. 하지만 초 역세권 지역에 저가 임대주택을 제공한다는 발상 자체에 회의를 표하는 이들이 많다.
 
상가 건물을 지을 경우 더 막대한 수익을 거둘 가능성이 높은 데다 임대료를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한다 한들 상대적으로 타 지역에 비해서는 임대료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강남의 노른자 땅에 위치한 신논현역 인근 다이내스티호텔 부지와 초역세권이자 더블역세권인 합정역에 위치한 사업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금 부지로 불려지는 이들 지역에 들어설 임대주택의 임대료가 과연 얼마나 될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크게 보기 = 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합정 역세권에는 삼각지역(1086가구) 다음으로 많은 976 가구의 임대주택이 들어선다. 주소지는 합정역 3번 출구에서 1분 거리인 서교동 395-43번지다. 원래는 GS건설이 소유했던 땅으로 지난 2015년 이랜드 투어몰이 시내면세점 및 호텔을 세우기 위해 사들였다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해 12월 미래에셋금융에 팔았다. 대각 대금은 970억원이다.
 
미래에셋은 사모투자 유한회사를 통해 해당 부지를 매입한 뒤 서울시 사업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부지는 현재 나대지 상태다.
 
강남 요지인 신논현역 다이내스티 호텔도 시의 승인이 나길 기다리는 상황이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벌써 퇴직 얘기가 돌고 있었다. 오래된 관광호텔이기 때문에 남자 직원의 경우 대부분 20년 넘게 재직했다는 게 호텔 관계자의 설명이다. 당장 호텔을 떠나면 새로운 생계를 찾아야 한다.
 
로비에서 만난 한 직원은 “지난해 말쯤 사업 발표와 함께 직원들에게도 3~4개월 전 통보를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며 “아직까지 관두라는 말이 없는 것을 보니 확정이 안 된 듯하다”고 어두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직원들에 따르면 다이내스티 호텔의 경우 매달 이자 갚기도 힘들만큼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아 무리해서라도 임대주택 사업을 끌고 가지 않겠냐는 얘기도 돌고 있다. 또 다른 직원은 “수익이 나지 않는데 서울시에서 허가를 해 주겠냐”며 “이미 지난해 임대료 때문에 한번 무산됐다가 다시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들 김 모씨와 함께 호텔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 모씨(80)는 “나는 눈이 안 좋아서 이제 서류의 글씨도 잘 안 보인다”며 “아들이 사업자와 얘기를 해서 진행하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 역세권 청년주택 중에서도 신논현역 사업지(사진 위)와 합정역 사업지는 더블역세권인데다 역에서 5분 거리도 채 되지 않는 초역세권이란 점에서 주변 임대료 시세의 50%를 책정하게 된다면 용적률을 높여 건물을 짓는다 하더라도 상가건물보다 낮은 수익성을 보일 것이라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스카이데일리

이런 가운데 청년주택 소식을 들은 사업지 주변 부동산업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정역 인근의 B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이 모씨는 “그 곳(사업지)에 임대주택을 짓는 것은 동네상권을 다 망치는 일이다”며 “왜 땅값 비싼 역세권에 임대주택을 짓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은 낙후된 역세권 개발을 촉진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목적도 포함돼 있다.
 
이미 합정역 사업지 인근에 있는 메세나폴리스 주민들 사이에서도 님비현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합정역 인근 G부동산 관계자는 “임대료 하락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시에서 하는 사업을 개인의 이익을 이유로 들어 반대할 수는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호텔 인근에 위치한 K부동산 관계자 역시 비슷한 의견을 표했다. 그는 “건너편 리츠칼튼 호텔처럼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저런 금싸라기 땅에 임대주택을 짓는 것은 수익이 날지 모르겠다”며 “(돈이)안 되는 사업이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교통문제도 그렇고 건물이 높게 올라가는데 인근 주민들이 가만히 있겠냐”며 “이전에 거평타운(다이내스티 호텔 바로 옆 19층 건물)을 지을 때도 주민들 반발이 만만찮았다”고 덧붙였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신논현역 일대 5~8평 기준 원룸의 시세는 최하 보증금 1000만~2000만원에서 월 50~100만원 선이다.
 
서울시 임대료 인하 압력에 사업주들 불만 ‘속출’… 궁여지책 공유주택, 눈가림 지적도
 
 ▲ 자료:서울시청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일부 사업주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임대료 책정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고액 임대료 논란이 일자 서울시 측에서 임대료를 50% 깎는 선에서 협상을 시작하자고 제안해왔다고 한다.
 
실제로 서울시가 지난 19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청년주택 1호가 될 한강로1가 전용 39㎡(약 11.8평)의 최초 임대료는 2인 공유 기준으로 임대보증금 8814만원에 1인당 월 15만원이다. 주변 오피스텔 전용 33㎡(약 10평)이 보증금 1억원에 월세 60만원임을 감안하면 주변시세의 약 50% 수준으로 책정한 셈이다.
 
만약 이 같은 임대료 책정에 반발하는 사업주들이 사업을 안 하겠다고 하면 청년주택 사업은 잡음만 남긴 채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토지주의 수익성과 공공성의 균형점을 찾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일고 있는 배경이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올해 역세권 청년주택 1만5000호를 사업승인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공유주택이 널리 보급된 만큼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점은 좋지만 처음이라 잘 안 될 수 있는 게 사실이다”며 “계속 모니터링하며 가격문제 등에서 유연하게 대처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첫 단계부터 사업주에게 무리한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며 “균형점을 찾아 계속 정책을 바꿔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몇 명이 집을 함께 쓰는 공유주택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재거론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쉐어하우스’ 개념이 흔하지만 개인 성향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과연 청년들이 선호할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 공유주택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해외에서는 쉐어하우스 개념이 익숙하지만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우리나라 정서와는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화곡역세권 청년주택은 하이마트 자리(사진)에 들어설 예정이다. ⓒ스카이데일리

기자가 찾아간 임대주택 인근 10여곳의 부동산 업자들은 “쉐어하우스를 찾는 청년들이 있었냐”는 질문에 하나 같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공유주택에 대한 생각은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새로운 시도는 좋다는 점’과 ‘아직까지 우리 실정에 맞지 않다’는 의견으로 양분됐다.
 
공유주택 소식을 접한 합정역 인근 D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대학생들은 친구랑 살아도 1년 만에 싸우고 갈라서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 3명이서 안 싸우고 잘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아직은 (공유주택 도입이)성급하다”며 “우리나라는 서양처럼 인식이 바뀌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완전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그는 “실험적인 시도를 한다는 측면에서 나쁠 건 없으나 아직 전세로 임대해서 사는 것은 괜찮지만 임대주택 단지에 사는 것 자체를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box1#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75,247 ▶
어제 156,765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뉴스패드]
이 기사의
연관뉴스
대학 유흥가 야심찬 클린사업 ‘시작부터 헛발질’
[이슈 포커스]-서울시 탁상행정(下-안암동 창업문화 캠퍼스타운) ~~ 수천억 투입 13곳 창업센터 요람 청사진…제1호 고려대 ‘파이빌’ 용두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