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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강원도 태백시 귀금속산업단지 유치 논란

태백준령 옛 광산촌, 귀금속메카 건설 보석전쟁

제련소 의혹에 중금속오염 우려 반대…고용창출·지역경제 활성화기대 찬성

김성욱기자(ukzzang67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4-19 14: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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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5년 전라북도 익산시 영등동 일대에는 국내 유일의 귀금속·보석 가공단지가 조성됐다. 해당 산업 단지 내에는 현재 120여개 업체, 80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덕분에 익산시는 적지 않은 경제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지난 2008년 산업 단지 내 기업들의 총 매출액은 1500억원에 달했다. ‘보석도시’라는 이미지를 앞세운 다양한 연계사업으로 간접적인 혜택도 누리고 있다. 최근 강원도 태백시에서도 귀금속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앞서 태백시는 동점동 일대에 스포츠산업단지가 조성될 예정이었으나 입주기업 유치에 애를 먹다가 결국 계획을 바꿔 귀금속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침체된 지역 경제를 회복하고 인구 유출을 막는 게 사업진행의 이유였다. 귀금속단지조성 사업은 태백시는 물론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원활하게 진행되던 사업은 최근 사업부지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파열음을 낳고 있다. 급기야 지난 2월 예정됐던 지자체와 사업을 주체하는 기업과의 협약식이 무산되기까지 했다. 스카이데일리가 태백시의 귀금속산업단지 유치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지역민들의 반응 등을 현지 취재했다.

 
 ▲ 최근 강원도 태백시 동점동 일대 귀금속산업단지 유치를 놓고 주민들의 찬반논란이 뜨겁다. 태백시는 지역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주)영풍과 사업비 약 5000억원을 들여 귀금속산업단지 조성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지만 사업 예정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실정이다. 사진은 동점동 일대 귀금속산업단지 사업 부지 ⓒ스카이데일리

[강원 태백=김성욱 기자] 최근 강원도 태백시를 둘러싼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침체된 지역 경제를 되살릴 것으로 기대됐던 사업이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 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태백시 동점동 일대에 조성 예정인 5000억원 규모의 귀금속산업단지 사업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그것이다.
 
18일 강원도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태백시는 지역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귀금속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업 예정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골머리를 알고 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태백시와 사업 주체인 (주)영풍의 ‘귀금속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식’이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당시 김연식 태백시장은 “동점동 귀금속단지는 해당기업과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쳐 행정적인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며 “철저한 검증과 확인을 거쳐 주민 피해 여부를 파악한 뒤 귀금속단지 유치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스포츠단지에 웬 귀금속 공장”…사업지 인근 지역 주민들 ‘속았다’ 강력 반발
 
강원도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태백시는 동점동 일대 21만8917㎡(약 7만2400평) 규모의 부지 위에 스포츠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했다. 하지만 사업을 진행하던 도중 계획 일부를 수정해 스포츠산업단지 대신 귀금속산업단지 조성으로 방향을 재설정했다.
 
 
 ▲ 강원도 태백시에 조성중인 귀금속산업단지(사진)는 총 21만8917㎡(약 7만2400평) 규모다. 지난 2012년 조성사업이 시작된 이후 현재 약 4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영풍그룹의 계열사인 (주)영풍은 오는 2023년까지 5000억원을 들여 해당 부지에 비철금속을 추출해낼 귀금속산업단지를 건설할 계획을 밝혔다. 해당 산업단지는 유가금속 추출공장 총 5개 동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사업 예정지 인근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태백시 동점동 주민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영풍석포제련소 유치반대추진위원회는 지난달 21일 “귀금속산업단지 추진은 주민뿐만 아니라 예산을 지원한 정부와 강원도를 속인 것이다”며 “영풍 귀금속산업단지 유치 관련 설명회는 물론 어떤 협의도 거부한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사업 예정지가 위치한 태백시 동점동 일대를 찾았다. 취재결과 실제로 사업 예정지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 중 상당수는 귀금속산업단지로 전환하는 데 대해 반감을 드러냈다. 환경오염 등이 반대의 이유였다.
 
동점동에 거주하고 있는 최순희(가명·68·여) 씨는 “스포츠산업단지든 귀금속산업단지든 동점동 인근에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한다”면서 “특히 귀금속단지는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윤자(85·여) 씨는 “이 마을에는 약 30가구 정도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60대 이상 노인들이다”며 “여기에 귀금속산업단지가 들어서게 되면 공장을 가동할 때 주변 공기가 탁해져서 사람이 살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김철민(73·남) 씨는 “귀금속산업단지는 가공시설이 아니라 제련시설이다”면서 “더군다나 사업 추진 중인 영풍은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석포제련소 인근 토양오염 등 환경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기업인데, 그것을 보고도 어떻게 반대를 안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태백시 주민들 “주민 일자리 확충·인구 증가 기대 등 경제 부양 효과 많다”
 
 ▲ 동점동 인근 주민들은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귀금속산업단지 유치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앞서 지난 2월 22일 태백시와 (주)영풍의 귀금속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식을 무산시키기도 했다. 사진은 귀금속산업단지 유치 반대 현수막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태백시와 (주)영풍은 사업 예정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에도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민 일자리 확충, 인구 증가 기대 등 각종 경기 부양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태백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5만7067명에 달하던 인구는 지난달 기준 4만7070명으로 감소했다. 인구 감소 문제를 심각하게 여긴 태백시는 지난해부터 인구 5만명 회복에 시정을 집중하고 있다. 인구 증가 유도 방안으로는 일자리 창출이 우선적으로 꼽혔다. 귀금속산업단지가 건설되면 직영업체 직원 700명, 협력업체 직원 640명 등 일자리 총 134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한다는 게 태백시와 (주)영풍 측의 주장이다.
 
태백시 관계자는 “실제 스포츠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입주희망기업을 모집했지만 선뜻 입주하겠다는 기업이 없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영풍 측에서 귀금속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제안했고 시에서는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태백시는 환경오염 문제 논란에 대해서도 각종 환경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태백시 관계자는 “귀금속산업단지는 아연, 카드뮴 등을 제련하는 제련시설이 아니라 제련 이후 정련을 거치는 시설에 가깝다”며 “환경오염 등에 대한 문제도 이미 환경부 주관 조사를 다 끝마친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귀금속산업단지 유치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경북 봉화에 있는 영풍석포제련소가 그대로 이곳에 옮겨지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환경 조사 결과 등과 함께 이러한 사실들을 전달했지만 사업을 반대하는 측에서 어떤 설명도 귀담아 듣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 ⓒ스카이데일리

아울러 “동점동 인근에는 하루 3만톤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의 하수처리장과 탄광을 수송하던 동점역이 위치해있다”며 “귀금속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필요한 고압전기, 냉각수, 수송 등 3가지 조건에 정확하게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사업 예정지에서 약 10km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태백시 거주 시민들 역시 귀금속산업단지 조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적극적인 찬성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태백시에서 택시 운전을 하고 있는 이부균(53·남) 씨는 “폐광 등을 이유로 태백시 인구가 많이 줄면서 지역 경제가 점차 죽어가고 있다”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동점동 일대 귀금속산업단지 조성사업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세규(57·남) 씨는 “동점동 인근은 아직 지리적 접근성도 열악한 상황인데 스포츠 의류·용품 등을 제조·판매하는 스포츠산업단지가 잘 되겠냐”면서 “물론 스포츠산업단지도 태백시 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추진됐지만 이보다 귀금속산업단지가 들어섰을 때 미치는 경제적 효과가 더 크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동점동 인근에 위치한 장성동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탄광 시설이 있으나 2019년 폐광 예정이다”며 “만약 장성동 탄광이 사라진다면 과거 석탄을 수송했던 철로 등이 무방비로 방치될 가능성이 큰 데 귀금속산업단지가 들어서면 시설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철민(가명·49·남) 씨는 “현재는 다 철거되고 없지만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귀금속산업단지 유치를 찬성하는 현수막 등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며 “동점동 인근 주민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찬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태백시 전체적으로 보면 찬성이 80%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태백시 “국내 주얼리 시장 활성화 기여…익산 귀금속산단 타산지석 삼을 것”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가 지난 2014년 발간한 ‘Korea Jewelry Market Research 2014’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세계 주얼리 시장 규모는 약 1762억 달러(한화 약 189조원)에 달한다. 국가별로는 ▲북미 550억 달러 ▲중국 502억 달러 ▲유럽 160억 달러 ▲일본 95억 달러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을 제외한 아시아 200억 달러 ▲기타 205억 달러 등이다.
 
 ▲ 자료: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스카이데일리

선진국의 주얼리 시장 규모 변화를 살펴보면 지난 2012년 미국의 주얼리 시장은 전년 대비 5.8% 상승한 550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신흥 주얼리 강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주얼리 시장 역시 전년 대비 24.9% 상승한 502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주얼리 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 5조2393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1년 5조3018억원 ▲2012년 5조1099억원 ▲2013년 4조9622억원 등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귀금속 보석 사업체 수 또한 지난 2000년 1만7915개에서 2008년 1만5560개로 약 15% 감소했다. 현재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태백시 귀금속산업단지 조성은 침체되고 있는 국내 주얼리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태백시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전라북도 익산시의 경우도 귀금속산업단지 조성 이후 적지 않은 효과를 본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75년 전북 익산시 영등동 일대 6만6142㎡(약 2만평)의 부지에 조성된 국내 유일의 귀금속·보석 가공단지에는 현재 120여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만 약 800여명에 달한다. 해당 산업단지 업체들은 지난 2008년 기준 수출 600억원, 내수 900억원 등 총 1500억원의 매출(전체합계)을 기록했다. 처음 조성된 지 약 30여년이 지난 현재는 익산의 전통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익산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보석도시’를 표방하며 다양한 연계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왕궁보석테마관광지 조성 ▲익산주얼리엑스포 개최 ▲귀금속판매센터 조성 ▲보석박물관 조성 ▲보석체험관 조성 등 귀금속산업단지를 통한 사업 다각화로 지역 경기 부양에 힘쓰고 있다.
 
태백시 관계자는 “태백 귀금속산업단지는 익산에 있는 것보다 더 큰 규모로 조성되기 때문에 예상되는 경기 부양 효과 또한 더 크다”며 “태백시 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내 주얼리 시장의 성장을 위해 익산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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