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문식 선임부장 겸 정치사회부장
경제사절단으로 방한한 지인과 인터뷰이 등을 만나기 위해 13일과 14일 양일간 찾은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은 벨기에 측과 한국 기업체 사이의 미팅 등으로 분주했다. 아스트리드 공주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유명인 외교를 펼치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13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아스트리드 공주를 만났다. 이날 접견에 대해 청와대 측은 “40여 분간 진행된 접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스트리드 벨기에 공주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외교에서 인물이 갖는 무게감은 중요하다. 우리나라 역시 새 정부 첫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여성을 지목해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는 국제기구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발탁해 한국 외교의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새 정부 외교라인 세팅이 시동도 걸기 전에 강 장관의 임명을 놓고 청와대와 야 3당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자녀의 이중국적 및 위장전입 문제 등이 도마에 오른 강 후보자 역시 험로를 걷고 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15일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역대 외교장관들을 비롯한 많은 국내외 외교전문가들이 그가 이 시기 대한민국의 외교부 장관으로 적임자라고 지지하고 있다”고 강 후보자에게 힘을 실었다.
특히 “그를 임명하면 더 이상 협치는 없다거나 국회 보이콧과 장외투쟁까지 말하며 압박하는 것은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는 말로 강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의지를 표했다. 실제 강 후보자에 대해 전직 외교부 장관 10명이 지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제는 새 정부 외교라인이 제대로 출항하기도 전에 국내 정치부터 여야 간 협치가 아닌 대치로 전환될 상황에 놓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대로는 다가오는 한미 정상회담과 G20 회의 등 주요 국가들과의 정상회담을 치르기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민이다.
현재 야 3당은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이는 여권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와 야당의 흠집 내기·발목 잡기가 맞서는 자충수로 나타나 대중의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이번 정권의 외교 역량 정립 전부터 책임 전가에만 몰두하는 정치권의 구태로 비친다.
물론 강 장관 후보자에 대한 여러 의혹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정권은 청와대가 나서서 잘못된 부분을 미리 시인하고 방향을 정했다. 무엇보다 외교 능력을 중시했고 최초의 비(非) 외무고시 출신이자 여성 후보라는 상징성을 내세웠다.
아울러 이번 인선의 적격·부적격 여부는 최종적으로 강 후보자가 도덕적 흠결을 덮을 정도로 뛰어난 외교 역량을 갖췄느냐에 달렸다. 급한 불은 끄고 봐야 한다. 외교 상황이 엄혹한 지금, 덮어놓고 반대하기보다 강 후보자의 유명인 외교에 기대를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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