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창공원은 조선 22대 왕인 정조의 장남 문효세자와 생모인 의빈성씨의 묘가 있던 조선왕실의 능원으로 과거에는 ‘효창원’이라 불렸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는 효창원에 있던 문효세자의 묘를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서삼릉으로 이전하고 이름을 지금의 ‘효창공원’으로 개칭했다. 효창공원이 독립투사들의 안식처가 되기 시작한 것은 1946년 7월의 일이다. 1945년 광복을 맞아 백범 김구 선생이 귀국하면서 과거 문효세자의 묘가 있던 자리인 효창공원 중심부에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의사의 묘와 시신을 찾지 못한 안중근 의사의 가묘를 조성했다. 1949년 6월 암살된 백범김구 선생 유해 역시 효창공원에 안장됐다. 1991년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이동녕, 차이석, 조성환 선생 등 세 사람의 묘도 자리하게 됐다. 효창공원은 역사적 위인으로 칭송할만한 인물들이 여럿 안장돼 있는 장소였지만 국가가 아닌 지자체(용산구) 관리를 받는 근린공원으로 존재해 왔다. 이에 독립투사들의 격에 맞지 않는다며 국립묘지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2013년 김광진 당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효창공원의 이름을 다시 효창원으로 돌리고 국립묘지로 지정하자는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았다. 국립묘지로 지정되면 지금처럼 편하게 드나드는 공원으로 이용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지자체 역시 재산권침해를 근거로 국립묘지 지정을 반대했다. 스카이데일리가 효창공원을 둘러싼 논란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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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소재 효창공원의 국립묘지화 논쟁이 재점화 되는 분위기다. 경기도의회가 효창공원 국립묘지화 승격을 서울시와 국회에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와 일부 시민단체들은 효창공원에 안장된 독립투사들의 업적을 고려했을 때 국립묘지 승격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인근 주민들은 지자체의 관리를 받는 근린공원을 국립묘지로 승격시키면 상당한 불편이 뒤따른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지금처럼 편하게 드나드는 쉼터 기능을 상실한다는 이유에서다. 지자체 역시 재산권침해를 근거로 국립묘지 지정을 반대하고 있다.
시민단체 및 용산구, 국회 등에 따르면 효창공원에는 백범 김구 선생과 이동녕 임시정부 주석, 조성환 임정 군무부장, 차리석 임정 비서장, 이봉창·윤봉길 의사 독립투사 7인의 묘가 자리하고 있다. 안중근 의사의 가묘도 존재한다. 효창공원은 근린공원으로 지정돼 있어 지방자치단체인 용산구가 직접 관리해 왔다.
그동안 효창공원에 안장된 독립투사 개개인의 업적을 고려했을 때 국립공원으로 격상시켜 국가가 관리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2013년에는 당시 19대 국회의원이던 김광진 의원은 효창공원을 국립묘지로 추가 지정해야한다는 내용의 법률안을 대표발의 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인근 주민들과 용산구는 이용불편과 재산권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족영웅 묘역관리 국가가 나서야” vs “주민들의 휴식처 뺏길 수 없다”
스카이데일리는 논쟁의 중심지인 효창공원을 찾았다. 산책을 나온 주민들이 여럿 목격됐다. 공원 곳곳에는 안중근 의사의 가묘를 포함한 8기의 묘지가 3개의 묘역으로 나뉘어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효창공원 국립묘지화 움직임에 대한 찬·반 입장을 직접 들어볼 수 있었다.
독립투사들의 영정이 자리한 ‘의열사’ 관리사무실에 근무하는 백수현(70·남·가명)씨는 “효창공원에 모셔진 독립투사들의 면면을 봤을 때 국립묘지화 되는게 당연하다고 본다”며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당장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효창공원 인근에 거주한다는 이철승(58·남)씨는 “낮밤 상관없이 효창공원을 자주 찾는 편이다”며 “서울시내 한가운데 있는 공원을 국립묘지로 전환하는 것은 죽은 사람을 위해 산사람의 권리는 빼앗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스카이데일리는 갈등이 고조되는 효창공원을 뒤로한 채 국립묘지로 지정된 서울 동작구 동작동 소재 국립현충원을 찾았다. 국립현충원 역시 효창공원과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나무들 사이로 산책로와 정자들이 잘 갖춰져 있었고, 산책을 나온 주민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곳을 찾은 주민 대부분은 근린공원과 국립묘지 등의 구분에 대해 둔감한 모습이었다. 대부분 지금 상황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동작동 인근에 산다는 방천태(52·남)씨는 “집이 현충원 근처라서 자주 산책하기 위해서 자주 찾는다”며 “나무들이 많고 산책로도 잘 조성돼 있어서 휴식장소로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구들 5명과 함께 현충원을 찾았다는 천강희(69·여)씨는 “곳곳에 여러 사람이 둘러 않을 수 있는 정자들이 많은 덕분에 동네 아는 분들끼리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휴식을 취하기 딱 좋다고 생각한다”며 “이곳은 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이들의 휴식공간이지만 산자를 위한 휴식공간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국립묘지 지정은 묘역까지만”…국립공원 지정 후 이용불편 주장 설득력 떨어져
효창공원에 국립공원화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효창공원 전역이 국립묘지로 지정되면 자신들의 쉽터가 사라진다고 불만을 표했다. 국립묘지로 지정되면 오후 6시가 되면 문을 닫기 때문에 저녁에 공원이용에 제약을 받는다는 주장이었다.
앞서 2013년 효창공원의 국립묘지 승격 논의가 한창 본격화 됐을 당시 용산구의회는 “효창공원은 용산구민과 마포구민의 쉼터 및 운동시설로 기능하고 있다”며 “국립묘지 지정 시 가장 큰 영향을 입게 될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국립묘지 승격을 찬성하는 측의 주장은 달랐다. 과거 효창공원 국립묘지화 법안을 제출한 적 있는 김광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효창공원 전역을 국립묘지화 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미 묘역으로 보호받고 있는 지역만 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는 부분은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현재 효창공원 내 3개의 각 묘역 앞에는 각각 철문이 설치돼 있다. 오후 5시가 되면 효창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가 묘역으로 올라가는 문을 잠군다. 오후 6시에 공원 전체를 통제하는 국립서울현충원과 국립4·19 국립묘지와, 오후 5시에 묘역만을 통제하는 효창공원의 모습은 별반 다른 것이 없는 셈이다. 효창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공원 자체는 24시간 개방이지만 묘역은 묘소를 관리·보호하기위해 저녁에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효창원 국립묘지 승격 촉구 건의안’을 대표 발의한 이재준 경기도의회의원은 “내후년이면 3·1운동 100주년이다”며 “독립운동가를 추숭하는 것은 서울시나 경기도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문제이기 때문에 결의안을 제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스스로 우리의 독립운동가들을 숭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역사바로세우기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엽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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