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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현장]-세운상가 리모델링 실효성 논란
박원순 치적쌓기에 세운상가 상인들 깊은 시름
유동인구 증가로 매출 대신 임대료만 상승…“신구조화는 빈껍데기”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9-21 00:06:26
 
▲  50년 역사의 세운상가가 3년 6개월간의 공사 끝에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서울시는 세운상가를 4차 산업의 중심지로 탈바꿈 시킨다는 복안이다. 우선적으로 17곳의 스타트업 기업을 입주시켜 기존 전자제품 판매·수리 매장 상인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청계천 일대 개발계획 지도(위)와 세운상가 ⓒ스카이데일리
 
3년 6개월의 리모델링 공사 끝에 지난 19일 다시 문을 연 세운상가 내에서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다시 세운’이란 슬로건 아래 재개장을 준비한 서울시 측은 ‘신구조화’를 이번 재개장의 의의로 소개했지만 정작 기존 상인들은 “홀대 받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반응이다.
 
리모델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매출감소 및 임대료상승 등의 이중고를 겪어왔다는 게 상인들의 주된 반응이었다. 일부 상인들은 스타트업 기업들을 입주시켜 기존 상인들과 상생을 도모하겠다는 시의 계획이 공상에 가깝다고 토로하며 “박원순 시장의 치적 쌓기에만 치중한 결과물이다”고 힐난했다.
 
535억 혈세 들인 ‘다시 세운’ 세운상가…젠트리피케이션 전운에 불안심리 고조
 
서울시는 보행·산업·공동체 등 3대 재생을 화두로 삼고 이번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이번에 마무리된 공사는 전체 프로젝트 중 1단계로 세운전자상가와 청계·대림상가를 잇는 보교가 완공됐다. 길이 58m의 보교의 명칭은 ‘다시세운보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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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두 지점을 잇던 보교가 존재했으나 청계천 복원과정에서 철거됐고,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복원된 것이다. 서울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세운상가 접근성을 강화하는 한편 스마트업 기업을 입주시켜 상가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계획이다.
 
대부분은 서울시의 방침에 기존 상인들이 환영의 뜻을 내비칠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기존 상인들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대부분 시큰둥한 반응만을 보였다. 접근성이 향상되고 재개장 자체가 화제가 되면서 유동인구가 늘긴 하겠지만 일부 식당·카페 등을 제외한 기존 전자제품 판매·수리 매장의 수요는 여전할 것이란 우려감이 팽배했다.
 
▲ 세운상가에는 17개의 스타트업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기존 전자제품 판매·수리 매장 상인들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상인들은 임대료 상승 가능성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스타트업 기업과의 시너지 역시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세운상가 내 스타트업 사무실 ⓒ스카이데일리
 
세운상가 입주업체 닉스텍 관계자는 “이번 리모델링은 99% 실패다”며 “기존 상인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리모델링이 시작한 이후 제대로 영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손해를 봤다”며 “그렇게 참고 버텼는데 막상 유동인구가 늘어날 기미를 보이자 매출이 아닌 임대료부터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사정은 다른 상인들도 비슷했다. 재개장을 앞두고 30만원 안팎의 임대료가 올랐다는 곳이 여럿 존재했다. 현성하이테크 관계자는 “세운상가에는 소비할 사람이 오지 않고 구경할 사람만 오다보니 오히려 상가 밖이 장사가 더 잘 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주는 “유동인구가 늘어난들 세운상가의 부흥과는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다”면서 “현재 세운상가를 방문하는 사람은 고령의 노인 또는 카메라를 손에 쥔 젊은 사람들뿐 이다”고 푸념했다.
 
업종 따라 온도차 심각…“박원순 치적 쌓기 때문에 매출 대신 임대료만 올랐다”
 
공교롭게도 세운상가 내부가 아닌 주변에 위치한 카페·음식점 및 액세서리 판매점 관계자들은 유동인구 증가에 따른 매출상승 효과가 기대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향후 이곳을 찾는 방문객이 더 증가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각종 소품 등을 판매하는 한 매장 관계자는 “당초 사무실로 사용됐던 공간을 전시회 등에 출품됐던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바꿨다”면서 “확실히 리모델링 후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늘어났고, 앞으로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지금보다 매출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에바다커피 관계자는 “산책하기 좋게 탈바꿈되다보니 사람들이 모이게 됐고 자연스럽게 커피 한 잔을 찾는 이들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30년 넘게 한 자리에서만 장사를 해왔다는 모아식당 관계자는 “리모델링 이전엔 장사하기 힘들었는데 이런 날도 온다”며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분명 더 높은 매출도 가능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 세운상가의 명맥을 이어온 전자제품 판매·수리 매장 상인들은 삶의 터전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세운상가가 유명해지기는 했지만 관광객만 늘었을 뿐 정작 매출과 관계가 없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임대료 상승까지 점쳐져 상인들의 시름은 날로 싶어지고 있다. 사진은 세운상가 내 전자제품 매장 ⓒ스카이데일리
 
세운상가 안팎의 온도차가 극명해지는 가운데 기존 상인들은 스타트업 업체들과의 협업 또한 ‘뜬구름’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한 상인은 “입주할 스타트업 업체들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상생이 힘들 것이다”면서 “서울시는 그들이 세운상가 매출을 책임지게 될 것이라 막연하게 생각하지만 생계가 달린 우리로서는 의문이 앞선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손으로 뚝딱 만들어내고 고치는 것이 일상인 우리들과 스타트업 업체들과 유관성 또한 장담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옆에서 대화를 듣고 있던 옆 매장 상인 또한 “결국 떠나야 하는 것는 것 말곤 방법 있겠냐”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매출적인 부분은 신경 쓰지 않고 단순히 세운상가가 유명해졌다는 이유만으로 임대료를 높이는 상황이 벌써부터 보이고 있다”며 “서울시의 방안 역시 신통치 않아 결국 우리가 떠날 상황이 올 것이다”는 자조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 두 상인은 “누구를 위한 리모델링이고 프로젝트인가”며 “청년들이 살아야 나라가 살고 부강해지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만 지금까지 이 자리를 지켜오고 세운상가의 명맥을 이어온 상인들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을 맺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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