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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열전<26>]-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박근혜-문재인 신임 정지원 ‘문화재급 관운’ 조명

새누리당 활동 이력, 문재인정부 경제브레인 ‘서울대 81학번’ 인맥

이기욱기자(gw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1-08 01: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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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2년 ‘기업공개 촉진법’ 시행 이후 증권시장은 한국경제개발을 위한 대표적인 자금조달의 장이 됐다. 1980년대에는 석유 가격, 달러 가치, 국제 금리가 낮게 유지되는 이른바 ‘3저 호황’의 영향으로 코스피지수가 1000을 돌파했다. 2000년대에는 펀드투자 열풍과 함께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는 등 증권시장과 한국경제는 줄곧 성장의 궤를 함께 해왔다. 최근 들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지수는 연일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한국경제의 축소판으로 평가되는 증권시장 내에서 가장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관은 바로 한국거래소다. 한국거래소는 기업이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지를 평가해 주식 공개를 허용하고 동시에 불공정행위를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주가지수를 실시간으로 산출, 공표하고 개별종목의 주가정보를 투자자에게 알려주는 것 역시 한국거래소가 주 임무 중 하나다. 하지만 한국거래소의 중요한 역할에 비해 그동안 그곳의 수장은 홀대 아닌 홀대를 받아왔다. 전문성 보다는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낙하산 인사’가 선임되는 경우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 때 마다 이사장이 바뀌는 일이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였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한 정지원 이사장 역시 낙하산 논란에 휩싸여 여론의 조명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그의 화려한 인맥에도 새삼 여론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정지원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과거 박근혜정부 당시 낙하산 논란을 불러일으킨데 이어 문재인정부 들어서도 같은 논란에 휩싸였다. 서로 대척점에 위치한 두 정권 모두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정지원 이사장의 인맥에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스카이데일리
 
정지원 신임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대척점에 위치한 두 정권과 동시에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정도로 화려한 배경을 지닌 인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 등의 명의로 전국 곳곳에 적지 않은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한 사실로도 조명을 받고 있다. 
 
정 이사장에 대한 관심을 드높인 화려한 배경과 재력 등은 몇몇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정 이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낙하산 논란으로 노조와 마찰을 빗고 있다. 그는 과거 박근혜정부 시절 한국증권금융 사장 선임 당시에도 같은 논란에 휩싸인 적 있다.
 
친박논란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 문재인정부 한국거래소 이사장 깜짝 선임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차기 이사장 후보로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단독 추천했다. 지난 9월 18일 정찬우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사임한 이후 약 한 달여 만이다. 박근혜정부의 낙하산 인사로 분류됐던 정 전 이사장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당시 최순실게이트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은 후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지원 이사장의 선임 배경에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재무부, 금융위원회 등에서 오랜 공직생활을 하면서 풍부한 자본시장 경험을 쌓은 점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이사장의 임기는 총 3년이며 내정 이틀 후인 2일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2일 부산 남구 문현동 한국거래소 본사에서 이뤄질 예정이었던 정 이사장의 취임식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거래소 노동조합 측에서 취임에 반발하며 정 이사장의 입장을 저지했기 때문이다. 결국 정 이사장은 취임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한국거래소 노조 측은 정 이사장이 2번째 진행된 추가 이사장 공모기간에 지원해 느닷없이 이사장 후보로 추천받은 정황을 근거로 그를 ‘낙하산 인사’로 규정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이사장 선임과정에서 유례없는 추가 공모를 실시했는데 이것이 특정 후보가 지원할 수 있게 특혜를 준 것이라는 게 노초 측의 주장이었다. 정 이사장은 결국 하루가 지난 3일에 취임식을 진행했다.
 
▲자료: 금융위원회, 한국증권금융 등 ⓒ스카이데일리
 
관련업계 안팎에서는 취임 초기 정 이사장을 둘러싼 낙하산 논란은 앞으로 그의 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활성화, 거래소 지배구조 재편 등 시급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내부 직원들의 반발 속에서 굵직한 현안들을 발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겠냐는 우려 섞인 반응이 일고 있는 것이다.
 
최근 코스닥 시장은 카카오, 셀트리온 등 ‘코스닥 대어’들이 잇따라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단행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으로부터 점차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정체성을 명확히 구분하고 일정 인센티브를 부여해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지배구조 개편 역시 중요 과제로 평가받고 있다. 거래소 지배구조 개편은 거래소를 지주사로 전환한 후 유가본부, 코스닥본부, 파생 본부 등을 자회사 형태로 분리하는 내용이 골자다. 글로벌 경쟁력 확대를 위한 상장(IPO)에 그 목적이 있다. 이미 미국, 영국 등 금융선진국들은 2000년대에 구조 개편을 완료하고 M&A(인수합병) 등 신사업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문재인 대척점에 놓인 두 정권서 요직 꿰 찬 ‘황금인맥’ 조명
 
정 이사장을 둘러싼 낙하산 논란은 대척점에 놓인 두 정권 하에서 모두 불거져 나왔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진보·보수를 막론한 황금인맥의 주인공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는 ‘권력지향형 줄타기’라는 비판을 낳는 결과로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및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정 이사장은 1962년 부산 출신으로 부산 대동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3학년 재학 중에 27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엘리트로 재무부 기획관리실,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 금융감독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을 거쳤다. 지난 2014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임명됐으며 2015년 12월부터 최근까지 한국증권금융 사장직을 수행했다.
 
정 이사장은 문재인정부 경제 권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서울대 경제학과 81학번 출신이다. 서울대 81학번의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정부 핵심 목표인 경제민주화 정책을 주도하는 ‘실세 중에 실세’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다.
 
▲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5대 사정기관 중 하나인 국세청의 수장 한승희 국세청장 역시 서울대 81학번이다. 한 청장은 행정고시 33기 출신으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 등을 거친 후 지난 6월 국세청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 7월 서울지방국세청장 자리에 앉은 김희철 청장 역시 같은 서울대 경제학과 81학번이다.
 
이외에도 서울대 경제학과 81학번 출신은 금융·경제 관련 요직에 여럿 올라 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 김성하 공정위 상임위원 등이 대표적이다.
 
정 이사장은 재경부 재직 당시 참여정부의 이헌재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으로부터 총애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헌재 전 부총리는 최흥식 현 금감원장을 과거에 감독기구경영개선팀장으로 천거한 인물이기도 하다.
 
문재인정부와 여러 가지 공통분모를 가진 정 이사장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정인 새누리당(현·자유한국당)에서 활동한 이력을 지니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3년 1년 동안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을 지냈다. 이는 한국증권금융 사장 임명 당시 낙하산 논란에 휩싸인 결정적 이유로 거론됐다. 당시 한국증권금융 노조는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결성되기도 전에 정지원 사장으로 내정이 됐다”며 ‘사전 모의설’을 주장했다.
 
정 이사장은 한국증권금융 사장 재임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사를 낙하산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9월 한국증권금융은 임시 주총을 통해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상근감사위원(상임이사)으로 선임했다. 조 전 비서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펜’으로 불리던 인물로 금융경력은 전무했다. 상근감사위원은 내부 회계의 관리현황을 감시하는 역할로 금융에 대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라는 점이 낙하산 논란의 단초가 됐다.
     
▲ 박근혜정부 시절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한국금융증권 사장으로 임명될 당시 노조는 강한 반발을 샀다. 노조 측은 정지원 이사장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수석전문위원 경력을 들어 ‘내정설’을 주장했다. 이후 정지원 이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사를 감사직에 채용해 논란을 불러일으키키도 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국증권금융 ⓒ스카이데일리
 
금융당국 한 고위직 인사는 “정지원 이사장은 과거 박근혜정부와의 긴밀한 관계로 낙하산 논란에 휩싸이고, 이후에도 과정에서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며 “이런 정 이사장이 박근혜 정부와 대척점으로 평가되는 문재인정부 출범 후에도 여전히 승승장구 하자 그의 화려한 인맥과 수완을 높이 사는 시각과 과도한 권력지향 행보로 보는 시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본인·가족 소유 토지 전국 곳곳에 분포…미성년자 자녀 소유 토지도 존재
 
부동산업계 및 고위공직자재산공개 현황 등에 따르면 정 이사장과 가족이 소유한 재산은 토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정 이사장의 배우자 황모 씨는 인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 소재에 2409㎡(약 729평, 6필지)규모의 토지(산)를 소유하고 있다. 올해 공시지가 기준 해당 토지의 시세는 약 27000만원이다.
 
또한 황 씨는 부산 영도구에도 총 2개의 필지를 2546㎡(약 770평)규모로 소유하고 있다. 해당 토지 역시 산이며 공시지가 기준 7000만원 상당이다. 충북제천 대장리 1587㎡(약 480평) 토지, 강원도 철원 청양리 6만4130㎡(약 1만9399평) 토지 등도 황 씨의 소유로 돼있다. 황 씨가 소유 중인 토지의 총 규모는 7만672(약 2만1378평)이며 총 공시지가는 약 1억8000만원이다.
 
뿐만 아니라 정 이사장의 자녀 역시 적지 않은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이사장의 두 자녀는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육단리에 위치한 4개의 필지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해당 토지의 총 면적은 14만429㎡(약 4만2480평)다. 각각 만 20세, 만 14세에 친인척으로 알려진 강모 씨로부터 증여받았다. 해당 토지의 총 공시지가는 약 1억원이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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