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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734>]-NH농협은행(이경섭 은행장)

‘김용환 리스크’ 발목 잡힌 ‘김용환 남자’ 이경섭

실적개선 등에 업고 최초 연임행장 청신호…채용비리 사태에 ‘휘청’

이기욱기자(gw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1-14 00: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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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제의 기둥 중 하나인 조선·해운업은 지난해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이했다. 수주절벽, 국제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조선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와 해운 빅2(한진해운, 현대상선)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들의 위기는 조선·해운업계에 그치지 않았다. 해당 기업에 여신을 제공한 은행들 역시 부실 위험에 내몰렸다. 민간은행들의 경우 조선·해운 여신을 조금씩 줄이면서 그 피해를 최소화 했지만 국책은행, 특수은행 등의 경우 여신을 유지, 확대시키면서 피해를 직격으로 맞았다. NH농협은행(이하·농협은행) 역시 그 중 하나였다. 지난해 1분기 기준 농협은행의 조선·해운업계 여신 규모는 5조원이 넘었다. 때문에 농협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1조60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담금을 쌓는 결과를 맞이했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고 지난해 하반기 바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이경섭 농협은행장이 있었다. 덕분에 농협금융지주 내에서 두 사람의 입지는 더욱 확고해졌다. 김용환 회장은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으며 이경섭 행장 역시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금융권을 휩쓸고 있는 채용비리 문제로 인해 두 사람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이경섭 농협은행장의 내력과 최근 행보, 이에 대한 주변의 평가 등에 대해 취재했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지난해 상반기 농협은행의 위기극복을 진두지휘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51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말 대비 300% 이상 증가한 호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김용환 회장과 관련된 이슈로 인해 이경섭 행장의 입지도 함께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NH농협은행 본점이 위치한 서울 중구 농업협동조합 중앙회 신관 ⓒ스카이데일리
 
이경섭 NH농협은행장의 거취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인한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금융지주 출범 이후 농협은행장 최초로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최근 연이어 불거져 나온 부정적 이슈로 인해 연임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 지고 있다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
 
이 행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국정감사를 통해 황제대출, 부실대출 문제 등을 지적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행장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평가 받아 온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금감원 채용비리’에 연루됐다.
 
대규모 손실 반영 이후에도 호실적 성과…최초 연임 행장 탄생 가시화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이하·농협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규모 호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2분기 농협은행은 조선·해운업 부진으로 인한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빅배스’를 단행했다. 빅배스는 부실자산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해 잠재부실이나 이익규모를 드러내는 회계기법이다.
 
결국 지난해 상반기 농협은행은 3290억원의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빅배스’로 인한 충격을 빠른 시일 내에 극복하는데 성공했다. 바로 다음 분기인 지난해 3분기에 곧장 267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4분기에도 172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전체적으로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엎고 총 1111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개선세는 올해까지 이어졌고 올해 3분기에도 5160억원의 당기순이익(누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 대비 364.45%나 증가한 수치다.
 
농협은행은 단순한 실적개선뿐만 아니라 자산건전성 개선에도 성공했다. 3분기 기준 농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부실채권비율)은 1.13%로 지난해 동기 1.59%에 비해 0.46%p 개선된 수치를 보였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역시 지난해 말 56.93%에서 70.04%로 증가했다. ‘대손충당금’은 미래에 발생할 부실여신을 대비해 쌓는 금액이다.
 
▲ 자료: NH농협은행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농협은행의 빠른 정상화와 호실적 등의 배경에는 이경섭 행장의 영업 전략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행장은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빅배스를 단행한 후 이 행장은 가계대출 확대 등을 통해 소매금융을 강화했다. 또한 연체채권을 적극적으로 회수함으로써 영업비용 감소에도 나섰다.
 
이러한 성과 덕분에 농협은행 안팎에서는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 행장을 두고 ‘농협은행장 최초 연임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특히 농협금융지주 수장인 김 회장의 두터운 신임은 연임 가능성을 더욱 드높이는 요소로 평가됐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금감원 채용비리’ 연루…‘김용환의 남자’ 이경섭도 입지 흔들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승승장구하던 이 행장의 연임 행보에 예상치 못한 적신호가 켜졌다. 금융지주 내 이 행장의 가장 큰 우호 세력으로 평가되던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사태에 연루돼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금감원 채용과정에서 수출입은행 간부의 부탁을 받은 후 금감원 채용 담당자가 예정인원보다 많은 인원을 채용하도록 청탁한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사무실과 자택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복수의 농협은행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2015년 취임 이후 이 행장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조선·해운업 리스크를 극복한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초 농협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 행장을 농협은행장 자리에 직접 앉힌 인물이기도 하다. 이 행장은 김 회장이 농협금융 회장 후보자였던 시절부터 교류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농협금융 부사장이었던 이 행장은 김 회장이 임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업무보고를 수행하며 함께 금융지주의 청사진을 구상하기도 했다.
 
이후 약 9개월 동안 김 회장과 이 행장은 회장과 부사장으로서 손발을 맞춰왔다. 그리고 지난해 초 김 회장은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첫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최측근이었던 이 행장(당시 부사장)을 그룹 내 최고 핵심 요직인 농협은행장에 배치했다. 당시 준수한 경영실적을 보였던 김주하 행장의 연임이 높게 점쳐졌던 만큼 이경섭 행장 선임은 김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 자료: NH농협금융지주 ⓒ스카이데일리
 
이러한 김 회장이 현재 금감원 채용비리 사태로 인해 잔여임기 완주 가능성마저 불투명한 상황에 놓이자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 행장의 연임도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김용환 리스크’ 뿐 아니라 잇따라 제기되는 대출관련 문제들 역시 이 행장의 입지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이 행장은 농협은행이 공무원과 대기업 등에게 특혜 대출을 실시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국정감사에 출석해 강도 높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농협은행에서 1% 미만의 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은 총 1만7768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은행 2만1338명의 83%에 해당하는 수치다. 아울러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농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가장 낮은 100명 가운데 90명은 공무원이고 4명은 공기업 인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역시 이 행장은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2년 연속 증인으로 불려나가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번에도 부적격 대출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농협은행이 2013년 이후 총 5408건, 1057억원 등의 농업정책자금 부적격 대출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공무원, 공기업 재직자, 농협 임직원 등 무자격자가 지원을 받은 경우와 동일 농가가 중복으로 지원을 받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2008년 송도 센트로드 사업 특수목적법인(SPC)인 SD어드바이저에 2000억원을 빌려주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약정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이후 SD어드바이저가 만기일인 2012년 5월까지 빚을 갚지 않아 부실이 발생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협은행은 연체 이후 만기일을 6년(5회)이나 연장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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