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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757>-LG이노텍

“박종석 사장님 직원이 쓰고 버리는 물건인가요”

직원들 “계약직 강제 동원 후 무더기 해고”…사측 “좋은 기회라고 생각”

유은주기자(dwdwdw0720@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2-13 01:3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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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회 각계각층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내용의 청원이 연신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청원은 20만 명 이상의 지지를 얻으면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현 정부 입장을 공식적으로 얻을 수 있어 ‘신(新)신문고’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청원 중에는 기업관련 이슈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LG그룹 계열사 LG이노텍과 관련된 게시물이 여럿 올라와 여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계약이 해지 된 비정규직 직원들의 항의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속속 정규직 직원들까지 나서 회사의 부조리를 폭로하는 상황이다. 직원들의 주장에 대해 LG이노텍 측은 “사실이 아니다”고 맞서 사안은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스카이데일리가 LG이노텍을 둘러 싼 내부갈등과 그 배경을 조명해봤다.

▲ LG이노텍은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 여론이 일어 최고 실적이라는 성과가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 많다. 화살은 수장인 박종석 사장을 향하고 있다. 사진은 LG이노텍 본사가 위치한 LG서울역빌딩 ⓒ스카이데일리
  
LG이노텍이 연초부터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16년부터 생산직 사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성과연봉제, 지난달 계약직 사원들의 무더기 해고사태 등에 따른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다.
 
LG이노텍 직원들은 회사 내부의 강압적 조직문화와 직원들이 아닌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어용적 성격이 짙은 노조의 행태를 지적하고 나섰다. 창업주 때부터 정도경영을 고집해 온 LG그룹의 성격과도 위배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비판의 화살은 수장인 박종석 사장을 향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들끓는 사내 여론과 달리 사측은 직원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 사안은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LG이노텍 측은 내부 직원들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제조대기업 최초 생산직 성과연봉제…“오픈테이블 감시받으며 동의투표…공산당 수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지난 2016년 생산직 현장사원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대기업 제조사로는 최초였다. 성과연봉제가 도입된 후 직원들 평가는 관리자급에서 이뤄지고 있다. 최고 S등급부터 A~D등급까지 차등 적용된다.
 
C·D등급을 받은 하위 10%의 직원들은 이듬해 연봉이 동결된다. 평가는 성과 70%, 역량 30%로 각각 구성된다. 반장·계장 등 감독자급의 경우 맡은 조직의 목표 달성과 구성원 역량육성 등으로 평가 내용이 구분된다. 일반 직원들의 경우 생산성·품질·개선제안활동 등이 평가 대상이다.
 
▲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LG이노텍 정규직 계약직 직원들의 청원글이 여럿 올라와 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쳐화면]
  
LG이노텍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임금과 직결된 이 같은 평가제가 갈등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주장이 많다. 유사한 수준의 노동강도를 바탕으로 유사한 결과를 도출하는 생산현장에서 특정 직원이 뛰어나거나 혹은 뒤처지기 힘든 구조라는 주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위 입맛에 맞는 직원들만이 혜택을 받게 되고 자연스레 회사 분위기는 사실상 군대나 다름없는 서열 문화가 형성돼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LG이노텍 내부 직원은 “생산량을 비롯해 개선·안전제안 등은 부서마다 반장들이 정하는 것이다”면서 “각 항목 별 점수가 어떻게 되는지 채점은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될 방법이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그는 “평일에 연차를 사용할 경우 벌점에 처해지는 가하면 말도 안 되는 지시를 따르지 않아 감점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LG이노텍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도입은 임금을 덜 지불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평가에 대한 공정성을 높이는 취지다”며 “직원이 평가결과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이의신청제도를 통해 적극적인 의사개진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앞서 LG이노텍은 성과연봉제 도입 과정에서 C·D등급의 경우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결정해 특정 직원의 고과를 고의로 낮게 줄 수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직원들은 이 역시 ‘말 뿐이다’는 반응이다. 사내에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개진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 유명무실한 제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LG이노텍 직원들은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금과 직결된 평가체계가 변경되는 중차대한 사안임에도 도입 직전에 통보를 받은 것이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노동조합에 대해 반발심을 드러내는 직원도 상당했다.
 
LG이노텍 직원들에 따르면 노조는 줄곧 어용적 행태를 일삼아 왔다. 어용노조가 구축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LG이노텍 노조투표는 가림막이 없는 열린 공간에서 감독관의 감시 하에 치러진다. 노조위원장 투표의 경우 대대로 입후보 한 1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찬·반을 택하는 방식이다.
 
만약 반대를 의사를 표시할 경우 관리직에 그래도 보고된다. 실제 질책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LG이노텍 직원들은 이러한 노조투표는 사실상 공산당과 다름없는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입사 전부터 이어져 온 관행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귀띔했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LG이노텍 측은 직원들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이곳 관계자는 “성과급제가 도입되기까지 2년 동안 노사 간 충분한 의견 조율시간을 거쳤다”며 “사전에 노조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설명회도 여러 차례 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성과급제 도입으로 직원들의 임금이 줄어들거나 그런 부분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조투표 시 철저히 비밀투표가 진행되도록 가림막을 설치하는데다 가끔 지자체에서 선거에 필요한 선거 물품들을 빌려올 때도 있다”며 “투표날에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든지 반대표를 찍었다고 불이익을 주는 행동 등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원들 “쓰고 버리는 고용행태에 배신감” vs 사측 “성수기만 인력 필요, 단기계약 불가피”
 
LG이노텍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이른바 ‘감탄고토’식 채용방식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게 일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지난해 6월 경북 구미공장 계약직 충원 과정에서 정규직 직원들에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는 억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놓은 뒤 의무적으로 추천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한 직원은 “업무강도가 높고 고용보장 마저 불분명한 상황에서 쉽사리 주변 지인들에 추천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계장·반장 등 관리자급이 전면에 나서 압박하고 인사팀마저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는 엄포를 놓는 통에 어쩔수 없이 지인을 추천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당시 채용된 계약직 직원은 1000여명에 달했으나 지난달 기간만료에 따라 일괄 퇴사처리 됐다.
 
계약해지를 통보받은 한 근로자는 “급하니까 면접도 안 보고 뽑을 땐 언제고, 필요가 없어지니 1000여명을 무더기로 내보냈다”며 “LG이노텍과 박종석 사장에게 쓰고 버리는 물건 취급당한 기분이다”고 성토했다. 이어 “계약 연장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힘들어도 참고 버틴 근로자들 대부분이 강한 배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LG이노텍 관계자는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사회경험도 쌓을 수 있는 기회라 여겨질 정도로 좋은 일자리였다”며 “개인적으로도 사촌동생에게 추천했을 정도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만큼 좋은 기회로 판단돼 추천을 권고한 것뿐인데 직원들이 왜곡해서 받아들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아울러 그는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대상에 간헐적 근무 대상자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업무 특성상 3·4분기에만 일이 많은데 계약직을 다 정규직화 하면 1·2분기에 일이 없어 직원들은 놀아야하고 그렇게 되면 회사가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계약직 직원의 경우 처음부터 단기 근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계약을 하기 때문에 기간이 끝나서 해지됐을 뿐인데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 당했다고 하니 회사에서도 당황스럽다”며 “계약직이지만 중간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접 고용하고 정규직과 똑같은 복지혜택과 임금을 제공하는 등의 대우를 제공해 왔다”고 부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LG이노텍의 성과도 빛이 바랬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액(연결) 7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3년간 LG이노텍의 매출액은 △2015년 6조1381억원 △2016년 5조7546억원 △지난해(잠정) 7조6414억원 등이었다. 각 해 영업이익·순이익 역시 흑자를 유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2965억원의 영업이익과 1748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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