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FC 무대에서 다른 선수와 경기를 할 때 비록 기절할 지라도 제 스스로 탭(포기 사인)을 치는 건 죽기보다 싫어요. 판정패를 당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경기 도중 탭을 치는 건 자존심 상 허락치 않더라고요. 2년 안에 제 체급에서 챔피언이 되는 것을 목표로 오늘도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어요”
종합격투기 무대인 로드FC에 데뷔한 지 3년차에 접어든 최원준 선수(29)는 ‘해머링맨’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펀치 한방 한방이 망치로 두드리듯 묵직하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별명이다. 중학교 시절 처음 태권도로 격투기계에 뛰어든 그는 뛰어난 발차기를 주무기로 펀치력 또한 일품인 선수로 평가된다.
경기 도중 스스로 포기하는게 죽기보다 싫다는 최원준 선수는 팬들 사이에서 이른바 ‘전사의 심장’을 가진 파이터로 통한다. 경기가 시작되면 상대가 누구든 물러서지 않고 난타전을 펼치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짜릿한 쾌감과 동시에 목표를 위해 두려움도 불사해야 한다는 교훈도 얻게 된다고 한다.
태권도로 다져진 격투실력…화끈한 경기력으로 비상의 날개짓
최원준 선수는 학창시절 태권도를 접하면서 기본기를 다졌다. 태권도 명문으로 잘 알려진 한성중·고등학교 선수 출신기도 한 그는 20살이 되던 해 격투기계를 잠시 떠나 있었다. 하지만 격투기와의 이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약 4년 후인 2014년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격투기라는 사실을 깨닫고 종합격투기에 발을 들였다.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태권도를 했는데 당시 주변에서 잘한다는 칭찬을 자주 들었죠. 그러다 20살 이후 운동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이것저것 했는데 영 신통치 않았어요. 그 때 제가 가장 잘하는 분야가 운동이란 걸 깨달았죠”
2014년 아마추어 무대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최원준 선수는 신예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다. 로드FC 웰터급(77kg)과 78·85·90kg 등 다양한 체급에서 6전 전승을 기록했다. 프로로 전향한 후에도 그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데뷔전 ‘로드FC 영건스26’ 미들급 선수로 출전해 1라운드 1분5초 만에 KO로 승리를 장식했다.
“아마추어 선수 시절 치렀던 경기에서 서브미션(관절을 꺾어 항복을 받아내는 기술)으로 2KO, 타격으로 3KO 등 생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프로로 전향하게 됐죠. 선수마다 각자 스타일이 있지만 저 같은 경우엔 상대방의 펀치를 유도한 후 허점이 생겼을 따 결정타를 날리는 방식을 선호해요. 프로로 데뷔한 첫 경기도 제 스타일로 KO를 거뒀죠. 당시 경기가 지금까지 치른 경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프로 데뷔 첫 경기에서 승리를 따냈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후 연달아 2연패를 기록하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프로로 데뷔했지만 어린 자녀를 책임져야하는 탓에 일과 운동을 병행하다 보니 몸 관리에 실패한 게 결정적 이유였다.
“프로선수라고는 하지만 당시 경기로 얻는 수입은 전무 하다시피 했죠. 아이들은 하루하루 커 가는데 돈이 없다보니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운동하는 식으로 일과 운동을 병행해야 했어요. 공사현장 일용직부터 아르바이트까지 함께 하다보니 경기에 임하기 전까지 몸 관리를 제대로 못했고 결국 패배하고 말았죠”
최원준 선수는 최근 그동안의 부진을 딛고 다시 비상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로드FC 영건스37’에 헤비급으로 출전해 1라운드 52초 만에 TKO 승을 거뒀다. 더욱이 올해 3월부터 후원을 받기 시작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면서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열악한 경제 여건 딛고 파이터 의지 활활…“가족의 응원 덕분이죠”
최원준 선수는 그가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가족을 꼽았다. 공과금 낼 돈조차 없을 정도로 열악한 경제적 여건 탓에 운동을 그만둘까 고민했을 때 그를 잡아준 건 다름 아닌 그의 아내였다. 그리고 두 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겠다는 책임감도 지금의 그를 있게 했다.
“제가 지금까지 종합격투기 선수로 활동할 수 있었던 건 아내 덕분이죠.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처음엔 아내와 많이 싸웠어요.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데 종합격투기로 돈을 벌 수 있냐는 게 아내의 불만이었죠. 아내에게 너무 미안했죠. 운동에 미련이 많았지만 운동을 관둬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도 했었죠. 그 때 아내가 저를 잡아줬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해줬죠”
최원준 선수는 다행히 가장 최근 경기에서 승리를 거머쥔 덕분에 프로파이터로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최원준 선수의 가능성을 엿보고 후원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생활비 등 경제적 부분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아침부터 밤까지 운동에 전념할 수 있게돼 지금은 미들급 챔피언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2년 안에 로드FC 미들급 챔피언 타이틀을 따는 것이 가장 빠른 목표에요. 최근 활약하고 있는 황인수 선수나 양해준 선수와도 붙어보고 싶어요. 종합격투기 선수로서 인지도를 쌓고 활약한 뒤엔 제 이름을 건 체육관을 만드는게 최종 목표에요”
[임현범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