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구원투수로 투입된 김종호 회장이 리더십 부재 논란에 휩싸였다.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에서 생긴 채권단과 노조와의 갈등을 효과적으로 조율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며 ‘자리보전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금호타이어 노사는 채권단이 요구한 경영정상화 합의 데드라인을 몇 시간 남겨둔 상황에서 극적으로 합의를 도출했다. 이어 지난 1일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매각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결과는 총 2741명(91.8%)의 조합원이 투표에 참여해 1660명(60.6%)이 해외매각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노조와 채권단과의 갈등은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아 주목된다. 김종호 회장을 둘러싼 잡음이 대표적이다.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를 위해 투입된 김종호 회장은 누구보다 금호타이어의 사정을 잘 알면서도 정작 중요한 순간에 갈등을 봉합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금호타이어 노조가 협상 과정에서 김 회장이 아닌 채권단과 직접 접촉하는 모습을 보여 ‘김종호 패싱’에 대한 우려감도 고조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운명 짊어진 옛 금호맨…기업 존폐 결정된 상황에서 ‘몸사리기’ 논란
김 회장은 약 40여년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몸담은 대표적인 ‘금호맨’으로 유명하다. 중앙고와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 회장은 지난 1976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했다. 이후 금호타이어 영업총괄담당 부사장, 아시아나IDT 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09년 금호타이어 사장으로 부임했다. 그가 사장을 역임하는 과정에서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에 넘어갔다.
이후 2012년 사장직을 내려놓고 금호타이어 고문 직함을 단 김 회장은 지난해 10월 경영위기 극복의 해결사로 지목되며 회장 직함을 달고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당시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내부 사정에 밝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니 그룹 회장과는 거리가 있는 김 회장이 금호타이어 수장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김 회장은 취임 직후 엄청난 부채를 안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광폭 행보를 전개했다. 한동안 금호타이어를 떠나있던 조재석·전대진 부사장 등을 다시 회사로 불러들여 다양한 스포츠마케팅 전개 및 중국 시장 공략에 힘을 실었다.
지난 1월부터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외부 자본 유치를 추진했으며 이 과정에서 금호타이어 노사는 자구안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매각 반대를 주장하며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돌입했다. 지난달 2일 금호타이어 노조 간부 3명이 해외 매각 반대를 부르짖으며 무기한 고공농성에 돌입했으며 이후 지난달 14일 총파업을 진행했다. 지난달 20일과 24일에도 광주·곡성 공장 조합원을 중심으로 다시금 총파업에 돌입했다.
채권단도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달 30일까지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사간 합의를 도출해야한다고 요구했으며 만약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자율협약 중지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채권단과 노조 간에 팽팽한 갈등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김 회장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김 회장은 금호타이어 노조를 설득하기 위해 수차례 광주를 방문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으며 지난 30일 노사 합의 도출 직전까지 채권단에게 협상의 주도권을 넘기는 모습을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금호타이어 노조가 김 회장 등 사측이 아닌 채권단과 직접 소통을 요구하는 행태를 보여 ‘김종호 패싱’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다.
분위기·갈등 수습 등 미해결 숙제 산적, 흔들리는 김종호 리더십
관련업계 안팎에서는 해외매각 과정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해 리더십 논란에 휩싸인 김 회장은 앞으로의 행보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외기업 매각이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새로운 주인과 노조와의 사이를 원만하게 조율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그리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로 금호타이어 노조는 더블스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고용보장 및 공장폐쇄 우려 때문이다. 더블스타는 투자조건으로 금호타이어의 고용을 3년간 보장하기로 했으며 5년간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5년 뒤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떠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여전히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타이어 노조와 일반직 간의 갈등 봉합도 김 회장의 숙제로 지목된다. 앞서 일반직 직원들이 공개적으로 해외매각을 지지하면서 금호타이어 내부에 노노갈등이 빚어졌다. 이외에도 지난해 1596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중국공장의 정상화, 재무구조개선 등도 김 회장이 해결해야할 숙제로 꼽힌다.
한편, 최근 김 회장이 리더쉽 논란에 휩싸여 주목을 받으면서 그의 부동산 재력에도 새삼 이목이 쏠린다. 김 회장은 지난 2011년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자이아파트 한 호실을 매입했다. 김 회장이 소유한 방배자이아파트 한 호실은 공급면적 218㎡(약 66평), 전용면적 194.92㎡(약 59평) 등의 규모다. 현재 시세는 약 17억원에 달한다는 게 인근 부동산의 설명이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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