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중심의 가치를 유지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와의 상생까지 도모해 온 신세계그룹의 친노동 행보가 호응을 얻는 분위기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을 주축으로 임직원들의 소중한 꿈이 실현되는 일터를 만들겠다는 기지를 내걸고 다양한 친노동 경영을 펼쳐왔다. 쇼핑을 즐기는 시대를 선도한다는 정 부회장의 이념이 최전선에서 고객을 대면하는 직원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게 재계 안팎의 평가다.
이러한 평가가 나오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올 1월 1일부터 도입한 주 35시간 근무체계다. 신세계그룹은 재계 최초로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1일 7시간, 5일 35시간 근무체계를 도입했다. 도입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의 양극화 지적과 노동강도 및 실소득 감소를 우려하는 안팎의 잡음도 들렸으나 하나 둘 문제점을 해결해나가면서 주변에 귀감이 되는 경영 사례로 점차 연착륙하는 모습이다.
생산성 키운 35시간 노동정책…“해 뜨고 출근, 해 지기 전에 퇴근”
어제(10일)는 신세계의 주 35시간 근무제도가 도입된 지 정확히 100일 되는 날이었다. 신세계그룹 직원들은 지난 100일 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물론 진통도 따랐지만 대게 긍정적인 효과들이 빛을 발했다는 게 직원들의 공통적인 답변이었다.
이마트에서 근무한다는 박 모(33·남) 대리는 “근무시간은 단 한 시간 줄었으나 효율적인 측면에서는 그 이상의 효과가 있다”며 “5시30분이면 회사 컴퓨터가 자동으로 종료될 뿐만 아니라 회사로부터 ‘수시로 야근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며 잦은 야근은 각 개인은 물론 부서장들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지침을 받게 되면서 근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35시간 근무체계를 시행한다고 했을 때 초기에는 직원들 사이에서 여러 말들이 나온 것은 사실이다”면서 “하지만 막상 도입된 후에는 단기간 내 모든 업무를 마치려다보니 의도하지 않았지만 집중도가 높아졌고 이제는 35시간 근무체계에 맞춰 일정관리를 하게 돼 어느 정도 정착단계에 진입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신세계그룹의 핵심사업인 백화점 종사자 최 모(34·여) 과장은 “절반 이상은 잡음으로 가득했던 회의가 굉장히 타이트하게 요점만 논의하는 장으로 변했다”며 “처음에는 해가 지기 직전에 퇴근길에 나서다보니 상당히 어색했는데 점차 길어지는 해 만큼 석양을 보며 퇴근하는 것에 적응이 돼 갔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저녁이 길어지게 되니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고 자기 계발도 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관련 제도의 정착을 위해 2년여 간 TF팀을 가동하고 백화점 운영시간까지 손댄 신세계 측은 애초부터 직원복지보단 생산성향상이 목적이었음을 밝힌 바 있다. 단순히 근로시간만 단축될 경우 경쟁력약화가 우려될 수 있기에 시간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업무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제반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복안이었다.
실제 이 같은 계획에 따라 회의시간을 1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오후 5시30분에 컴퓨터를 강제 종료시키는 방안 등을 담은 규칙을 계열사에 배포했다. 또한 업무 속도를 내기 위해 전자문서시스템도 개편했다.
무엇보다 임원들이 회사의 결정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주 금요일 오전 7시부터 장시간 진행했던 임원회의 시작 시간대를 오전 9시로 늦추고 한 시간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하고 있다. 변화는 빨랐다. 이마트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본사 근무자들의 야근률은 32%였으나 지난 1월부터는 0.3%수준에 머물렀다.
근로시간 줄었지만 임금 유지…이마트·백화점 할인 등 폭 넓은 직원복지 혜택
근로시간 감축에도 불구하고 주 40시간 근무 때와 동일한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은 그동안 다양한 복지혜택을 바탕으로 근로자들에게는 만족감을,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선망을 심어줬다. 다양한 소비재사업을 영위 하는 신세계그룹은 내부 직원들에게 할인 등 각종 혜택을 부여 중이다.
매년 근로시간 등에 견줘 제한된 한도 내에서 백화점(신세계)·대형마트(이마트) 할인 혜택을 부여해준다. 기타 계열사 상품 구매 때는 한도 없는 할인이 제공된다. 가장 만족도가 높은 것은 역시 구매빈도가 높은 커피다. 국내 스타벅스 사업을 일임하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계열사로 둔 신세계그룹은 임직원은 물론 배우자까지 커피할인 혜택을 제공해준다.
원활한 할인 등을 위해 신세계그룹은 시중은행 및 카드사들과 연계해 임직원들만이 가입·사용이 가능한 체크·신용카드도 발행 중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직원들과 배우자에 커피 한 잔 당 500원을 할인해주고 있으며 삼성카드의 경우 퇴직자에게도 직원들 절반 수준의 할인혜택을 꾸준히 제공 중에 있다.
이러한 혜택 부여는 구직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진행된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 현장에서도 구직자들을 향해 소문으로만 떠돌던 혜택의 진위여부를 묻는 이들이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발표된 잡코리아가 구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CJ그룹, 삼성그룹, SK그룹, LG그룹 등에 이어 구직자들이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집단 5위에 선정됐다. 재계서열 11위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될 만한 대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도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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