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유기동물 ‘안락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유기동물 보호예산 확대, 안락사 유예기간 연장 등 제도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각 유기동물보호센터(이하·보호센터)에서 이뤄지는 유기동물의 자연사와 안락사 비율이 증가하는 데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 부실이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기동물 매년 10만마리 발생…보호센터 내 자연사 증가세
전국의 실시간 유기동물 통계정보를 제공하는 ‘포인핸드’에 따르면 보호센터에 접수된 유기동물의 개체 수는 지난 2016년 8만8636마리에서 2017년 10만1070마리로 조사돼 처음으로 10만 마리를 넘어섰다. 올해는 지난 1월 1일부터 5월 18일까지 3만6792마리로 나타나 이 같은 추세라면 10만 마리를 넘길 것이 예측되고 있다.
개와 고양이 등 유기동물들은 보호센터 내에서 보호, 입양, 반환, 자연사, 안락사, 방사, 기증 등의 방법으로 처리된다. (△‘보호’는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보호 △’입양’은 새로운 가족에 입양 △‘반환’은 원래 주인에게 반환 △‘자연사’는 유기동물 보호소 등에서 질병으로 죽는 경우 △‘안락사’는 고통을 덜어주거나 개체 수 조절을 위해서 약품 등으로 안락사 되는 경우 △‘방사’는 고양이에 한해 취해지는 조치로 길거리로 다시 돌려보내지는 경우 △‘기증’은 기관이나 단체 등에게 보내지는 경우를 뜻한다.)
주목할 점은 보호센터 내 유기동물의 입양 비율의 감소, 자연사 비율 증가, 안락사 비율 정체 현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입양 비율은 지난 2015년 34.7%에서 2016년 31.1%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 29.1%에 그쳤다.
반면 보호센터에서 질병 등의 원인으로 자연사 한 비율은 2015년 21.6%에서 2016년 25.2%, 2017년 25.8%로 나타나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안락사 비율은 2015년 19.5%, 2016년 20.2%, 2017년 19.2%로 조사돼 20% 선에서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동물보호 관련 전문가들은 유기동물 자연사 비율이 매년 증가하는 원인으로 정부의 감시 소홀을 지적하는 가운데, 안락사 비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 10일에 불과한 안락사 유예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 놓고 있다.
지자체 90%, 유기동물 보호 민간위탁…관리·감독은 부실
동물보호법 제15조 제1항은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은 (유기)동물보호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동조 3항에 “기준에 맞는 (민간의) 기관이나 단체를 (유기)동물보호센터로 지정할 수 있다”는 위임 규정을 두고 있다.
현행법 상 유기동물 관리 책임은 지자체이지만, 대부분 민간에 위탁하고 있다. 반면, 민간위탁기관에 대한 지자체의 관리·감독은 부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동물권단체 케어’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전국 지자체 유기동물 보호소 진단과 제안’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유기동물보호센터는 총 282곳으로, 이 중 동물병원이 보호센터로 지정된 곳은 191곳, 보호센터 기능으로 등록된 곳은 91곳으로 나타났다.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보호센터는 31곳으로 전체의 11%에 불과했고, 나머지 251곳은 민간위탁 운영시설로 조사됐다.
지자체의 관리·감독 실태를 보면, 1년에 2~9번 담당공무원이 방문한 보호센터는 123곳(43.6%), 1년에 10~29번 방문한 곳은 100곳(35%)에 불과해 유기동물에 대한 지자체의 실태 파악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보호법 제20조 제1호에 따르면, 유기동물은 공고한 날로부터 10일 이상 소유자가 파악되지 않는 경우 자치단체로 소유권이 이전되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안락사 처리가 가능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고기간 이후 1주일 이내 안락사 처리한 보호센터는 48곳(17.0%), 1주일~30일 미만은 104곳(36.9%)으로 조사돼, 전체 보호센터의 절반 이상이 공공기간 후 한 달 이내에 유기동물을 안락사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90일까지 기다린다는 보호센터는 66곳(23.4%)으로 조사됐다.
정인화 의원, 공고기간 연장 법안 제출…동물보호단체, “관련 예산 늘려야”
단기간에 이뤄지는 유기동물에 대한 안락사 방지를 위해 유기동물 공고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법률안이 제출됐다. 정인화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일 시·군·구의 유기동물에 대한 소유권 취득 시기를 현행 10일에서 15일로 늘리고 분양·기증을 위한 5일 이상의 공고 의무기한을 설정하는 내용이 담긴 동물보호법 개정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 의원은 “매년 수천마리의 유기동물이 원 소유주에게 인도되거나 분양 또는 기증되지 못하고 안락사 되는 실정이다”며 “안락사를 통해 희생되는 유기동물의 수를 최소화하고 원 소유주 인도나 분양·기증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법률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박애경 한국애견협회 사무총장은 “공고기간이 원래는 30일로 규정돼 있었지만 예산 부족의 이유를 들어 지난 2008년 10일로 단축이 된 것이다”며 “반려동물을 잃어버린 견주가 충분히 반려동물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10일은 턱없이 짧기 때문에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유기동물의 자연사 비율 증가와 관련해 “반려동물 생산업의 경우 이미 상당한 수준의 시설 기준으로 규제가 되고 있지만 정작 보호센터에는 이 같은 시설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최소한 반려동물 생산업 수준의 시설 기준이 각 보호센터에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국 팀장은 “각 지자체에서 유기동물 보호센터에 책정한 예산이 매우 적다는 점이 문제이기 때문에 예산을 늘려 시설 을 확충하는 필요하다”며 “유기동물 자체를 줄이려는 노력을 통해 사회 인식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엽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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