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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158>]-표준수가제 법률안 발의

선거 앞둔 정치권, 동물병원 표준진료비 도입 착수

정재호 의원 법안 제출·출마자들 공약 러시…수의사들 강력 반발

이경엽기자(yeab123@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4-28 01: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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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정재호(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발의한 수의사법 개정안을 놓고 찬반논란이 거세다.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수가제를 주요한 내용으로 하는 이번 수의사법 개정안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표준의료가격을 정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동물병원 ⓒ스카이데일리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을 주 골자로 법률안이 발의되면서 표준수가제 찬반 논쟁이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에까지 번졌다.
 
정재호 의원 등 국회의원 10명은 지난 18일 동물병원 진료항목에 표준 진료비를 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수의사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소관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회부됐다.
 
동물병원 표준진료비 법안 국회 제출, 논의 본격화
 
정재호 의원 등은 개정 이유에서 “1999년 이전의 동물병원 진료비는 시·도지사의 인가를 받아 수의사회에서 진료비 수가를 정하도록 했었다”며 “동물병원들의 가격 담합을 막고 자율 경쟁을 통해 진료비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해당 조항을 삭제한 후 현재는 동물병원에서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동물 진료비에 대한 수가제가 폐지된 이후 이를 대체할만한 적정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동일한 진료임에도 불구하고 동물병원마다 상이한 진료비 결정으로 소비자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수의사법 개정안은 제20조의3에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동물의 질병, 부상, 출산 등과 관련한 진료와 치료를 위해 진찰·검사, 약제(藥劑)·치료재료, 처치·수술,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에 해당하는 사항에 대하여 표준진료비를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동물병원협회 “진료비 오히려 저렴…유기동물 발생 무관” 반발 
 
 
▲ 정재호 의원은 1999년 이전의 동물병원 진료비는 시·도지사의 인가를 받아 수의사회에서 진료비 수가를 정하도록 했지만 지금은 동물병원에서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다며 이 탓에 반려동물 의료비가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회의 모습[사진=뉴시스]
 
‘수의사법 개정안’ 발의 소식이 알려지자 수의사계의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 동물병원협회는 지난 20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언급하는 ‘동물병원 진료비는 비싸다’, ‘고가의 동물병원’ 등의 이야기는 일부에 국한된 이야기다”며 “오히려 많은 동물병원들이 고객 유치를 과도한 가격경쟁을 벌인 탓에 진료비가 낮아져 전체 동물병원 경영 악화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의 동물병원 진료비는 OECD 국가 중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한다”며 “일본, 중국, 대만, 태국, 싱가포르보다 우리나라의 동물병원 진료비 부담이 적기 때문에, 해당 국가 교민들은 동물 진료 및 조제를 받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병원협회는 ‘동물병원 진료비가 비싸므로 유기동물이 발생한다’는 주장에 대해 “지난 2015년 서울시에서 발생한 유기동물 3666마리를 조사한 결과, 5년령 이하의 동물이 65%를 차지했고 건강이 양호한 동물이 92%에 달했다”며 “늙고 병든 동물이 버려진다는 것은 선입견이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병원 진료비가 비싸서 동물이 버려진다는 사회적 통념은 잘못되었으며 일부 보호자의 충동적인 입양과 동물 행동에 대한 교육 부재가 유기동물 발생의 근본 원인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물진료비 표준수가제가 위헌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는 정부의 보고서 역시 쟁점 사안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반려동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소비자 진료비 부담 완화 방안연구 보고서’에서 동물병원 진료비 수가제와 진료비 공시제는 수의사의 직업수행 자유를 제한하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또 “국회가 동물병원 수가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수가제의 범주 내에서 수의사의 직업행사 자유를 고려하고 존중하는 규정을 마련해야한다”며 “그럴 경우 수가제는 최소 침해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위헌소지를 없애기 위해 △다빈도로 시행되는 진료에 대해서만 수가제 시행하는 이른바 ‘일부 수가제’ △수가제가 적용되지 않는 예외를 폭넓게 두는 방법 △수의사의 진료에 소요되는 시간·노력 등 업무량, 인력·시설·장비 등 자원 등을 고려해 수가에 차이를 반영하는 방법과 △수가의 3배 이내에서 동물병원이 자체적으로 진료비를 책정하는 방법 등 4가지의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지방선거 후보자들 표준진료비 도입 공약 줄이어 
 
 
▲ 수의사들은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동물병원 진료비는 OECD 국가 중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동물병원들 ⓒ스카이데일리
 
수의사계의 반발과 달리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동물병원 표준 진료비 도입을 공약하는 출마자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반려인들 사이에서도 찬성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정치권에서 표준수가제 도입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작년 5월 대통령 선거 때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반려동물 보호자 부담 완화를 위한 진료체계 개선’의 일환으로 표준 진료비 제도 도입을 약속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6·13지방선거에서도 동물병원 수가제의 도입을 통한 동물병원비 부담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후보의 숫자가 적지 않다”며 “이들 후보들은 반려동물 보호자 표심을 잡기 위해 공약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를 찾아 동물병원 진료비 사전고지제·적정진료비 공시제 도입을 등 반려동물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안 후보는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여러 가지 비용이 든다”며 “그 중에서도 특히 의료비가 병원마다 많이 다른데 전반적으로 비용을 낮추겠다”고 설명했다.
 
동물병원 표준 진료비 도입에 대한 반려인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작년 5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실시한 ‘2017 반려동물 양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의 80.6%가 표준수가제 도입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동물진료비 표준수가제 법안을 대표 발의한 정재호 의원은 “반려인의 진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동물병원의 바가지 행태를 근절할 필요가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을 성장시키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동물병원 표준수가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엽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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