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대(對)여당 공세가 본격화 된 분위기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공세를 주도하는 가운데 당내 강경파 의원들과 바른미래당까지 가세하면서 확전 양상을 띠고 있다. 투쟁전선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드루킹 특검 △기무사 문건 △북한 비핵화 △최저임금제 △세법 개정 등 핵심 전선과 함께 최근에는 △북한 석탄 의혹 △김정은 1년 내 비핵화 약속 등 새로운 대여 전선이 하나 둘 구축되고 있다.
초반 수세에 몰렸던 ‘계엄사 문건’과 관련해서도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도 기무사가 대응문건을 만들었다’며 동시조사를 촉구하는 등 맞불 작전을 넘어 공격태세를 취하고 있다. 드루킹 특검의 수사 기간을 연장하고 국정조사 실시를 주장하는 등 여당과의 모든 충돌 지점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다분하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다부진 공격과 동시에 보수파 결집 시도…“잘하면 2020총선 해 볼만하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이 당 쇄신을 위해 영입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는 강경파의 목소리에 묻혔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당 지지율 역시 18%대에서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은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대여 공세를 강화 할수록 보수파 결집이 속도를 낼 것이란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내 친박계 등 비주류의 준동을 사전 차단하는 이중 효과도 거둘 것으로 분석된다.
김 원내대표는 8일 “기무사 문건 보고경위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유출경위다”며 “대통령 판단 이전에 면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하고 기무사 문건 유출과 관련된 국정조사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고 피력했다.
김 원내대표는 공세의 타깃을 여권 및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 전환하고 직접 공격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드루킹과 함께 경공모 활동을 한 사람의 제보내용이다”며 “‘일요열린지구방’이라는 대화방에 ‘절대로 문재인 정권 관련 티내서 안된다’, ‘문 대통령 모르려고 하는거 아니다’, ‘우리 기대는 크다’, ‘우리가 실패하면 문재인 죽는다’ 등의 내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도 과연 드루킹 모른다고 할 것인지 답해주길 바란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아울러 김 원내대표는 “원산지를 속여서 반입된 북한산 석탄이 국내에 유통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 아무런 조치취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시원하게 이야기 해줘야한다”며 거듭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김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3일에도 “기무사 문건의 작성 경위와 유출 경위에 대해서 국정조사를 추진해 갈 것이다”며 “2004년 문건이든 2016년 문건이든 그것이 왜 만들어졌고 어디까지 실행하려 했는지 그런 비밀 문건들이 어떻게 유출됐는지 철저하게 규명 돼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기무사 문건이 쿠데타 문건으로 부풀려지고 급기야 자유한국당을 내란 공범으로 몰고 가려는 정치적 기획과 공작의혹이 짙다”고 말해 공세수위를 높여 갈 것임을 시사했다.
자유한국당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송영무 국방부 장관, 이석구 전 기무사령관,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등 4명을 공무상기밀누설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상태다.
당 대변인들도 연일 김 원내대표 엄호사격에 나서고 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7일 “특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둘러싼 의혹들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가고 있다”며 “드루킹 댓글부대의 운영자금도 연간 11억원을 수년 동안 지출했다고 하는데 이 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공세 범위를 확대했다.
같은 날 홍지만 대변인은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1년 내 비핵화를 약속했는지에 대한 확인요청을 청와대가 깔아뭉개고 있다”며 “당당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문재인 정부 군기문란 진상규명 TF’ 단장을 맡고 있는 백승주 의원, 김진태 의원 등도 대여 공세의 선봉에 나서고 있다.
바른미래당 가세로 대여 투쟁 확전…김병준 노선투쟁 좌초 위기
바른미래당이 ‘드루킹 특검’ 수사기간 연장과 기무사 문건유출 조사를 요구하고 나선 것도 자유한국당의 대여 공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민주당 인사들의 특검수사 흠집 내기가 도를 넘었다”며 “민주당이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특검수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사기간이 충분하지 못하다면 수사기간을 연장해서라도 모든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자유한국당과 한 목소리를 냈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5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노무현 정부 당시 작성됐다는 계엄문건 의혹 역시 확실히 밝혀내야 한다”며 자유한국당 주장과 궤를 같이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의 대여 투쟁이 확대되면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의 존재감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국가주의’로 규정하며 여권과의 노선 차별화에 나섰지만, ‘드루킹 특검’ ‘기무사 계엄령’ 등 굵직한 이슈에 밀려 빛이 바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대여 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당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리얼미터 조사결과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올해 1월 첫째 주중 17.8%를 기록한 이후 △2월 18.7% △3월 18.6% △4월 20.1% △5월 17.9% △6월 18.5% △7월 19.2% △8월 18.4% 등으로 각각 조사됐다.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지난 7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국민들의 시선이 여전히 차갑다는 애기다”며 “차가운 시선이나 냉소를 당 혁신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당 전체 이미지가 정당 지지도에 영향을 미친다”며 “좀 더 복합적인 고민들을 하라는 국민적 메시지라고 읽는다”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장기적 담론인 국가주의 논쟁은 접어두고 현안에 대한 대여공세에 합류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총력투쟁 아니면 죽는 수밖에 없다”며 “대여 공세를 계속하다보면 현 정부와의 대결 프레임이 만들어질 것이고 그렇다면 2020년 총선도 비관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다”고 피력했다.
국회 고위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이 과거 ‘치고 빠지기’ 전략에서 지금은 ‘전면전’, ‘총공세’로 전환한 것은 확실하다”며 “수세에서 벗어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의 1대1 구도를 만들기 위한 최선의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성태 원내대표는 비대위 체제를 내년까지 유지하면서 대여 공격의 선봉장을 자임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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