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내국인의 해외 관광 지출은 270억7290만 달러인데 반해 국내 관광수입은 133억2370만 달러에 불과했다. 적자 폭은 무려 137억4920만 달러에 달했다. 관광수지 적자가 늘어난 데는 외국인을 위한 관광 정보나 상품이 일정 지역에 치우쳐 있거나 전무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서울이나 유명 지역을 제외하곤 외국인을 위한 세부적인 관광 정보나 접근법 등은 전무한 상태다. 그나마 위안되는 점은 우리나라에도 세계인의 눈길을 끌만한 관광지나 관광 상품이 여럿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나 관광상품을 제대로 알리고 활성화시킨다면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 수 있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스카이데일리가 ‘창간 7주년’을 맞아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을 유도할 만한 한국의 숨은 관광지 혹은 관광상품 등을 4편에 걸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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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강원도 화천군은 시외버스를 타고 2시간 반 이상은 달려야 접근이 가능했다. 그래서 경춘선 기차를 타고 춘천을 여행하는 이들도 40분을 더 가야하는 화천까지 가기를 부담스러워했다. 하지만 2003년부터 시작된 산천어축제가 성공을 거두고 2009년 춘천까지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화천을 찾는 발길이 급격히 증가했다.
‘산천어축제’는 현재 외국인 포함 200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규모 축제로 발전했으며 세계 4대 겨울축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산천어축제를 통해 지역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주변 관광지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북한강 상류에 조성된 산소길(O2)과 딴산폭포, 화천군 거례리의 코스모스군락지·꺼먹다리·토속어류생태체험관·용화산 등이 대표적이다.
가을 절경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아를테마수목원 코스모스군락지
강원도 화천군 하남면 거례리의 아를테마수목원은 초가을이면 코스모스가 만발한다. 이곳은 1만평이 넘는 공간에 여름엔 해바라기, 가을엔 코스모스, 늦가을엔 국화과의 구절초와 금계국 등이 만발한다. 군락지 주변으로 자전거 도로와 도보로가 나 있어 코스모스 군락지를 걷거나 강가를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덜 알려져 혼잡하지 않고 입장료도 없다.
특히 강가 옆 둥지를 튼 400년 된 느티나무는 ‘연인들의 나무’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로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낸다. 나무 아래 설치된 벤치는 연인들의 사진촬영 포인트로 나무와 북한강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코스모스 군락지 옆 걷기 좋은 길에는 좌우로 빼곡하게 심어진 자작나무들이 길 안내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은 수목원이라는 명칭이 붙었지만 이를 알리는 표지판이나 출입구도 없어 그야말로 아는 사람만 아는 명소로도 유명하다. 지금도 화장실과 주차장 같은 기본 편의시설 외에는 인공적인 구조물이 전혀 없다. 덕분에 자연이 주는 따사로운 풍경과 온기를 온몸으로 호흡할 수 있다. 그 풍경을 어떤 추억으로 만드는지는 각자의 몫이다.
▶Tip : 화천읍 시내버스터미널에서 삼화리로 가는 버스를 이용해 거례리에서 하차하면 된다. 수목원 내부에는 먹거리를 판매하는 곳이 없어 담백한 맛이 일품인 인근의 용암리 추어탕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빛나는 강물 위를 걷는 기분 선사하는 ‘숲으로 다리’
화천 읍내에서 바로 연결된 ‘산소길’은 출발지점으로 다시 원점회귀 할 수 있다. 길이는 약 4.2km 정도로 짧다. ‘산소길’은 강가를 따라 이어진 자전거 길을 비롯해 폰툰대교와 폰툰 길, 녹색의 숲길 등 다양한 형태의 길로 구성돼 있다. 조붓한 외길에는 오르막이 전혀 없어 그저 강물을 친구삼아 걷기만 하면 된다.
녹색의 강물에 내려앉은 파란 하늘과 산자락의 풍경은 그 자체로 사진이며 그림이다. 그 풍경의 주인은 오롯이 물이다. 물 위에 내려앉은 산 그림자의 풍경은 화천이 왜 ‘빛나는(華) 내(川)’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산소길’의 백미는 산천어축제가 인기를 끌자 화천군이 북한강 상류에 조성한 ‘숲으로 다리’다. 다리는 목재나 강철재로 만들어진 바닥이 평평하고 상자형의 부유 구조물인 폰툰(pontoon)을 연결해 만들었다. 장마철이나 폭우가 올 때는 이 폰툰을 철거하기도 한다. ‘숲으로 다리’라는 이름은 소설 ‘칼의 노래’로 유명한 소설가 김훈 씨가 명명했다. 다리가 끝나는 지점이 바로 숲으로 연결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로 ‘숲으로 다리’가 끝나면 1.2km의 숲길이 이어진다. 가을이 되면 풀내음 가득한 숲길에는 계절을 상징하는 산국과 쑥부쟁이, 꽃향유 등이 활짝 꽃을 피운다. 계절이 변하는 것은 나뭇잎의 변화로도 알 수 있지만 시기별 야생화의 모습의 통해서도 깨달을 수 있다.
▶Tip : 폭우가 내렸다거나 태풍이 불 때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폰툰교와 폰툰다리를 철거한다. 산소길 인근의 맛집으론 화천읍 평안로에 위치한 백가네 막국수가 있다. 칡과 박을 넣어 만든 막국수가 육수와 어우러져 시원함을 더해준다.
토속 어류의 삶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토속어류생태체험관
토속어류생태체험관은 화천군에 위치한 북한강과 파로호의 다양한 토속 어류를 전시, 소개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강원도 북부에 있는 유일한의 토속어류 전시관으로 어류의 삶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다. 내부는 1층과 2층으로 나눠져 있으며 도심에선 접할 수 없는 민물고기들이 전시돼 있다.
이곳에서는 국내 고유종으로 천연기념물 259호로 지정된 어름치를 비롯해 독특한 몸 색깔이 눈길을 사로잡는 황쏘가리,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멸종 위기에 몰린 묵납자루 등 이땅에 서식하는 다양한 어류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각각의 민물고기가 지닌 특징은 물론 서식지역, 일생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며 도감과 어도, 퍼즐 맞추기 등을 통해 직접 체험도 가능하다. 사계절 개방하지만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일이다.
민족 역사의 아픔 담은 꺼먹다리와 80m 높이의 물줄기 지닌 딴산폭포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에 있는 꺼먹다리는 인근의 딴산폭포나 파라호의 명성에 묻혀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다리는 이 땅의 슬픈 역사가 그대로 배어 있는 역사적인 곳이다. ‘꺼먹다리’라는 명칭은 다리 표면이 전부 시꺼멓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이는 나무 표면에 검은 타르를 발랐기 때문이다.
이곳에 다리가 놓이게 된 계기는 일제가 북한강 상류에 화천댐과 발전소를 조성하면서 부터다. 과거 일제는 북한강 상류를 막고 높이 81.5m, 길이 435m의 댐을 건설했다. 화천댐은 일제가 대륙 침략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건설된 것으로 이로 인해 파라호가 탄생했다. 꺼먹다리는 일제 침탈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민족 역사의 산물인 셈이다.
다리의 뼈대라 할 수 있는 교각은 일제가, 다리의 철골은 6.25 사변 때 북한군에 의해 조성됐다. 마지막으로 상판은 한국이 깔았다. 영화 ‘전우’의 촬영지로 철골과 콘크리트로 만든 국내 최초의 교량이다. 다리 곳곳에 6.25 사변 때의 흔적인 총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다.
꺼먹다리 인근에 위치한 딴산폭포는 화천군이 급경사를 이룬 바위 벼랑에 만든 인공폭포다. 2005년 만들어진 딴산폭포는 80m 높이에서 떨어지는 시원한 물줄기가 일품이다. 겨울에는 빙벽등반지로 이용되고 있다.
▶Tip : 꺼먹다리 인근 구만리의 식당에서 판매하는 화천어죽탕은 구수한 집 된장으로 끓인 어죽이 담백하고 비린 맛이 전혀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철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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