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지하면 제주도와 강원도를 떠 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많은 인파와 바가지 요금에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나만의 힐링을 위한 장소를 찾아 보지만 이또한 쉽지 않다. 스카이데일리는 서울과 인접하면서 빼어난 전망을 자랑하는 숨은 진주를 찾아봤다.
여주 파사성과 이포보 <경기도 여주시 대신면 천서리 산9>
파사성은 양평군 개군면과 여주시 대신면 천서리에 걸쳐 있는 삼국시대 성곽이다. 신라시대 파사왕이 쌓았다고 하는 이곳은 능선을 따라 차곡차곡 네모난 돌을 쌓았다. 남한강을 가로막은 이포보와 남한강, 강 건너 금사리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파사성은 한강을 차지하려는 백제와 신라, 고구려의 접전이 벌어지던 곳이다. 조선시대에도 끊임없이 성을 수리하고 보수하곤 했다.
산성에 오르기 위해선 산성입구 주차장으로 접근해야 한다. 주차장에서 산성까지는 약 800m 거리로 초입은 제법 경사가 급하다. 파사성 위에 서면 서늘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남한강이 품은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산성 안에는 우물터와 문루의 흔적 등이 남아 있다.
파사성 최고의 사진 포인트는 산성 위로 걸어오는 사람들의 모습 뒤로 펼쳐지는 남한강의 부드러운 물줄기이다. 주차장에서 파사성에 올라 풍경이 주는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원점회귀하는 데는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TIP: 파사성 아래 대산면 천서리는 막국수가 유명한 곳이다. 주차장 인근 천서리사거리에 있는 막국수촌의 식당을 찾으면 면 위에 오이와 저린 무, 김이 얹어진 독특한 막국수를 맛볼 수 있다. 가격은 1인분에 7000원이다.
가평 잣향기푸른숲 <경기도 가평군 상면 축령로 289-146>
축령산 7부 능선 아래 자리한 잣향기푸른숲은 국내 최대의 잣나무 군락지다. 이곳에는 수령 80년 이상 된 잣나무들이 거대한 숲을 이뤄 사시사철 푸르름을 자랑한다. 탐방객들을 잣나무군락지 이끌어주는 임도(林道)는 평탄하고 오르막 구간이 거의 없어 연인은 물론 아이들도 쉽게 걸을 수 있다.
잣향기푸른숲에는 국내 최초의 잣 전시관인 축령백림관이 있다. 이곳에선 잣을 채취하는 과정과 이를 이용한 음식, 생산도구 등을 만날 수 있다.
임도 좌우로는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린 잣나무들이 호위하듯 곧게 늘어서 커다란 터널을 만든다. 때문에 숲길로 들어서면 잣나무가 내뿜는 청량한 피톤치드 향이 마음까지 맑게 해준다.
4월부터 11월까지 몸에 좋은 피톤치드 향을 마음껏 호흡할 수 있는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아이들과 함께 숲길을 거닐며 길가의 야생화와 나무들을 공부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TIP: 잣향기푸른숲에는 식수나 먹거리를 구할 수 없다. 따라서 사전에 먹거리를 준비해야 한다. 식사는 임초리 삼거리에 있는 닭갈비집이나 잣 두부집 등을 이용하면 좋다. 잣이 들어간 두부로 만든 전골은 1인분이 1만2000원으로 담백하고 깔끔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양주 회암사지와 시립회암사지박물관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길 11>
사적 128호인 회암사지는 조선시대 최고의 왕실사찰이었던 곳이다. 회암사는 고려 말 나옹화상에 의해 대규모 사찰로 중축됐으며 조선 초 태조(太祖) 이성계가 이곳에 머물면서 왕실사찰로 변모했다.
회암사지에선 1998년부터 2012년까지 10차례에 걸쳐 발굴 작업이 진행돼 용두를 비롯한 토수, 청동금탁, 금동불입상, 암막새 등의 유물이 출토됐다. 이에 양주시는 발굴된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 사찰 터 옆에 박물관을 개관했다.
박물관 내부에는 두 곳의 상설전시실과 한 곳의 특별전시실이 있다. 여기에 당시의 회암사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미니어처도 더해져 생생한 역사공부도 가능하다. 박물관을 둘러본 후에는 아이들과 도자기나 파우치, 초 등을 만드는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다.
박물관의 뒤편이 262칸의 전각이 있었다고 하는 회암사 터로 화장실터와 대웅전 자리, 부도 탑과 주축돌 등이 남아 있다. 일반적인 사찰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넓어 당시의 위상을 짐작케 한다.
TIP: 양주시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은 동주(파주, 여주, 충주, 나주, 청주, 전주 등 14개 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겐 입장료를 50%할인 해준다. 박물관 내부로는 음식물을 반입할 수 없으며 애완견도 동반할 수 없다.
파주 통일동산 살래길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 292-33>
통일동산 살래길은 ‘몸을 가볍게 살래살래 흔들며 구불구불한 길을 걷는다’는 뜻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총 길이는 4.4km로 2시간~2시간 반이면 완주할 수 있다. 시작은 통일동산 아래 자리한 사찰 검단사며 유승아파트 갈림길과 전망대. 고려역사박물관 등을 거쳐 다시 검단사로 돌아오게 된다.
살래길은 초입의 계단 오르막 이후론 경사진 길이 거의 없어 여성이나 노약자들도 쉽게 걸을 수 있다. 게다가 전망대 위에 서면 통일동산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좋다. 검단사에서 계단 오름을 지나면 벤치가 놓인 능선 위에 서게 되는데 이곳에 첫 번째 사진 포인트다.
이곳에선 임진각으로 이어진 자유로와 한강의 모습을 찬찬히 조망할 수 있다. 이후론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오솔길 구간이다. 산자락을 끼고 도는 살래길 2구간과 능선을 타고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나누어지지만 어떤 길을 선택해도 걷는 데는 전혀 부담이 없다. 살래 2구간은 유승아파트 갈림길을 지나 통일동산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 이어진다.
살래길의 백미는 전망대에서 검단사로 가는 숲길이다. 이 구간은 가을이면 참나무가 노랗게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또한 오솔길 좌우로 어린 잣나무들이 도열한 늘어서 색상의 대비를 이룬다.
TIP: 통일동산 살래길에선 식수나 먹거리를 구할 수 있는 전혀 없다. 중간 급한 볼일이 생겼을 경우, 탄현 검산동의 유승아파트나 영어마을 갈림길로 내려와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 경의선 탄현역으로 접근할 수 있다.
남양주 연꽃마을과 다산생태공원 <남양주시 조현면 능내리 249일원>
능내리는 중앙선이 복선화되기 전까지 팔당역에서 능내약을 거쳐 양수역까지 가는 기차가 다니던 작은 마을이다. 또한 능내리는 조선 후기 대학자인 다산 정약용 선생이 나고 자란 곳이다. 능내리 연꽃마을은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연꽃이 만발한다.
남양주시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와 연꽃마을을 묶어 걷기 좋은 길을 만들었다. 길 초입의 쉼터는 남한강 위에 떠 있는 연꽃과 강 건너 우뚝 솟은 검단산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을 담을 수 있는 곳으로 망원경도 놓여있다.
마을을 끼고 이어진 평탄한 길 중앙에 조성한 숲 터널을 빠져나오면 남한강의 물줄기가 펼쳐진다. 커다란 무리를 이룬 연꽃군락지를 감상하며 크게 휘돌아가는 강변길을 따라가면 강 건너의 검악산과 남종면을 조망할 수 있는 인공습지다. 테크를 이용해 인공습지 내부로 들어갈 수도 있다.
이 습지를 지나면 강가를 따라 조성한 조류생태습지에 이른다. 셀 수 없이 많은 연꽃들이 작은 섬을 보는 것 같다. 다산생태공원은 이 연꽃군락지에서 시작된다. 청포와 같은 수생식물은 물론 각종 야생화들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연인들은 물론 가족나들이로 찾기 좋은 곳이다.
TIP: 능내리 연꽃마을과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적지를 묶어 한꺼번에 둘러보는 것이 좋다. 연꽃의 향연을 느끼고 싶다면 8월 초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이철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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