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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정부 부동산정책

시장원리 역행한 정부 부동산 개입에 국민 등 돌렸다

수요억제→공급확대 방향 급선회…각종 부작용에 실효성 논란까지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10-10 13: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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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해 ‘8·2대책’ 이후 얼마 전 발표한 ‘9·13 대책’까지 주택시장을 옥죄는 고강도 부동산 규제정책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뚜렷한 효과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아 국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서울의 부동산은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으며 도시와 지방 간에 부동산 시세 양극화는 날로 심화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를 기본으로 한 시장경제 원리를 무시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과 일반 국민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급기야 최근 정부는 ‘수요억제’에서 ‘공급확대’로 노선을 급선회하기에 이르렀다. ‘9·21 주택공급 확대 정책’을 통해 다시 한 번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정부 대책을 두고서도 잡음이 나오고 있다. 공공택지가 들어설 지역을 중심으로 주민·지자체 발발이 거세지고 있다.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은 교통난, 베드타운화 등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공공주택 공급 부분에서도 실효성을 의심케 할만한 대목이 적지 않아 논란은 더해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정부 공공주택 공급 예정 지역을 찾아 부동산 시장 동향과 관련업계 반응 등을 취재했다.

▲ 국토교통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30만 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택지 30곳을 선정하는 내용을 담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최근 발표했다. 하지만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다. 1차 개발지역 공개 이후 주민과 지방자치단체들이 반대하고 나서는 등 첫 삽을 뜨기도 전에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려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3일 ‘주택시장 안정대책’ 기자회견 당시 모습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부동산정책에 있어 ‘수요억제’로 일관해 오던 정부가 방향을 급선회했다. 기존 정책과는 180도 다른 공급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출을 규제하고 세금을 올리는데 이어 나온 세 번째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 대해서도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다. 정부가 발표한 공급 지역이 협소해 충분한 물량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고 위치 또한 서울이 아닌 경기도 외곽 지역에 몰려 있어서다. 정책에 대한 실효성과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반응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거듭된 부동산정책 실패의 근본적 원인으로 시장을 대하는 태도를 꼽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개입하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부동산시장 만큼은 자유시장 원리에 맡기고 정부는 최대한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실패에 그친 문재인정부 부동산정책…서둘러 방향 선회했지만 실효성 의문
 
정부는 그동안 수요억제에 방점을 둔 정책을 내놨지만 효과는커녕 오히려 부작용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8월 정부가 ‘8·2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종로구, 중구, 동대문구, 동작구 등 4곳을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해 투기 수요를 억제하려고 하자 해당 지역의 시세 상승세가 더욱 급격해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정부의 정책 발표 이후 8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57% 올라 당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9·13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율을 강화하고 2주택자 등의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는 수요억제 정책을 확대했다. 하지만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세 상승 현상은 멈추지 않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이 오르는 근본적인 원인이 공급부족과 수요증가이지만 정부의 정책이 반대로 가고 있어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고 평가했다.
 
지난 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018년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주택 중위매매 가격은 9월 기준 5억5331만원으로 전월(5억4513만원)보다 1.5% 상승했다. 중위가격은 주택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을 말한다. 지역 내 주택수가 100개라고 가정할 때 가장 저렴한 집부터 제일 비싼 집을 일렬로 나열했을 때 50번째 순위의 집값이다. 따라서 중위가격은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데 많이 사용되는 부동산 지표다.
 
서울지역은 지난달 매물부족과 수요증가라는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한 달 동안 1.25%오르며 10년 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 6월 1.74%의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고 9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중구, 종로구, 용산구 등도 지난 2월 6억원대에 진입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중위가격이 6억4509만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서울 동남권주택의 경우 중위가격이 9월 기준 9억5409만원 기록하며 처음으로 9억원대에 진입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정부가 내놓는 정책이 이렇다 할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자 국민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4일 발표한 ‘부동산 정책 평가와 집값 전망’에 따르면 1004명의 전국 성인 남녀 중 43%가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21%는 집값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고 22% 변화 없을 것으로 내다봤고 15%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에 대해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애초에 보유세와 거래세를 종합적으로 검토했어야 했는데 시장 반응이 없으면 또 다른 세금을 건드리는 식으로 대응해 온 것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한발 늦은 주택공급 확대…장기적 안정세는 역부족 전망, 실수요↓·투기↑ 우려도
 
정부는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수도권 집값이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책 방향을 급선회 했다. 공공주택 공급 확대 계획을 내놓으며 기존 ‘수요억제’에서 ‘공급확대’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번 정부 대책을 두고서도 이런저런 잡음이 새어나온다. 정책 자체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급 지역을 정한데 대해 정책 추진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말 공공택지 1~2곳을 발표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신규 택지들의 지구 지정절차를 완료하고 2021년부터 분양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주민의견 수렴이 시작된 경기도에 정부는 광명 하안2·의왕 청계2·성남 신촌·시흥 하중·의정부 우정지구 등 경기도 내 5곳에 총 1만500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서울 등 급등지역의 집값이 당분간 진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공급대책이 구체적이지 않고 3기 신도시 건설은 오랜 시간이 소요돼 집값이 장기적으로 안정세에 접어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아울러 이번 주택공급으로 확정된 지역이 수요층이 원하는 도심지역에서 다소 벗어난 곳이기 때문에 교통, 생활환경 수준이 떨어져 실수요를 불러일으키기 힘들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벌써부터 이러한 이유를 들어 반대하는 주택 공급지역으로 선정된 것 자체를 반대하는 지자체들도 나오고 있다.
 
▲ 다수의 전문가들은 일찌감치 규제 중심의 정책과 더불어 공급 정책도 함께 병행됐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더불어 국민들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선 일관적인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은 대표적인 2기 신도시인 김포한강 도시 전경 ⓒ스카이데일리
 
광명시의 지자체와 주민들이 공개적으로 정부 계획에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광명시는 정부가 지역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공공택지를 지정했다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광명시 관계자는 “광명시는 하안2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반대한다”며 “지역 주민과 영세 소상공인 생계 문제, 미흡한 교통 대책, 광명 뉴타운 침체, 기존 시가지 슬럼화 우려 등이 그 이유다”고 주장했다.
 
광명시 하안2동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박지현(가명·남·54)씨는 “경기도가 지정한 음식문화의거리라고 해서 안심하고 오랫동안 장사할 수 있다는 부푼 꿈을 안고 가게를 시작했는데 반년도 안되서 택지 개발로 장사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주택 공급정책에 기존 2기 신도시 주민들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파주 운정3지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방차연(여·49)씨는 “2기 신도시보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신도시가 조성되면 2기 신도시의 집값은 떨어질 것이다”며 “기존에 있는 신도시에 교통, 생활인프라 조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신도시가 지정돼 부동산 시장에 혼란이 오는 것 아닌지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부동산 과다보유자의 세금 부담도 늘어나면서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주택 추가 구매를 막고 투기수요를 다소나마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전세대출은 1주택자라도 부부합산 소득 1억원 이하인 경우까지만 제공되는데 이럴 경우 갭투자를 줄일 수 있지만 실수요자들에게 부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매와 전세 모두 대출을 묶게 되면 자가 이전이 어려운 서민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 역시 정부의 효과적인 정책 설정을 주문했다. 그는 “이번에 발표한 택지 중 서울 성동구치소와 개포동 등 몇 곳을 제외하면 선호도가 낮은 지역이다”며 “이번 대책 발표의 의미는 정부가 공급확대를 하겠다는 의지를 부동산 시장에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그동안 정부가 쏟아낸 대책이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상황에서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마저 흔들리면 국민에게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며 “따라서 정부는 수요와 공급을 면밀하게 고려해 서민들이 피해보지 않도록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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