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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르포]<252>-봉천14구역

웃돈 1.5배 달동네재개발 무산 위기에 ‘서울시 책임론’

정비구역 해제 투표 진행…개발 찬성 주민들 “서울시가 재개발 무산 유도”

문용균기자(ykmoon@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11-12 12: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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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봉천14구역’이 재개발 정비구역 해제와 관련된 투표를 진행한다. 이곳은 용적률 249.5%를 적용받아 1395세대가 나올 수 있는 알짜 입지지만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조합 설립이 무산됐다. 그럼에도 추진위는 지역의 사업성을 알리는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개발을 위해 한 치의 물러섬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봉천14구역 전경 ⓒ스카이데일리
 
그동안 박원순 서울 시장은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전체를 부수고 새로 짓는 방향보다 마을을 살리는 방안을 중점으로 삼아왔다. 이런 기조에 따라 기존 재개발 정비구역 해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기준 서울 683개 정비(예정)구역 가운데 393개가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잡음이 만만치 않았다. 낙후된 환경으로 인한 각종 피해를 이유로 완전한 재개발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상당했다. 급기야 주민 간에 갈등이 빚어지는 사례까지 생겨났다. 최근 서울의 한 지역에서도 재개발 정비구역 해제를 두고 주민 갈등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사업성이 좋아 살아남았던 ‘봉천14구역’은 토지소유주 3분의1의 직권해제 요청으로 무산 위기에 처했다. 이 지역은 일반분양이 무려 460세대나 나올 수 있는 입지로 그 동안 주목받았던 곳이다 보니 재개발을 찬성하는 목소리 또한 상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재개발 찬성을 외치는 주민들은 재개발 무산의 책임을 서울시에 묻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토지 소유주 3분의 1 이상 해제 요청…추진위 “갑자기 무산된 재개발에 뒷말 무성”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봉천14구역’ 재개발은 서울 관악구 청림동 1-1번지 일대 총 7만4209.4㎡의 대규모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5층 규모의 공동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용적률 249.5%, 건폐율 22% 등이 적용되는 이곳 재개발 사업지는 당초 1395세대 규모의 주택단지가 들어설 계획이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낙후된 이곳이 재개발 돼야 한다는 것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며 “저렴한 가격과 입지 조건 때문에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한 외부 투자자들이 이미 소형 평수를 벌써 많이 사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개발이 진행 된다면 낙성대 전철역이 가까워 평당 3000만원씩 받는 곳만큼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동네 집값이 저렴해 이주하려면 어르신들이 경기도로 나가야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최근 이곳은 제14차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결과에 따라 해제 절차를 밟게 됐다. 봉천14구역은 추진위원회 승인 후 3년이 지났지만 조합이 설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악구 도정조례 제4조에 따르면 추진위 승인 후 3년 이상 조합설립인가 신청이 없고 토지 등 소유자 3분의 1 이상이 해제를 요청할 경우 이를 심의하도록 돼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서울시가 다시 한 번 설명회를 개최해 해제 시 장점과 단점을 설명해야 한다. 이후 재개발 진행 여부에 대한 투표가 진행되는데 찬성하는 의견이 절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최종 심의해 해제 결정을 내린다.
 
재개발 해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주민 성인길(남·70대) 씨는 “시에서 토지 등 소유주 3분의 1 이상이 해제를 요구하면 직권해제 시켜주겠다고 말해 지난해부터 의견을 모아 제출 했다”며 “과정은 길었지만 결국 받아들어졌고 이제 주민 투표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45일간 투표를 진행하고 투표율이 75%가 안 되면 15일간 연장을 한다”며 “현재 개발 찬성을 요구하는 주민도 적지 않아 투표 결과는 미지수다”고 설명했다.
 
성 씨의 주장에 따르면 해제를 요구하는 주민들은 다수가 고령층으로 집을 가지고 월 30~50만원씩의 월세를 받아서 생활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제대로 된 보상을 받으면 상관없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해 개발을 반대하고 있다.
 
“사업성 높은데 왜”…암초 만난 봉천14구역 재개발 사업, 웃돈만 1.5배 예상
 
사업성이 높게 평가돼 온 ‘봉천14구역’ 재개발 사업이 무산위기에 처하자 그동안 찬성 의지를 피력했던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 지역 내에서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자 주민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의도적으로 재개발 사업이 무산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봉천제1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윤승호 총무위원은 “해제 절차와 관련해 할 말이 많다”며 “관련법에 의거해 지난해 12월31일까지 재개발 정비구역 해제 요구와 관련된 접수를 마감해야 했지만 서울시는 ‘휴무일’이라는 핑계를 대며 정해진 기간이 2일이난 지난 1월 2일에 접수를 받아줬다”고 토로했다.
 
국토부 조례에 따르면 기간의 말일이 토요일 또는 공휴일에 해당될 경우 접수 기한은 익일로 만료된다. 추진위는 그럼에도 당초 직권해제 정비구역 법(한시법)의 기간을 연말까지 늘린 것도 모자라 마감일이 휴일이라는 이유로 익일이 아닌 이틀이나 기한을 연장해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개발 반대파의 ‘모수’를 더 늘리기 위해 시간 끌기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강조했다.
 
윤 총무위원은 “재개발 해제 요건인 토지 등 소유주 3분의 1을 넘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시와 구가 서로 미루면서 전체 중 몇 명이 넘어 해제 투표를 해야 하는지 공개하고 있지 않아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시가 재개발 해제를 종용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 서울시와 관악구청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토지 등 소유자가 몇 명인지 공개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재개발 투표는 연 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추진위 쪽이 내 건 플랜카드(왼쪽)와 재개발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플랜카드 ⓒ스카이데일리
 
전문가들에 따르면 등기부 등본 상 소유주가 죽었는지 아니면 다른 문제는 없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정보공개 원칙에 따라 몇퍼센트가 나왔는지 총 몇 명의 토지 소유주가 해제를 요청했는지 알려줄 의무도 있다.
 
명지대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정보공개의 원칙에 따라 토지 등 소유주가 3분의 1을 넘었는지 정확히 그것이 몇 퍼센트인지 전체 모수 중에 몇 명이 넘었는지 등을 상세히 공개해야한다”며 “설령 명수를 공개해 추진위가 다른 반대파를 설득하는 도구로 사용된다고 해도 주민들의 개인적인 일일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비사업을 비롯해 재개발, 재건축은 주민 주도형으로 진행되야 한다”며 “봉천14구역은 일반분양도 많고 도심 인근 저평가 지역에 위치해 입지는 좋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주민들의 사업 추진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의견이 나와서 우리는 그것을 접수했다”며 “자세한 수치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서울시청 의견에 따라 공개를 할 지 말지가 결정될 것이다”고 언급했다.
 
추진위 측의 문제제기와 관련해 서울시 재생협력과 관계자는 “토지 소유주들의 해제 신청이 들어와 서울시는 접수 받은 것 뿐이다”며“기간 연장의 경우 논란이 있긴 하지만 민법에 따라서 중용 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재생협력과 관계자는 “관악구청으로부터 공문을 받아 파악하고 있다”며 “누가 반대했는지 알려주면 추진위 측에서 찾아내 그들을 설득할 것이기 때문에 해제 투표 결과가 나오면 주민들이 요구하는 정보를 일부 공개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추진위원회는 이달 10일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추진위 측에 따르면 지난 10일 열린 행사는 당초 모집한 인원보다 30명 이상이 더 몰려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GS건설, 포스코건설 관계자들도 방문했다.
 
나라감정평가와 해안건축 등의 감정평가 결과에 따르면 용적률 변경 없이 내부 평형 조정만으로 일반분양이 약 600세대가 가능하다. 특히 사업성 비례율도 150% 중반대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감정가가 3억원으로 나올 경우 ‘웃돈’이 1.5배가 붙게 된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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