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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규제에 발목 잡힌 미래산업(上-공유경제)

규제에 손발 묶인 한국 365조 황금알 눈뜨고 뺏겼다

미국·중국 이어 동남아 국가도 진출 박차…역차별에 우는 韓기업들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12-17 0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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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붉은 깃발’이란 단어가 화제다. 1865년 영국에서 만들어진 ‘붉은 깃발법’에서 파생된 이 단어는 규제로 인해 산업의 발전이 저해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과거 영국은 귀족들이 타는 마차를 앞지르지 못하게 하기 위해 시내에서는 사람 발걸음보다 느린 최고 2마일(3.2km)로 달리도록 자동차 속도를 제한했다. 이후 자동차 발명국인 영국은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이웃 독일과 미국에 빼앗겼다. 최근 4차산업 혁명시대가 도래하면서 다시 한 번 규제 개혁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붉은 깃발’이란 단어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정부 역시 신성장 동력확보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영국의 악명 높았던 ‘붉은 깃발법’을 사례로 들며 규제 개혁의 의지를 공고히 했다. 하지만 규제 개혁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문재인정부의 의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강도 높은 규제로 인해 미래 먹거리로 불릴만한 분야의 발전이 더딘 상황이다. 관련업종에 종사하는 이들 역시 해당 분야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정부 규제’를 꼽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 주재로 ’정부 규제에 발목 잡힌 미래산업’으로 정하고 관련 내용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 다수의 전문가들은 공유경제가 4차 산업에 있어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 입을 모은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한국의 상황은 반대다. 각종 규제에 발이 묶여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사업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조산구 코자자 대표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임현범 차장|문용균·나광국 기자] 최근 우리나라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공유경제 활성화 움직임이 한창이다. 지난 2012년 서울시는 ‘공유촉진조례’를 제정했다. 2년 뒤 경기도 역시 ‘공유경제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자동차·자전거를 비롯한 다양한 물품자원들을 나눠 쓰면서 공동체의 가치를 창출하고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이런 움직임은 전국으로 확산돼 현재 부산·광주·인천·대구·대전·전북 등 40개에 육박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비슷한 취지의 조례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범위를 넓혀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공유경제 관련 산업 수준이나 인식은 해외 선진국은 물론 지자체에 비해서도 한참 뒤떨어져 있다. 지자체 조례보다 상위에 있는 법률이 규제 중심의 내용을 담고 있는 탓에 공유경제 발전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해당 분야에 뛰어든다 해도 정부와 국회에 가로 막혀 얼마 못 가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 사이 전 세계 공유경제 시장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2017년에 2016년 대비 2배 성장, 중국은 2025년에 GDP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공유경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150억 달러(약 16조3830억원)에서 2025년에는 3350억 달러(365조887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 기업은 안 되고 외국 기업은 되는 빈집공유…“황금알 시장 눈뜨고 뺏겼다”
 
국내 공유경제 산업 중 숙박공유에 대한 규제 개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되풀이하고 있다. 관광진흥법·공중위생관리법 등과의 상충 문제를 풀기 위한 입법 논의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사실상 개선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일례로 현재 국내에서는 빈집공유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어 한국판 ‘에어비앤비’ 사업자는 등장하기 힘들다.
 
미국 에어비앤비처럼 해외에 본사를 둔 글로벌 숙박공유 서비스 사업자들은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자체 애플리케이션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한국 내에서 숙박공유 사업을 벌여도 처벌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국내 공유 서비스 산업계만 역차별을 받아 성장의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조산구 대표는 한국형 커뮤니티 숙박 공유 서비스인 ‘코자자’의 창업주다. 그는 현재 공유경제협회장도 역임 중이다. 조산 대표는 30여 년간 IT 분야에 몸담아 온 IT전문가다. KT와 LG유플러스 신사업 개발 업무를 거칠 때부터 공유경제가 주목받을 것을 예상하고 지난 2012년에는 숙박 공유 사업에 뛰어들었다. ‘코자자’는 규제에 막힌 빈집 공유 대신 공실로 방치된 숙박업소를 공유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 공유경제 중 숙박공유 분야의 경우 국내에서선 7년째 관광진흥법·공중위생관리법 등에 가로막혀 성장하지 못했다. 그 사이 에어비앤비는 35조 이상의 가치를 지닌 공룡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 유일한 숙박공유 업체를 이끌고 있는 조산구(사진) 코자자 대표는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공유경제에 대해 이해하고 네거티브 규제로 산업환경을 유연하게 조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스카이데일리
 
그는 시행착오를 여러 차례 거치면서도 호스트와 여행객 간 신뢰 확보, 안정적인 플랫폼 개발에 꾸준히 힘썼다. 그 결과 창업 5년 만에 2000명 넘는 호스트와 객실 6000여개, 2만여명의 충성고객을 확보했다. 현재 한국 국적의 숙박공유 업체는 ‘코자자’가 유일하다. 2012년부터 생긴 수십 개의 숙박공유업체가 정부의 규제에 성장하지 못하고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숙박공유 사업을 하면서 겪은 어려움을 설명했다.
 
“공유경제는 자본주의를 거스르는 개념이 아니고 소유가 스마트해지는 것을 의미해요. 공유경제 중 하나인 숙박공유도 일자리, 도심 빈집 등 우리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하죠. 이런 포부를 가지고 많은 기업들이 숙방공유 시장에 뛰어들었어요. 하지만 현실은 달랐어요. 현행법은 도시에서 내국인의 숙박공유를 금지하고 외국인에게만 허용하고 있죠”
 
“전국 50만 숙박산업 종사자들은 1억5000만개 공실로 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어요. 정부가 공실 가운데 1000여개 만이라도 숙박시설을 개선해 관광객들에게 저렴하게 잠자리를 제공한다면 내·외국인 관광객 증가는 물론 기존 숙박업계가 활성화되고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되죠”
 
“지난 7년 동안 숙박공유 사업을 하면서 관련법이 전혀 바뀌지 않은 현실을 이해할 수 없어요. 숙박공유를 서비스가 아닌 스마트 소셜 인프라라고 생각해야 하는데 정부는 공유경제에 대한 이해도 제대로 안 돼 있죠. 제대로 된 이해가 없으니 계획도 없고 그저 순간순간 규제를 풀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고 있죠. 그 사이 전 세계 진화하고 있는데 말이죠”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조 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규제에 막혀 제자리걸음을 되풀이하는 사이 중국의 숙박공유 시장은 상당히 진화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숙박공유 기업 투자왕은 2011년 설립 후 6년 동안 급격하게 성장했다. 투자왕은 연간 1억명에 달하는 유커(중국인 해외관광객) 공략에 나서면서 글로벌 최대 공유숙박업체 에어비앤비의 대항마로 부상했다.
 
현재 투자왕은 중국의 325개 지역 및 해외 1085개 지역에 약 50만 곳의 숙박자원을 확보했다. 이 중에는 한국 인사동도 포함돼있다. 투자왕의 모바일 앱 회원 규모는 5000만명을 돌파했고 매일 수십만 명이 온라인을 통해 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조 산구 대표는 국내 기업이 투자왕 등의 해외 기업처럼 성장하지 못하는 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국내 기업들이 내부 시장에 특화해서 성장하고 싶어도 규제 때문에 할 수 없죠. 구조적으로 에어비앤비 등 글로벌 사업자에 유리한 시장 환경이 방치돼 있는 상황이에요. 외국인만 가능하고 내국인 숙박공유는 불가능하도록 한 현 규제는 에어비앤비 등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도 사실상 역차별이죠. 공정하게 경쟁해도 기업가치 30조원이 넘는 글로벌 기업을 상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인데 6~7년째 규제와 씨름만 하고 있는 현실이 정말 안타까워요”
 
“현재 한국의 숙박공유를 포함한 공유경제의 경우 포지티브 규제가 대부분이에요. 포지티브 규제는 일정한 범위를 정하고 그 안에서만 기업이 활동하는 경우죠, 하지만 이는 경쟁력에 큰 도움이 못되죠. 오히려 우리의 발목을 잡죠. 앞으로 초혁신 사회를 살아갈 텐데 사업을 진행할 때마다 제한된 틀에서 규제부터 생각하다 보니 세계적인 기업과 경쟁할 여력이 없죠”
 
“저는 네거티브 규제가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규칙을 만들어서 하면 안 되는 것들을 정하고 나머지는 자율적으로 맡기는 거죠. 네거티브 규제를 통해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경쟁을 통해 기업이 발전해야 전 세계 기업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규제에 막힌 한국판 승차공유, 지원과 규제 동시에 존재하는 ‘아이러니’
 
‘그랩’은 동남아 차량공유 서비스의 맹주다. 지난해 4500만 건이었던 모바일 앱 다운로드 건수는 1년 만에 1억건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일본 소프트뱅크와 중국 디디추싱 등 글로벌 투자가들로부터 투자금을 긁어모으고 있다. 최근 도요타도 1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SK·삼성 등 대표기업들이 투자에 나섰다.
 
▲ 최근 정부가 신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기업들이 숨통은 트였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김민호(사진) 씨엘 이사는 앞으로 신산업이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보다 유연하고 빠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에서 ‘그랩’의 사업모델은 ‘그림의 떡’이다. 각종 규제와 이익집단의 반발 때문이다. ‘한국판 우버’로 불렸던 ‘풀러스’의 창업자가 최근 사업을 접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대기업들이 국내 스타트업 대신 그랩 등 글로벌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이유다.
 
‘씨엘’은 셔틀버스 공유서비스 스타트업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김민호 씨엘 이사는 현 정부의 규제 혁신 정책에 대해 지지하는 한편 지금까지 이어져온 이전 정부들의 아이러니한 태도에 대해선 날카로운 지적을 아끼지 않았다.
 
“씨엘은 셔틀버스 전문기업이에요. 처음에는 아이들이 학교, 학원을 다닐 때 부모님들의 걱정을 덜어주고자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오히려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죠. 이후 대기업을 중심으로 통근버스에 저희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어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통근버스 서비스를 진행해온 씨엘은 운영 노하우가 생기고 데이터가 쌓이면서 직접 운영관리 할 수 있는 ‘셔틀콕’이라는 브랜드로 사업을 시작했다. 통근버스가 없는 사람들도 함께 이용하면 현재 국내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기업만 셔틀버스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통상적으로 회사에 500~1000명 정도의 규모가 돼야 통근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소규모의 경우에는 주거지가 너무 분산돼 있어서 운영하기 힘들죠. 하지만 저희는 대다수가 대기업에 다니지 않는 상황에서 대중교통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교통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표로 사업을 전개했죠”
 
“실제로 출·퇴근 시간으로 1시간에서 길게는 3시간까지 걸리는 경우가 많아요. 가까운 거리지만 노선이 없어서 여러 번의 환승을 거쳐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현재 대중교통의 경우 일정구간을 사람이 없어도 운영해야 해요. 그래서 수익이 나지 않는 부분은 정부가 지원하는 준공영제죠. 저희는 셔틀콕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늘려주는 한편 쓸데없는 세금 낭비를 막고 싶어요”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셔틀콕은 기존의 대중교통과 공정한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을 뿐 이지 밥그릇을 빼앗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어요. 오히려 상생을 원하죠. 그런데 최근 카풀사태를 보면 너무 안타까워요. 양측의 입장이 다 이해되기 때문이죠.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정부가 미래 신산업의 핵심인 공유경제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계획이 없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저희는 셔틀곡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2년이 넘게 걸렸어요. 처음에는 2016년에 투자를 받고 2017년에 대중에게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운수사업법 상 공유버스는 노선을 가질 수 없도록 돼 있는 게 문제였죠. 공유버스는 구역버스로 분류되는데 이 버스는 1개의 법인체와 1개의 소속장과 계약하고 1개의 소속원을 태우고 이동시에 노선을 가질 수 있어요”
 
“그런데 운수사업법으로 따지면 현재 대부분의 대기업 통근버스는 불법이에요. 대부분 한 회사와 계열사, 하청업체 직원들까지 버스를 이용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따지고 보면 셔틀콕이 처음에 진행하려 했던 사업 모델과 현재 통근버스는 같아요. 그렇지만 저희는 불법이라 사업 계획을 수정했고 현재는 사용자들이 차량을 렌트하는 방법을 선택했어요. 렌터카 관련 법을 적용받아서 가까스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죠”
 
김민호 씨엘 이사는 지금까지 이전 정부들이 산업에 정확한 이해 없이 포지티브 규제를 적용하는 태도를 이어온 것이 최근 불거지고 있는 승차공유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미래 신산업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고 계획한다면 기존 산업과 신산업 간의 상생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아이러니하게 지금까지 정부들은 공유 모빌리티 분야에 많은 지원을 했어요. 하지만 정작 사업을 진행하려고 하면 규제가 산적해있어서 진행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죠.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을 진행할 때 규제부터 신경 써야 했어요. 역량이 분산되다 보니 자연스레 해외 기업들과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이 발생했죠”
 
“정부가 신산업에 대해 올바른 이해와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기존 기득권들의 생존권은 보장하되 신산업을 시작하는 기업에 대해선 장애물이 없도록 정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잖아요. 거스를 수 없다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하고 그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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