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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유료방송 합산규제

해외 미디어공룡 대항마 KT 발목 잡는 한심한 국회

국내 유료방송 1위 KT 합산규제 타격…해외 기업 한국시장 점유율 확대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3-06 16: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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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합산규제 부활로 방송·통신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합산규제는 현재 케이블방송, IPT 등에 각각 적용되는 점유율 상한선(33%) 규제를 사업자별로 합산해 규제하는 것을 뜻한다. 현재 KT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KT스카이라이프와 합산해 30%를 넘어선다. 만약 합산규제가 적용될 경우 KT는 인수합병을 통해 방송·통신 사업 점유율 확대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주목되는 사실은 기업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망설일 경우 발생하는 부작용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미디어 시장을 통째로 외국 기업에 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현재 전통적인 유선방송 시장이 무너지고 인터넷동영상 시장이 주류로 부상하면서 미디어 시장의 국가 장벽이 사실상 무의미 해졌다. 지난해 국내 방송매체 이용행태를 보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42.7%에 달했다. 이대로라면 빠르면 올해 50%를 넘길 것이 확실시 된다. OTT의 업체별 이용률을 보면 유튜브가 38.4%로 1위를, 페이스북이 11.5%로 그 뒤를 이었다. 외국 기업의 점유율이 절반에 육박하는 셈이다. 해외 유명 미디어 기업들의 국내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앞으로 외국 기업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더욱 빠른 속도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규제로 인해 대항할 여건을 갖추지 못하는 처지에 놓인 국내 유료방송사와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미디어 서비스 기업들은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내 유료방송사의 성장을 가로막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정부의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둘러싼 잡음과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 최근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외 거대 자본이 한국 미디어 시장 점령을 시작한 가운데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다시 실시하게 되면 국내 미디어 시장을 통째로 외국 기업에 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 왼쪽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본사 ⓒ스카이데일리
 
국회가 추진 중인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우리나라 미디어 시장을 해외 기업에 통째로 내준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국내 미디어 기업들과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시대차오적 규제라는 게 전문가들과 일반 소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국회가 관련 규제를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KT와 딜라이브 간 인수·합병(M&A) 논의가 잠정 중단된 사실은 부작용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로 지목된다.
 
주목되는 사실은 합산규제 가능성에 국내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 확대 노력조차 하지 못하는 사이 규제 대상에서 제외 된 해외 미디어 공룡들의 국내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미디어 시장은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 이어 최근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고 넷플릭스까지 진출해 국내 기업들이 구축해 놓은 영역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국민기업 KT 성장 가로막는 국회의 후진적 규제장벽
 
합산 규제법은 위성방송, 케이블TV, IPTV를 하나의 유료방송시장으로 보고 특정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전체 가입자의 33.3%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법안이다. 특정 기업의 유료 방송 시장의 독과점 폐해를 방지한다는 이유로 등장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 2015년 6월 도입된 이후 정부의 규제 완화를 촉구하는 국민 여론에 밀려 더 이상 연장되지 않고 지난해 6월 기한 만료로 폐지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해당 법안의 부활 움직임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월 법안 심사소위에서 KT가 계열사인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를 분리하기 전까지 합산규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국회는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재도입하는 이유로 KT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 훼손 문제를 제기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본래 통신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통일 대비라는 설립 목적을 있는데 KT가 이를 망각하고 수익창출 목적을 위해 쓰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KT의 IPTV와 KT스카이라이프의 합산 점유율은 30.86%다. 합산규제법이 재도입되면 KT는 더 이상 신규 가입자를 받을 수 없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문제가 비단 KT에만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박희라] ⓒ스카이데일리
 
앞서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1위인 CJ헬로(13.02%)를, SK텔레콤은 2위 사업자인 티브로드(9.86%)의 인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심사를 거쳐 인수가 확정될 경우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각각 24.43%, 23.83% 등이 된다. 이들 역시 추가 인수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동안 KT는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케이블TV 점유율 3위인 딜라이브(6.45%) 인수를 적극 검토·추진해왔다. 하지만 합산규제 도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딜라이브 인수는 잠정 중단 된 상태다. 딜라이브는 오는 7월 1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출금의 상황 만기일 돌아오는 만큼 매각 추진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이뤄지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해외 공룡 미디어 기업 한국시장 잠식…규제 장벽 가로막힌 국내 기업들 발만 동동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유튜브·넷플릭스 등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 중인 상황에서의 합산규제법의 재도입은 국내 기업 성장이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나아가 국내 미디어 시장의 성장까지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나아가 향후 시장 통째를 내주게 돼 결국엔 국가경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로 넷플릭스와 유튜브같은 외국계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가 시장에서 눈에 띄게 성장하면서 국내 미디어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을 잠식한 넷플릭스가 한국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콘텐츠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망 사용료나 수익 배분 논란을 넘어 고유의 콘텐츠를 앞세운 공략 확대라는 점에서 방송법에 따른 규제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의 글로벌 가입자 수는 1억3900만명에 달한다. 국내 방송시장의 연간 매출은 2017년 기준 16조5000억원인 데 반해 넷플릭스 한 곳의 매출이 국내 방송시장 전체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러한 넷플릭스는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가고 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지난 1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월 34만명이었던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 수는 12월에 127만명으로 늘어났다. 한 해 동안 274%나 증가한 셈이다.
 
업계에선 시작에 불과하지만 국내 콘텐츠 산업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럽 사례가 대표적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로이모건리서치에 따르면 영국 등 영어권 유럽국가에서 넷플릭스의 동영상시장 점유율은 83%에 달했다. 스웨덴과 핀란드 등 비영어권 유럽국가에서도 76%로 나타났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김해인] ⓒ스카이데일리
 
현재 국내 인터넷 사업자와 유사 서비스 업체들이 분투 중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대항마로 자리 잡은 플랫폼은 없다. 국내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냈다고 보기 어렵다. 여기에 정부의 국내 유료방송시장 규제까지 추가된다면 자칫 시장이 외국계 플랫폼에 지배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소비자들 역시 비슷한 생각이었다.
 
직장인 변혁진(37·남) 씨는 “최근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알게 됐는데 시대착오적인 법안이라고 생각한다”며 “해외 거대 자본이 국내 유료방송 시장을 점령하려고 한다면 당연히 국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하는데 지금 모습은 오히려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KT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여론지배력이 있는 콘텐츠 제작 및 편성 부문에 대해서만 방송규제를 하고 단순 전송 수단인 방송플랫폼은 시장 기능에 일임하고 있다”며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합산규제 대신 해외와 같이 시청점유율 규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2009년 연방법원 판결로 FCC(연방통신위)의 CATV대상 시장점유율(30%) 규제 도입이 무효화됐다. 프랑스에서도 2003년 방송법상 시장점유율 규제(권역 내 800만명)를 폐지한 바 있다. 아울러 호주(90.3%)와 뉴질랜드(80.1%) 등도 1위 사업자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가운데 스페인(65.9%), 아일랜드(63.9%), 네덜란드(53.3%) 등도 과반이 넘는 수준을 보였다.
 
류승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글로벌 사업자들에 비해 국내 콘텐츠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 등의 규모가 아직 크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의 규제로 인한 새로운 미디어 산업 위축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해외 사업자와의 역차별 문제 역시 발생하지 않도록 시기적절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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