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신임 주중 한국대사가 지난 8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여론 안팎에서는 장 대사의 임명에 대해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경제통’으로 알려진 그가 우리나라와 밀접한 관계를 맺은 중국과의 ‘외교통’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는 여론이 적지 않다.
특히 북한 비핵화 문제를 비롯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미세먼지 대책 등 한·중 사이에 해결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은 우려를 키우는 대목으로 지목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가 문재인 정부 초대 정책실장을 지내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중국 대학에서 교환교수를 지내는 등 중국에서의 활동 경험이 있다는 점은 그나마 기대를 갖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외교·안보 분야 활동 전무…“해결과제 산적한 중국과의 관계 잘 풀어낼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초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주중대사로 내정하고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신청해 최근 중국의 동의를 받았다. 이에 따라 장 전 실장은 지난달 29일 주중대사로 정식 임명됐다. 지난 1월 초 노영민 전 주중대사의 대통령 비서실장 임명으로 석달 가까이 공석으로 남아있던 주중대사 자리가 다시 채워진 셈이다.
하지만 장 대사의 주중대사 선임을 두고 여론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경제학자로서의 경험은 풍부하지만 외교·안보 관련 경험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장 대사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 얼바니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미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와튼스쿨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 취득 후에는 미국 휴스턴대학교 재무학과 교수,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참여연대 경제민주화 위원장, 한국금융학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주로 경제 분야에서 활동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 내에서는 그가 외교·안보 경험이 부족한 비(非) 외교 전문가임에도 현 정부가 주중대사라는 중책을 맡겼다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달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전 실장은 교환교수로 중국에 두 번 다녀온 것 말고는 중국과 특별한 인연도 없다”며 “중국어도 잘 못 하고 외교 무대는 한 번도 밟아보지 않은 문외한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가 미북회담 결렬이나 미세먼지 문제로 중국과 다툴 때 얼마나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그가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의 핵심인 ‘소득주도성장’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라는 점 역시 우려감을 키우는 대목으로 지목된다. 장 대사는 지난해 11월 전격 교체됐을 때 현 정부의 경제 정책 실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책실장 자리에서 사실상 경질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이러한 경력을 지닌 인물이 대사로 임명된 것은 외교적 결례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한·중 사이에는 북한 비핵화 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에 있어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끌어낼 수 있을지, 미·중 간 전략경쟁 구도 속에서 사드 문제로 인한 갈등을 원만하게 관리할 수 있을지, 최근 쟁점으로 떠오른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 중국과의 공조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 등 해결이 쉽지 않은 외교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이렇듯 주중대사가 짊어진 임무가 막중한 상황에서 장 대사가 정치력과 외교력을 제대로 발휘해서 한·중 간에 다리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 대사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는 모습이다. 장 대사는 지난 7일 오후 부임차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해 특파원단과 만난 자리에서 주중 대사 임명을 둘러싼 자질론 등에 대해선 “대사 임명은 대통령의 권한이고 이미 청와대에서 여러 차례 설명했다”면서 “임명받는 내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장 대사는 취임 일성으로 중국과의 ‘소통과 이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일 오전 베이징(北京) 주중 대사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대중국 외교에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의 출발점인 ‘소통과 이해’를 실현하고자 한다”라며 “한·중 양국 정부와 국민들 사이에 서로 마음을 열고 신뢰를 더욱 굳건하게 쌓아가는 진정한 소통을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임 후 자신의 중점 사업으로 ▲양국 정상 포함 고위급간 교류·대화 추진해 전략적 소통・신뢰 강화 ▲북핵 문제 해결·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위해 중국과 전략적으로 긴밀하게 소통 ▲한중 간 경제협력의 심화·발전 및 미세먼지 대응 위한 협력 ▲다양한 공공외교사업 추진 등을 강조했다.
문재인정부 국정철학에 대한 높은 이해도, 중국활동 경험 등 일부 안심요인 존재
장 대사의 주중대사 임명을 놓고 ‘자질론’이 높게 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일부 안심요소도 존재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가 문재인 정부의 초대 정책실장을 맡아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고 정무적 중량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그가 이전에 중국 상하이의 푸단(復旦)대와 베이징 런민(人民)대에서 교환교수를 지냈고 2008~2016년까지 8년간 중국의 증권감독관리위원회 국제 자문위원을 역임한 이력 또한 강점으로 꼽힌다. 중국 내 상당한 인맥이 있는 등 중국 지역에 대한 이해와 인적 네트워크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이승구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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