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차기 원내사령탑을 노리는 당내 주자들은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집권여당의 20대 국회 마지막 원내사령탑에 누가 오를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현 정부 후반기의 국정운영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내년 4월 치러지는 총선 공천에도 입김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사실상 ‘실세’ 원내대표를 뽑는 경선인 만큼 후보 간 물밑 경쟁 또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집권여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친문 vs 비주류 경쟁구도 구축
원내대표는 당내 서열 2위로 주로 입법·예산 및 대(對) 야당 전략을 짜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당정 협의 등을 통해 행정부에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크기 때문에 권력의 노른자위로 인식된다.
특히 이번 경선은 내년 4월 치러지는 제21대 총선거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시행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의미가 각별한 것으로 평가된다. 내년 총선을 지휘하는 당의 지휘부로 공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당 내외에 개인의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각각 수도권의 3선 중진의원인 김태년·노웅래·이인영 의원(가나다순)의 3파전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후보자의 면면을 살펴보면 김태년 의원(경기 성남수정)은 이해찬 대표의 측근이자 친문 실세로 일찌감치 차기 원내대표 유력 후보로 분류돼 왔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추미애 대표 체제에서부터 현재까지 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지낸 이력이 있어 ‘정책통’으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그가 원내대표가 된다면 당청 간에 소통 창구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해 낼 수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다만 친문 실세이자 이 대표의 측근이라는 점은 그에게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당내 일각에서는 그가 원내대표 자리를 꿰찬다면 당 지도부가 친문 일색으로 채워져 총선 공천에서 ‘견제와 균형’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인영 의원(서울 구로갑)은 학생운동을 주도하며 길거리 투쟁의 선봉에 섰던 이른바 ‘86세대’의 대표 주자로 불린다. 그는 당내 개혁세력의 리더로도 꼽힌다. 고려대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의장 출신으로 당내 운동권 세력의 맏형으로도 불리고 있다.
이러한 이력 덕분에 그는 당내 ‘86그룹’ 뿐만 아니라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자신이 핵심 멤버로 있는 민주당 개혁성향 의원 정책연구 모임 ‘더좋은 미래’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범친문으로 불리곤 있지만 이해찬 대표와 ‘다른 색깔’인 만큼 총선 공천에서 균형추를 잡는 역할을 하고 당청 관계에서도 당이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노웅래 의원(서울 마포갑)은 당내 비주류로 분류된다. 친문 성향의 두 후보에 비해 계파 색채가 옅기 때문에 다크호스로 부상 가능성도 점쳐진다. 노 의원은 앞서 원내대표에 두 차례 도전한 적이 있는 원내대표 ‘3수생’이다. 지난 2017년엔 우원식 의원, 2018년엔 홍영표 의원과 붙어서 패배했다. 하지만 홍 의원과의 경선에서는 38표를 얻어 비주류로서 의미 있는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특별한 계파색이나 세력이 없는데다 원활한 대인관계와 개방적 성품을 지녀 당내에서 화합과 통합에 적임자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야당과의 소통에서도 유연함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친문의 분화·비주류의 약진 등 다양한 변수 예상
정치권 등에 따르면 여러 가지 변수가 예상되는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의 관전 포인트는 이른바 ‘친문의 분화’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친문 내에서 ‘이해찬파’와 ‘김진표파’가 갈렸던 모습이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경선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감지되는데 같은 친문 성향의 의원들이라도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그룹은 김 의원을 지지하고 있지만 이에 거리를 두거나 비판적인 그룹은 이 의원을 지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이 친문 세력에 지나치게 무게가 쏠리거나 지나친 강성 색깔을 띠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기류도 있어 노 의원에 대한 지지도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선 그동안 여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가 청와대의 여당 장악력을 나타내는 일종의 지표로 여겨져 왔다. 청와대가 여당을 확실히 장악하고 있을 땐 주류 후보가 무난하게 당선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주류 후보가 힘겹게 승리하거나 비주류 후보가 당선되는 사례가 있어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경선 결과에 따라 내년 총선 때까지 문재인 정부의 국정 기조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비주류 후보가 원내사령탑에 오를 경우 향후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이 순탄치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승구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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