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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청년수당
근본대책 없는 ‘퍼주기’ 지원에…방향잃은 국민혈세
중소기업 근로자의 삶의 질 높이고 기업 환경 개선이 취업난 해소의 기본
박광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4-19 00:39:00
▲ 서울시에서 시작한 청년수당제도가 각 지자체별로 확산되고 있다. 청년수당제도는 올해 예산만 3800억원에 이를 정도로 해마다 규모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고용환경개선없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정책이라며 반발이 심하다. 사진은 지하철역사에 광고중인 서울시 청년수당 ⓒ스카이데일리
 
청년들의 중소기업 기피현상이 더욱더 심해진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이 대학생과 졸업생 3000여 명을 대상으로 ‘가고 싶은 직장’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린 결과, 중소기업에 가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6.6%, 공기업은 25%, 대기업은 18.7% 순으로 조사됐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이유는 대기업과 차이가 나는 급여문제도 있지만, 그보다는 개인의 희생을 당연 시하는 기업의 분위기와 조직문화를 주요 문제로 꼽았다. 특히 주 52시간제가 도입되면서 직원 수가 300명 이상 되는 대기업들은 야근을 줄이는 데 비해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야근이나 주말 근무 같은 부분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업에 비해 낮은 복지수준과 성취감, 고용 불안, 제한적인 업무 기회 등도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처럼 현재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눈높이는 ‘돈’보다 ‘환경’이 우선인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고스란히 청년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져, 지난해 6월 말 기준 청년실업자 수는 38만8000명을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청년실업자 수는 47만3000명으로 1.8%가 증가했다.
 
청년들의 ‘워라밸’ 흐름 쫓아가지 못하는 정부 일자리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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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는 청년들의 이 같은 취업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쏟아내며 헛돈만 쓰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것이 퍼주기식 정책인 ‘묻지마 청년수당’이다. 청년수당은 사회진입 초기단계에 있는 미취업 청년층이 자신의 욕구에 맞는 진로를 폭넓게 탐색하며 자기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활동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청년수당은 서울시가 시작한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청년수당제도는 고용노동부 및 각 지자체 별로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예산만 해도 연간 3800억원에 이르며 해마다 규모가 커지고 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김윤화] ⓒ스카이데일리
 
고용노동부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사업으로 1582억원을, 경기도는 구직 여부와 관계없이 만 24세가 되는 도내 청년들에게 연간 최대 100만원(분기별 25만원)을 지역화폐로 제공한다. 여기에 청년면접수당을 지급까지 계산하면 관련 예산만 해도 1850억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대전과 부산이 청년수당을 지급하고 있으며 올해는 전남·경남·대구·울산·인천 등 8개 지자체가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국에 청년지원정책을 도입하고 있는 지자체는 14곳에 이른다. 이처럼 청년수당을 지급하고자 하는 지자체들이 늘어가면서 예산은 급증하고 있지만 실효성의 부분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퍼주기식 정책이란 질책과 함께 도입 배경에 대해 ‘물음표’가 붙고 있다. 인천 연수구가 진행하고 있는 ‘청년쉼표’ 프로젝트의 경우, 18~34세 청년에게 매달 50만원씩 3개월간 수당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올해 책정된 예산은 4500만원으로 지원 대상자 중 단지 30명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턱없이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제대로 시행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정책을 홍보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제도를 알고 있는 청년들만이 혜택을 볼 수 있을 뿐이다.
 
게다가 청년수당 제도의 지급연령도 지자체 마다 제각각이다. 대부분의 청년수당은 만 18세~34세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어디까지를 ‘청년’의 범주에 포함시킬 것인가이다. 인천시는 39세까지라고 한 것과 달리 전남은 만 45세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수 천 억원의 혈세를 들여 시행하는 정책임에도 청년의 규정과 한계에 대해서도 제대로 설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처럼 청년에 대한 규정과 검증수단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보니 청년수당 정책을 ‘문재인 정부의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구직비용 등의 도움을 주겠다고 했으면 이 비용이 제대로 사용되는지의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책의 단점을 보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인지, 아니면 정책을 중단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지자체의 청년수당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선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고용부의 한 관계자는 “유흥·도박·성인용품 구입 및 주식 취득 등에는 사용할 수 없다고 제한하고 있지만 온라인을 통한 물품구매 등에 대해선 검증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일자리정책 실패 인정하면서도 계속되는 ‘묻지마 퍼주기’
 
지원 대상을 선정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청년수당 제도는 지원 대상 선정 시, 졸업이나 중퇴 후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이 길거나, 비슷한 지원 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하고 있다.
 
또한 취업성공 패키지사업이나 취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으면 6개월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있다. 사실상 청년지원수당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는 셈이다. 즉 졸업 후 2년 동안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청년일수록 청년수당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 각 지자체의 청년수당제도는 취업성공패키지사업이나 취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으면 6개월간 유예기간을 두기 때문에 사실상 지원대상에서 배제된다. 이때문에 졸업후 꾸준히 구직활동을 해온 청년들과의 차별성 논란도 존재한다. 사진은 서울강남고용복지플러스센터 모습 ⓒ스카이데일리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돕기 위해 초기 취업 비용을 지원한다는 취지는 좋다. 하지만 현장의 실태나 기업환경, 청년들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혈세를 지원하는 것은 박수가 아닌 비판을 받아야 할 일이다.
 
전문가들은 묻지마식의 퍼주기 정책보다, 기업 환경을 개선하고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것이 청년들의 취업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즉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기업문화를 개선하고 퇴근 후에는 자신의 삶에 충실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청년들을 중소기업으로 이끄는 지름길이라는 말이다. 지원금을 주기 전에 중소기업의 근무 환경을 바꾸려는 노력이 우선 시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일자리 정책에 실패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인 해결책을 강구하지 못한 채 돈 풀기에만 급급하고 있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일자리와 근무환경이다. 세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채 퍼주기식 정책만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자유한국당 문진국의원은 “취업준비생들이 청년수당을 구직, 취업준비활동에 쓰는지 조차 파악되지 않는 상황에 계속되는 지원은 고민해봐야 한다”며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도움을 주려는 취지는 나쁘지 않지만, 현 정부에서 취하는 방식이 현금을 지원하는 부분이다 보니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의 환경을 마련하기보다 단기처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 청년수당은 대부분 먹이를 잡아다주는 임기응변식 정책인 만큼 이를 보완하고 취업과 연계하는 방안으로 가야지 현금만 주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며 제도보완을 촉구했다.
 
[박광신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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