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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873>]-쿠쿠홀딩스그룹(쿠쿠전자)

주부필수품 쿠쿠밥솥 신화 구자신 부당거래·배임 논란

상장사 통해 차남 소유 사기업 일감지원…“불필요한 거래” 분분

임현범기자(hby6609@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5-14 0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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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정위는 대기업에 국한됐던 일감 몰아주기 조사를 중견기업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와 불공정 하도급 개선은 재벌개혁 핵심과제로 손꼽히는 만큼 그간 법의 사각지대에 있던 중견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다. 규모와 상관없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오너일가 사익편취 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은 적지 않다.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은 회사에 일감을 몰아줄 경우 동종업계 중소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애초에 출발선 자체가 다르니 공정경쟁이 이뤄질 리 만무하다. 상장사라면 주주권익 침해 우려도 크다. 오너일가가 소유한 비상장사에 일감을 몰아줄 경우 오너일가의 종잣돈 마련을 위한 창구로 활용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전긱밥솥 하나로 굴지의 대기업을 물리친 중견기업 쿠쿠홀딩스그룹이 부당 내부거래 의혹을 사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쿠쿠홀딩스그룹 오너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대해 취재했다.

▲ 최근 쿠쿠홀딩스그룹 오너일가의 경영 행보를 둘러싸고 잡음이 무성하다. 상장기업 계열사를 통해 오너일가 지분율이 100%인 기업에 매년 상당한 규모의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내부거래를 통한 오너일가 배불리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은 쿠쿠전자 서울사무소 전경 ⓒ스카이데일리
 
최근 ‘쿠쿠밥솥’으로 유명한 쿠쿠홀딩스그룹(이하·쿠쿠그룹) 오너일가의 내부거래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주력 계열사를 통해 오너일가 지분율이 100%인 기업에 매년 꼬박꼬박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나 도 넘은 사익추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형적인 내부거래를 통한 이익챙기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쿠쿠그룹 오너 일가의 내부거래 행태는 일감 수혜 기업의 사업목적 내용이 기존에 거래하던 계열사와 동일하다시피 해 부당 내부거래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굳이 불필요한 거래인데도 불구하고 오너일가의 곳간을 채우기 위해 상장 계열사가 동원된 데 대해 배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쿠쿠家 차남 구본진 개인기업 ‘제니스’ 내부거래 힘입어 7년 새 자본규모 20배 껑충
 
쿠쿠그룹은 국내 밥솥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쿠쿠는 국내 전기밥솥 시장에서 약 7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의 1위 업체다.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액 9119억원을 달성하며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쿠쿠그룹은 현재 쿠쿠홀딩스를 정점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가 갖춰져 있다. 지난 2017년 12월 쿠쿠전자를 인적·물적 분할한 결과다. 기존 렌탈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해 쿠쿠홈시스로 재상장했고 가전사업 부문을 쿠쿠전자로 물적 분할했다. 이후 존속회사 명칭을 쿠쿠홀딩스로 변경한 뒤 지난해 1월 재상장하면서 지금의 지주회사 체제가 완성됐다.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쿠쿠홀딩스를 바탕으로 오너일가는 그룹 전반에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쿠쿠홀딩스의 경우 창업주인 구자신 회장을 비롯해 장남 구본학 대표, 차남 구본진 씨 등 오너 일가가 지분의 70% 가까이 소유하고 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홍가현]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말 기준 쿠쿠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창업주의 장남 구본학 대표로 42.3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어 차남 구본진 씨 18.37%, 구자신 회장 6.97% 등의 순이었다. 지주사인 쿠쿠홀딩스는 쿠쿠전자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계열사인 쿠쿠홈시스와 엔탑의 지분을 각각 40.55%, 42.20% 씩 갖고 있다.
 
쿠쿠그룹 오너 일가는 최근 주력계열사를 통해 오너 사기업격 기업에 막대한 일감을 몰아준 정황이 포착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쿠쿠그룹 주력계열사인 엔탑은 창업주 차남인 구본진 씨가 지분의 100%를 보유한 기업 제니스에 매년 수십억원 규모의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8월 된 제니스는 설립 초기만해도 자본금 규모가 5억원에 불과한 소기업이었다. 그러나 매 년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로 높은 실적을 올리면서 자본금 규모가 100억원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7년 새 무려 20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제니스는 지난해 쿠쿠전자가 지분 42.2%를 소유해 최대주주로 있는 엔탑과의 거래로 47억87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7년에는 42억2200만원, 2016년 47억6400만원 등으로 매년 평균 45억원 안팎의 매출을 내부거래로 올렸다.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율도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32% 등에 달했다.
 
‘제니스→엔탑→쿠쿠전자’ 이어지는 일감몰아주기…부당 내부거래 및 배임 가능성 제기
 
창업주 차남 기업에 전폭적인 일감 지원을 실시한 엔탑의 매출구조가 상장기업이자 주력계열사인 쿠쿠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해지고 있다. 결국 오너일가 사기업격인 제니스에 흘러들어가는 이득이 상장사인 쿠쿠전자로부터 나오고 있는 셈이다.
 
엔탑의 쿠쿠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엔탑이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은 390억42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엔탑의 매출액이 448억원임을 감안하면 87.12%가 내부거래로 발생한 셈이다. 이 가운데 99% 가량이 쿠쿠전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주목되는 점은 제니스와 엔탑이 영위하는 사업 내용이다. 1985년 10월 설립된 이래 엔탑은 불화탄소수지 코팅 알루미늄판의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1년 차남 구본진 씨가 설립한 제니스의 주요 사업 역시 불화탄소수지 코팅업과 부동산임대업이다. 사업 내용 일부가 겹치는 셈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홍가현] ⓒ스카이데일리
 
이로 인해 업계 안팎에서는 쿠쿠그룹 오너일가의 부당 내부거래 의혹마저 새어나오는 실정이다. 불필요한 거래임에도 불구하고 오너일가 개인 기업을 끼워넣어 오너일가 곳간을 채우는 용도로 활용하는 등 이른바 부당지원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엔탑이 취해야 할 이익이 오너 사기업으로 흘러갔다는 점에서 배임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제니스는 그간 쿠쿠 오너일가의 내부거래와 관련해 제대로 된 공시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비상장기업에 적용되는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 특수관계자 정의가 모호해 오너의 가족이 다른 회사의 지배적 지분을 소유한 경우 특수관계가 아닌 것으로도 해석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일반기업회계기준의 모호한 특수관계자 정의가 개정·적용되면서 그 해 4월이 돼서야 제니스의 내부거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덕분에 쿠쿠그룹 오너일가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쿠쿠 주주들은 상장사 계열사가 오너일가 개인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를 전혀 알 수 없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쿠쿠 오너일가의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 행태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동종 업계 중소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뿐만 아니라 일감을 몰아주는 상장사 입장에서도 오너일가 소유기업에 이익의 일부를 나눠주는 탓에 주주이익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경제시민단체 관계자는 “상장사나 그 계열사를 통해 오너일가 개인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행보는 공정경제는 물론 주주권익 침해 가능성이 높다”며 “합당한 사업 목적이나 필요에 의한 거래가 아니라면 오너일가가 사익을 편취하기 위한 부당 내부거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지주사인 쿠쿠홀딩스 관계자는 “제니스와의 내부거래는 쿠쿠홀딩스와 직접 이뤄진 게 아니라 계열사인 엔탑을 통해 이뤄지다보니 파악되지 않았다”며 “엔탑은 내솥에 들어가는 코팅 등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외부에도 납품하고 있지만 제니스에 대해선 자세히 모른다”고 밝혔다.
 
[임현범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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