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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재건축·재개발 규제 부작용

“정권 바뀌면 재추진”…정부규제에 재건축보이콧 확산

반시장 정책의 역습…정비사업규제→정비사업중단→희소성증가→집값상승

배태용기자(ty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5-29 15: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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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1년 5개월 간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26.8%나 껑충 뛰었다. 17.9%로 올랐던 노무현정부 이후 역대 정권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문재인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내놓은 다양한 규제 정책이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공급을 늘리는 대신 수요를 억제하는 반(反)시장 정책이 오히려 부메랑이 됐다는 평가다. 게다가 유일한 공급책으로 평가받는 재건축·재개발에 대해서도 강력한 잣대를 들이대 공급확대의 길을 막은 점 역시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문재인정부는 재건축 사업 규제 정책으로 조합원 지위양도를 제한하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부활시켰다. 안전진단 강화 및 분양가상한제 확대 등을 통해 사실상 재건축 사업을 하지 못하게끔 했다. 정부의 무차별적인 규제로 인해 수익성을 잃은 재건축 사업장은 4~5년 뒤 규제가 풀릴 것을 기대하며 사업추진을 연기하기 시작했다. 결국 서울 집값 폭등의 주범은 정부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정부의 재건축사업 규제 이후 서울 주요 재건축 사업장의 사업진행 상황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정부의 재건축사업 규제를 피해 사업추진을 미루는 재건축 사업장이 늘고 있다. 대부분이 안전진단 강화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사업을 가로막는 규제가 해소된 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대치쌍용아파트 전경 ⓒ스카이데일리
 
최근 서울 강남 소재 재건축사업장 사이에선 사업추진을 늦추는 현상이 생겨나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업장들은 문재인정부의 고강도 규제정책으로 사업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정권교체 이후에 사업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결국 정부 규제가 서울 강남의 유일한 주택공급 수단인 재건축·재개발을 가로막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집값을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공급확대를 ‘집값 안정화’ 깃발을 내건 정부가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집값 억제 명분 文정부 재건축·재개발 규제…공급 막힌 서울집값 일제히 상승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천정부지로 솟는 서울 집값을 안정화시키겠다는 명분을 앞세워 아파트 정비 사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대표적인 규제 정책으로는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강화, 분양가상한제 확대 등이 꼽힌다.
 
8·2부동산 대책으로 탄생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은 재건축 규제정책의 ‘종합선물세트’로 평가된다. 이 조치로 인해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조합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조합원의 지위양도가 불가능해졌다. 신규 투자자들의 시장 진입이 봉쇄됐으며 조합원들의 재산권 행사 또한 불가능 해졌다.
 
지난해 1월 1일에는 재건축을 통해 조합원이 얻게 되는 이익이 인근 집값 상승분과 개발비용 등을 빼고 난 금액이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금액에 대해 최고 50%까지 환수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했다. 2006년 참여정부 시절 처음 도입된 초과이익환수제는 주택시장을 침체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유예된 바 있다. 문재인정부는 재건축시장을 진정을 이유로 유예기간 연장 없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시행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 이성일]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초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 과열 양상을 보이자 정부는 재건축시장을 더욱 옥죄었다. 같은해 2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재건축 가능연한을 준공 후 30년에서 안전진단 기준에 따라 안전에 문제가 있을 때에만 재건축을 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특히 안전진단 평가항목 가운데 ‘구조안전성 평가’의 가중치를 기존 20%에서 50%로 2.5배나 높였다. 반대로 층간소음 등 주관적 지표를 따지는 ‘주거환경평가’ 가중치는 기존 40%에서 15%로 낮췄다. 사실상 주민들이 불편을 겪더라도 정부가 세운 잣대에 어긋나면 재건축을 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이 외에도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9월 집값 상승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신규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는 택지비와 건축비를 합산한 기준금액 이하로 제한됐다.
 
무차별 규제에 뿔난 강남부자들 “정권 바뀔 때 까지 재건축 안한다”
 
주목되는 사실은 정부의 무차별 규제로 인해 재건축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주택공급 수단인 재건축의 연기나 포기는 집값 상승의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데 반해 공급이 줄어드는 데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정부의 집값 안정화 대책이 오히려 집값을 상승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인 ‘대치쌍용아파트 2차’는 지난 25일 임시총회를 열고 재건축사업을 잠정중단 하기로 결정했다. 조합원들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관련 법안의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진행하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조합원들은 사업을 강행하려는 조합원과 상근이사를 해임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임시총회에서 조합장과 상근이사 해임안건이 235명 참석자 중 228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익명을 요구한 대치쌍용아파트 2차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로 인한 사업 반대 의견이 늘었는데 사업을 강행하려는 조합에 불만에 쌓였다”며 “재건축 중단 이후 총회를 통해 추후 사업방향을 논의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안형태 대치쌍용아파트2차 전 조합장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에 따른 부담금 조합원당 5억원이 나온다고 하면 아무도 재건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며 “이에 대한 반발로 재건축이 무산됐는데 앞으로 강남에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적용에 따른 부담금이 이렇게 나오면 재건축 자체가 어려울 것이다”고 설명했다.
 
▲ 대치쌍용아파트2차 조합원들은 최근 조합장을 해임하고 사업추진을 뒤로 미뤘다. 뿐만 아니라 압구정 3구역에서도 재건축추진위원회 운영 잠정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새아파트 수요가 높은 강남지역에서 추가 공급이 장기간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강남 집값을 더욱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은 압구정현대아파트 전경 ⓒ스카이데일리
 
한강변 재건축단지인 강남구 압구정 3구역도 조합원들이 재건축 사업의 진행을 잠정중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따르면 ‘압구정 3구역 재건축추진위원회 운영 잠정중단에 대한 소유주 설문조사’ 결과 잠정중단에 찬성한 비율은 91%에 달했다.
 
정비사업규제→정비사업중단→희소성증가→집값상승 ‘당연한 수순’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재건축 사업에 대한 고강도 규제가 향후 강남 집값을 더욱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아다. 권오한 대치일석공인중개사 대표는 “재건축 규제가 너무 심각한 상황이라 정권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려는 사업지가 많다”며 “정부가 정비사업에 대해 규제를 계속 한다면 강남 아파트의 희소성을 더욱 높아져 결국 강남 집값 크게 오르는 결과가 생겨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안전진단 강화를 비롯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인해 재건축을 진행하더라도 사업성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며 “이에 상당수의 조합들이 정권이 바뀌면 정책 기조가 변화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기다리거나 리모델링 등의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가 많은 강남지역에 새 아파트 공급을 하지 않으면 향후 강남불패 현상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조합원지위양도금지, 안전진단강화 등 정비 사업에 대한 각종 규제로 인해 올해 대부분의 재건축 단지가 사업을 미룰 가능성이 높다”며 “사업을 미루는 재건축단지가 늘면 4~5년 뒤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놓고 이는 결국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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