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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승차공유 서비스 ‘타다’

“이번 희생양은 타다”…택시 마녀사냥에 멍드는 韓경제

시민들 “공정한 경쟁 없이 무조건 반대해선 안 돼” 규제개혁 촉구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5-24 18: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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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사회 내에서는 ‘붉은 깃발’이란 단어가 유독 빈번하게 거론된다. 1865년 영국에서 만들어진 ‘붉은 깃발법’에서 파생된 이 단어는 규제로 인해 산업의 발전이 저해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과거 영국은 귀족들이 타는 마차를 앞지르지 못하게 하기 위해 시내에서는 사람 발걸음보다 느린 최고 2마일(3.2km)로 달리도록 자동차 속도를 제한했다. 이후 자동차 발명국인 영국은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이웃 독일과 미국에 빼앗겼다. 최근 4차산업 혁명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규제 개혁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붉은 깃발’이란 단어가 화두에 올랐다. 문재인정부 역시 신성장 동력확보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영국의 악명 높았던 ‘붉은 깃발법’을 사례로 들며 규제 개혁의 의지를 공고히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문재인정부의 규제 개혁 의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를 둘러싼 논란으로 인해 문재인정부를 향한 실망의 목소리를 더욱 거세지고 있다. 최근 택시업계가 카카오택시에 이어 VCNC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 퇴출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가 금융당국 최고 책임자의 입을 통해 산업 혁신 과정에서 낙오되는 전통 산업도 배려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기 때문이다. 승차공유 관련에 종사자들은 해당 분야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정부의 ‘반(反)혁신’과 ‘강력한 규제’ 등을 꼽고 있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불거진 ‘타다’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이에 대한 일반 시민들과 전문가 등의 반응을 취재했다.

▲ 승차 공유 서비스 ‘카카오카풀’을 반대해온 택시업계가 이번에는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를 조준했다. 타다 서비스 자체가 불법이라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택시업계의 반응이 무색하게도 일반 시민들은 타다 서비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진은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타다 퇴출 요구 집회 ⓒ스카이데일리
 
택시업계가 또 다시 기득권 논란에 휩싸였다. 일반 시민들의 호응이 높은 서비스를 정조준하고 퇴출을 부르짖은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 택시업계의 희생양은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다. 택시업계가 경쟁상대로 여기고 퇴출을 부르짖은 사례는 우버, 카카오카풀 등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하지만 이번 택시업계의 반발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심상찮다. 스타트업 업계는 물론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택시업계의 반발을 ‘기득권 쟁취’ 행위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부의 각종 규제와 이익집단의 반발 때문에 유망 스타트업의 활로가 막히고 시민들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견해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선 공유자동차 서비스…택시업계 “불법” vs 타다 “합법”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택시업계는 ‘불법’이라는 이유로 다음카카오의 신사업 ‘카카오카풀’ 출시를 가로 막은 이후 다음 타깃을 ‘타다’로 설정했다. 카풀의 경우 법의 틈새를 파고들어 법정공방이 불가피했던 것과 달리 타다의 경우 이미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으로부터 ‘합법’ 인정을 받은 사업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그럼에도 택시업계는 또 다시 법을 근거로 타다 서비스 중단을 부르짖고 있다. 이러한 택시업계와 타다의 갈등은 이미 지난 2월부터 예견됐었다. 서울개인택시조합 전 이사장과 전·현직 조합 간부 9명은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2월 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쏘카는 VCNC의 모회사다.
 
택시업계는 ‘타다’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4조 및 제34조를 위반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해당 법조항은 여객운송사업자의 면허 발급 의무, 34조는 대여한 사업용 자동차의 유상운송 서비스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택시업계는 VCNC가 법을 교묘하게 이용해 여객사업자 면허 없이 차로 승객을 태우며 운행을 해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VCNC 측은 ‘타다’ 서비스는 엄연히 합법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국토부로부터 합법으로 인정받았고 서울시 역시 서비스가 합법이라고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타다'의 핵심은 쏘카 소유의 11인승 RV인 기아차 카니발을 대여해 기사와 함께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김해인] ⓒ스카이데일리
 
승용차가 아닌 11인승 RV로 사업을 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18조에서는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차를 임차하는 경우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고 있다.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은 최근 재점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한 택시기사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분신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택시업계는 즉각 시위에 나섰기 때문이다. 카풀과 호출서비스 등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택시업계가 생존권에 위협을 받는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타다는 정부기관과도 대치 상태에 놓였다.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위크 2019’ 기조연설에서 “혁신의 승자들이 패자를 이끌고 함께 걷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직접적으로 지칭하진 않았지만 이재웅 쏘카 대표를 염두하고 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최 위원장은 앞선 22일에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타다’ 대표란 분이 하시는 언행을 보면 경제정책 책임자를 향해 혁신의지 부족을 운운하는 등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택시업계에 대해서도 상당히 거친 언사를 내뱉고 있는데 너무 이기적이고 무례한 언사다”고 비판했다.
 
이재웅 대표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택시기사 분신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죽음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죽음을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글을 올렸다.
 
이틀 연속 이어진 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에 혁신은 필요한데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산업 사람은 있을 수밖에 없고 그 부분은 챙기면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전통산업이나 전통산업종사자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돕고 거기에 혁신사업도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용돌이 치는 타다 논쟁…시민들 “시민편익이 최우선…정부와 택시업계 반성해야”
 
타다 논쟁이 최근 대한민국 사회의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여론의 반응은 타다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대다수 시민들은 다양한 장점을 앞세워 시민편익에 일조하는 타다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택시업계와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자체적인 개선 노력 없이 지속적으로 ‘생존권’만 내세우는 택시업계를 향해서는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타다 서비스에 대한 여론의 호응은 상당히 뜨겁다. ‘타다’는 출시 1개월 만에 앱 다운로드가 10만건을 넘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관심을 받았다. 이달 기준 타다 회원 수는 50만명, 등록 운전기사는 1만6000명 등을 기록했다. 호출 수는 출시 시점 당시보다 13배 이상 늘었다.
 
무엇보다 재이용율이 높은 점이 주목된다. 타다를 이용한 뒤 다시 찾는 이용객은 5월 초 기준으로 8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만족도가 높을 뿐 아니라 앞으로 성장가능성도 높게 점쳐지는 배경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만난 시민들의 반응도 통계로 드러난 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택시에 대한 불만 때문에 타다를 이용한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광진구에 거주하고 있는 직장인 이명훈(34·남)씨는 “직업 특성상 술자리가 많은 편인데 보통 술자리가 끝나면 시간이 늦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어 택시를 탄다”며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밤에 택시를 탈 때면 많은 택시들이 어디로 가는지 묻고는 승차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 이재웅 쏘카 대표는 “택시는 산업정책 면에서 보면 정부의 면허남발에 따른 공급과잉, 고령기사 급증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며 정부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사진은 서울역 앞 택시정류장(위)과 운행 중인 타다 차량 모습
 
이어 “택시업계가 오직 생존권만 주장하며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이동수단의 서비스를 없애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툭하면 택시요금을 올리고 불친절하고 난폭운전까지 일삼는 택시가 공정한 경쟁이 존재하는 시장경제에서 기득권의 특권만을 원하는 것 같아 솔직히 보기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어 “택시업계 눈치를 살피는 정부도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홍지현(22·여)씨는 친구들과 타다를 이용한 뒤 택시보단 타다를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씨는 “친구들과 함께 이동할 때 타다를 주로 이용하고 있는 편인데 택시처럼 승차거부도 없고 앱을 통해 호출하면 약속한 시간 맞춰 차량이 도착하니 이용자 입장에선 택시를 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 택시를 이용할 때 짧은 거리를 이동하면 기사님 눈치를 살펴야하는 불편한 점이 있었다”며 “반면 타다는 이동거리가 상관없을 뿐 아니라 다양한 편의 서비스, 그리고 친절한 운전기사 때문에 계속해서 이용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타다에 대한 택시업계의 공세가 더욱 거칠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생과 사의 기로에 놓인 모빌리티 업계의 반응은 남달랐다. 특히 일부 모빌리티 업체들은 택시업계의 반발이 정부의 ‘혁신 성장’에 대한 의지 부족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그랩’은 동남아 차량공유 서비스의 맹주로 일본 소프트뱅크와 중국 디디추싱 등 글로벌 투자가들로부터 투자금을 긁어모으고 있다”며 “최근 도요타도 1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을 뿐 아니라 현대자동차·SK·삼성 등 대표기업들이 투자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에서 ‘그랩’의 사업모델은 ‘그림의 떡’이다”며 “각종 규제와 이익집단의 반발 때문에 ‘한국판 우버’로 불렸던 ‘풀러스’의 창업자가 최근 사업을 접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까지 정부가 공유 모빌리티 분야에 많은 지원을 했지만 정작 사업을 진행하려고 하면 규제가 산적해있어서 진행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며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을 진행할 때 규제부터 신경 써야 했고 역량이 분산되다 보니 자연스레 해외 기업들과 경쟁에서 밀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업체 간의 치열한 대립 양상에 대해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최근 타다와 택시업계의 대립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정부가 신기술을 막는 규제정책을 추진해선 안된다”며 “지금처럼 택시에 세금을 지원하고 승차공유 업체에게 규제를 가하는 것으론 산업의 혁신을 가져올 수 없다”고 꼬집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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