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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를 만나듯 좋은 문장을 만나라

좋은 문장은 힘든 내가 기댈 좋은 친구다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07-06 11:35:14

▲ 이정일 인문학 칼럼니스트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좋은 문장을 찾는다는 것이 느껴졌다. 문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일 것이다. 어릴 땐 독서를 취미라고 말하는 이가 많지만 나이가 스물이 넘으면 독서를 취미라고 말하는 것이 쑥스러워 진다. 다들 멋진 취미가 있기 때문이다. 취미로 모형조립을 하는 이도 있고, 사진을 찍는 이도 있고, 색소폰을 배우기도 한다. 52시간 근무제가 제도화되면서 이런 흐름이 더 활성화되고 있다.
 
직장인들에게 주말은 편안히 쉬는 시간일 것이다. 주중엔 회사에서 분주하게 일하다가 쉬기 때문이다. 취미 생활은 삶의 패턴이 단조로운 우리 모두에게 일상의 활력소이자 즐거움이다. 이런 즐거움을 문장수집에서 찾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좋은 문장을 찾는 일은 어찌 보면 우표수집과도 비슷하다. 처음엔 그저 모은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지만 그 우표 뒤에 있는 숨겨진 의미를 알게 되면서 매료된다.
 
살다보면 좋은 문장에 매료되는 순간이 한번은 찾아온다. 좋은 문장이라고 말은 했지만 좋다는 기준은 제각각이다. 작가는 다들 좋은 문장을 쓰려고 애쓰지만 독자는 주관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독자가 느끼는 좋은 문장은 자신의 상황을 공감해주는 문장일 것이다. 힘들다면 위로가 되는 문장이 좋을 것이고, 삶이 갈팡질팡한다면 확신을 주는 문장이 좋을 것이다. 좋은 문장은 간결하고 힘차지만 그 안에 위로가 있고 희망이 있고 기쁨이 있다. 다음 글을 읽어보라.
 
상대방을 판단하는데 가장 큰 기준이 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상대방이 아니라 그날의 나의 기분, 나의 취향, 나의 상황 바로 이다. 그러므로 특별한 이유 없이 누군가 미워졌다면 자신을 의심하라.”
 
달팽이 안에 달에 나오는 김은주 작가의 글이다. 이것이 멋진 문장인 것은 정직한 글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 혹은 내면을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간결하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장 하나가 나를 돌아보게 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도와준다. 좋은 문장은 좋은 친구인 것이다. 좋은 문장을 만날수록 우리의 삶은 단단해지고 건강해진다. 이번엔 최은영 작가의 문장이다.
 
대학원이라는 좁은 사회로 진입하면서 나는 사람을 조심하라는 충고를 많이 들었다. 대학원 사람들을 경계하지 않는 내 태도가 굉장히 유아적이라는 것이었다. 특히 여자는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다고, 한 번 뒷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 미래가 없다는 이야기를 나는 밥먹듯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꽤나 그 말을 잘 따라왔다고 믿었다. 수업과 답사에 적극적이었고 뒤풀이에도 참석해서 늦게까지 웃고 떠들었지만 집으로 가는 길엔 아무 이유없이 울었다.”
 
한지와 영주에 나오는 글이다. 삶을 읽는 눈이 섬세하다. 최은영 작가의 글은 간결하고 탄탄하다. 무엇보다 인간관계를 들여다보는 시선이 깊다. 그래서 읽는 이에게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점에선 소설가 김영하도 섬세하다. 최은영 작가처럼 김영하 작가도 모던한 감수성과 속도감 있는 필체로 일상의 결정적인 순간을 잡아낸다. 소설 호출에 나오는 문장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적어도 한 가지씩은 혐오하며 살아간다. 그 대상은 개일 수도 있고 가수일 수도 있고 정치지도자일 수도 있고 때로는 특정 지역의 사람들일 수도 있다. 사람은 자신이 혐오하는 것들과 닮아 있다.”
 
좋은 문장을 구분하는 객관적인 잣대는 없지만 좋은 문장은 정직하다. 그리고 좋은 문장은 나를 돌아보는 성찰의 불꽃을 불러일으킨다. 문장을 읽다보면 키가 자라듯이 감정도 자란다는 걸 느낀다. 소설 속 문장을 따라가면서 등장인물과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하다보면 어느새 성숙해진 를 보게 된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이 문장을 찾는 일 역시 고된 일이다. 하지만 그 기쁨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
 
한국에서의 일상은 바쁘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저녁에 잠자리에 누울 때까지 쉴 틈 없이 뛰어다녀야 한다. 좋은 문장은 출근 후 마시는 커피처럼 삶의 호흡을 조율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커피숍만 보이지만 가끔씩은 퇴근길에 서점에도 들려보자. 아날로그의 삶은 주는 혜택은 분명하다. 잠을 잘 때 몸이 쉬듯이 생각도 쉬어야 한다. 좋은 문장은 힘든 내가 기댈 친구 같은 존재다. 그런 친구를 자주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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