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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임현범 팀장, 문용균·나광국 기자]최근 젊은층들 사이에서 1인 미디어 플랫폼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지적돼 온 선정성·폭력성 등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수위가 더 자극적이고 비상식적인 형태로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아프리카TV를 비롯해 유튜브, 페이스북 등 1인 미디어 플랫폼의 경우 스마트폰만 있으면 사실상 누구나 인터넷 생방송을 할 수 있어 무분별한 불법·유해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음란물 노출부터 폭력·혐오 등 자극적인 소재를 중계하는 영상이 끊임없이 노출되고 있다. 이들 플랫폼의 주 이용객이 어린 청소년을 포함한 미래세대라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목된다.
문턱 낮은 1인 방송서 관심 끌려면 독해져야…음란·폭력 등 자극적 소재 비일비재
1인 미디어를 통해 방송하는 인기 BJ나 스트리머 등 인터넷방송 진행자는 연예인에 버금가는 영향력과 인기를 누리고 있다. 후원금이나 광고를 통해 버는 돈도 상당하다보니 BJ나 크리에이터는 어느새 10대와 20대 등 젊은층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군 중 하나가 됐다.
1인 미디어의 선풍적인 인기는 기존에 없던 부작용을 낳았다. 대중의 관심이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다보니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와 도 넘는 언행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자율적인 규제를 통해 유해 콘텐츠를 걸러내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부정적인 내용의 콘텐츠는 지속 확산되고 있다.
소위 ‘막장 방송’에 대한 우려는 최근 들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별다른 콘텐츠 없이도 많은 시청자를 모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유해 콘텐츠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여성 BJ가 선정적인 복장을 하고 방송하는 ‘여캠’부터 누가 욕설을 잘하는지 경쟁하는 ‘욕 배틀’, 시간 내에 요구르트 수십 개를 먹는 등 ‘엽기 먹방(먹는 방송)’ 등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얼마 전에는 인터넷방송을 진행하던 한 BJ는 일반 여성에게 술을 먹여 성추행하는 장면을 고스란히 송출해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가 된 인터넷 방송은 일반인을 무작위로 섭외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일명 ‘헌팅방송’이었다.
길거리에서 섭외된 여성이 술에 취해 의식을 잃어가며 상의를 탈의하는 데도 이를 말리지 않은 것은 물론 신체 일부를 만지는 성추행 장면까지 방송으로 내보냈다. 논란이 일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당 인터넷방송 BJ에 경찰 수사 의뢰를 결정한 데 이어 해당 인터넷방송사의 이용 영구정지 조치를 내렸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몰래카메라’(이하·몰카) 시리즈가 유행하면서 너도나도 관련 콘텐츠를 양산하고 있는데 이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길거리를 걷던 일반인을 상대로 일부러 시비를 걸거나 야한 농담을 던져 상대방의 반응을 촬영하는 행태가 비일비재하다. 상대방이 불쾌감을 드러내면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폭력이 오갈 정도로 사태가 심각해지면 인터넷방송 진행자가 몰카였다며 웃으며 무마하는 식이다.
콘텐츠의 유해성을 지적하는 시청자들이 없진 않지만 대다수는 “미친X, XXX새끼” 등 욕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후원금을 보내는 등 자극적인 콘텐츠를 즐기는 듯한 모습이 연출된다. 인터넷방송 진행자들이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 경쟁에 치중하게 되는 배경으로 지목되는 요인이다.
1인미디어 플랫폼·BJ 모두 한 통속…관리·제재 전부 겉핥기·보여주기 수준
유명 BJ들이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는 등 1인 미디어의 부작용이 사회문제로 급부상하자 자정 노력에 대한 요구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누구나 손쉽게 인터넷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접한 10·20대 젊은층에서 유해 콘텐츠를 따라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내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상준(남·18) 군은 “반에서 유튜브나 아프리카TV와 같은 인터넷방송을 안보는 친구는 한 명도 없는 것 같다”며 “선호하는 BJ나 스트리머는 다르지만 모두 인터넷방송을 본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 유튜버가 되기 위해 영상을 직접 촬영해서 올리는 친구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방송을 접하고 실제 방송까지 하는 젊은층이 많아지고 있지만 정작 유해 콘텐츠에 대한 규제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수준이다. 1인 미디어 인터넷방송 플랫폼 업체들은 저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물의를 빚는 생방송을 차단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들 역시 호응이 곧 수익이 되는 셈이라 사실상 자정노력은 겉핧기식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인터넷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의 경우 평일 저녁에도 2460여명이 넘는 BJ가 실시간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 측 모니터링 요원이 진행 중인 모든 인터넷방송에 상주할 수 없는 만큼 한계가 명확하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인터넷방송 플랫폼에서 수익을 위해 막장 방송을 묵인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는 실정이다. 인터넷방송의 경우 현행법상 인터넷 서비스로 규정돼 있어 1차적인 관리 책임은 해당 사업자에게 있다. 이들 사업자가 규정을 위반한 BJ에게 내리는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
불과 지난달 성희롱 발언으로 비판의 도마에 올랐던 감스트와 지혜, 남순 등 유명 BJ는 인터넷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로부터 고작 3일 이용정지 징계를 받았다. 미풍양속 위배(부적절한 발언)를 할 경우 최소 3일에서 7일, 15일, 90일, 180일, 영구정지까지 가능하지만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를 받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방송을 향한 새로운 규제 체계 확립과 사회·문화적 규제 수준의 조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자율 규제의 제도적 확립과 인터넷방송 이용자에 대한 미디어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방통위 어린이·청소년 인터넷 개인방송 이용실태를 조사한 이두황 교수(경희대 언론정보학과)는 “설문 결과 응답자 90%에 가까운 절대 다수가 인터넷방송을 통해 선정적인 콘텐츠를 접했다고 답할 정도로 1인 미디어에 유해 콘텐츠가 일상화돼 있다”며 “미디어 플랫폼 업체의 자율규제만으론 한계가 있는 만큼 자율과 타율 규제가 어우러진 일종의 투트랙 양면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가장 현실적인 규제 방안은 현재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사후 심의제 강화다”며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삼진 아웃제나 벌금 증액 등 처벌을 대폭 강화한다면 해결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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