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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반도체 이어 조선업까지…사사건건 트집잡는 日

일본, 현대重-대우조선 합병 반대 WTO 제소…“보조금 협정 위반”

임현범기자(hby6609@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2-13 12: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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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정부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의 규범을 위반했다며 문제 삼고 나섰다. ⓒ스카이데일리
 
일본 정부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의 규범을 위반했다며 문제 삼고 나섰다. 지난해 7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지 7개월 만에 또 한국의 주력산업 발전에 딴지를 걸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31일 WTO에 한국 정부의 조선업 구조조정 대책에 대해 분쟁해결절차상 양자협의를 요청했다. 양자협의는 WTO 분쟁해결 절차의 첫 단계로, 여기서 당사국 간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재판 절차로 넘어가게 된다.
 
일본은 한국 정부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과정에서 직접적인 재정지원을 단행했고, 이는 WTO의 보조금 협정에 위배되는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이 한국 조선업을 두고 WTO에 제소한 건 2018년 11월에 이어 두번째다.
 
일본이 이번에 추가로 문제삼는 ‘재정지원’은 크게 두 가지다. 지난해 초 산업은행 대우조선해양 지분 약 5970만주를 현대중공업에 현물 출자하는 대신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으로부터 전환주 912만주와 보통주 610만주를 받기로 한 것과 자금이 부족할 경우 산업은행이 추가로 1조원의 재정 지원을 보장한 점 등이다.
 
이밖에 한국 정부가 내놓은 선수금반환보증(RG) 발급과 신규 선박 건조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가트)과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SCM)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의 주장은 근거 없으며 우리의 조치는 국제규범에 합치한다는 점을 충실히 소명하겠다”며 “WTO 분쟁해결절차에 따라 일본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조선업계와 정부는 일본의 조선업이 내리막길을 걷자 일본 정부가 WTO에 제소하는 방식으로 한국에 딴지를 건 것으로 보고 있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일본의 수주 점유율은 2015년 28%에서 지난해 13%까지 떨어졌다. 양에선 중국에 밀리고 질에선 한국에 밀리다보니 일본 주요 조선소는 대부분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갈수록 적자 폭이 커지면서 사업을 축소하거나 매각하는 등 사실상 일본 조선업은 그로기 상태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무현 애널리스트는 “1980년대 초 2차 오일 쇼크 직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일본 조선업은 스스로 설계인력을 한국으로 넘기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이제는 조선업을 포기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로이 달라지는 선박 기술에 일본 조선소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안팎에선 일본의 WTO 제소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EU, 일본 등으로부터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된다. 한국을 포함한 6개 국가 중 한 곳이라도 합병을 반대하면 합병은 불가능하다.
 
현재까지 현대중공업의 합병을 승인한 국가는 카자흐스탄 뿐이다. 조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심사 결과 발표 예정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오는 5월 7일로 예정됐던 EU의 2차 심사 결과 발표일도 한 달 정도 미뤄진 상황이다.
 
다만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에 일본이 WTO에 제소한 건 한국 정부의 조선업 구조조정 대책에 대한 것으로 기업 결합 심사와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이번 WTO 관련 양자협의를 요청한 주체는 일본 ‘국토교통성’으로 해운, 조선 등 교통 정책을 관장하는 부처”라며 “기업결합을 심사 중인 ‘공정취인위원회’와는 별개의 기관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공정취인위원회는 독립된 행정위원회로서 근거법인 독점금지법에 따라 공정하게 본건 기업결합건을 심사하고 있다”며 “기업결합 심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임현범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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