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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토교통부(국토부)가 7·10부동산 대책의 후속조치로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 개선안 등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소득기준도 완화가 골자다.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내년 1월께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더 많은 이들이 청약을 통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정부 취지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 안팎에선 ‘그림에 떡’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소득기준을 완화할 경우 오히려 경쟁률만 심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이러한 부작용을 우려해 특별공급 물량을 일부 늘렸지만 이 역시 일반공급 물량을 줄이고 내놓은 탓에 새로운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 세대 간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소득기준 완화→경쟁률 심화…국토부 탁상행정에 청년 내 집 마련 문턱 높아진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민영주택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20%(맞벌이 130%)이던 소득 요건을 140%(맞벌이 160%)까지 확대한다. 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의 경우 기존에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30%였지만 160%까지 확대된다.
세전 소득으로 3인 이하 가구의 경우 140%는 월 778만 원, 160%는 월 889만 원이다. 월급 889만 원을 연봉으로 환산하면 1억688만원에 이른다. 이렇게 되면 30·40대 정규직 맞벌이 부부라도 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 신청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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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그러나 부동산업계 안팎에선 이번 정부 개정안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우세하다. 공급물량을 늘린다곤 하지만 소득기준을 함께 완화하기 때문에 경쟁률은 크게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공급을 늘린다해도 신청대상자 수도 함께 늘기 때문에 청약 경쟁률은 크게 변함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실제 7·10 대책 발표 이후 생애최초 특별공급 전형이 생기고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소득완화도 일부 완화됐다. 당시 ‘과천르센토데시앙’의 경우 생애최초 특별공급 전형에 50가구가 배정된 반면 청약 신청자는 1만6111명이나 됐다. 경쟁률은 322.2대 1에 달했다. ‘과천푸르지오어울림라비엔오’와 ‘과천푸르지오오르투스’ 등의 생애최초 특별공급 청약 경쟁률도 각각 277.1대 1, 254.8대 1 등을 각각 기록했다. 당시는 소득기준도 130%였다.
맞벌이 기준 140%까지 소득기준이 일부 완화됐음에도 이들 단지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경쟁률은 △‘과천르센토데시앙’ 161.4대 1 △과천푸르지오어울림라비엔오 140.5대 1 △과천푸르지오오르투스 125.8대 1 등이었다.
주목되는 사실은 신청기준이 완화됐다고는 하나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경우 정해진 물량이 없고 생애최초의 경우 물량이 적다는 것이다. 이는 경쟁률을 부채질 할 수 있는 요소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연간 2만가구가 생애특별공급으로 공급된다. 전국 국민주택의 경우 생애최초 특별공급물량은 연 1200가구에 수준에 불과하다.
국토부도 물량부족 문제는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2만가구가 충분한 공급물량은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민영주택의 경우 1만8000여가구 정도로 민간택지 부문에서 최대한 물량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계획대로 될지는 알 수 없다”로 답했다.
청년·신혼부부 위해 기성세대 희생 강요…부동산 정책마저 ‘편가르기’ 도마 위
앞서 정부는 7·10대책 발표 직후 특별공급의 높은 경쟁률 문제를 해소하고자 물량을 늘렸지만 이 역시 일반공급 물량을 줄였다는 맹점을 지녀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신혼부부·생애특별공급 대상 확대, 소득기준 완화 등이 표심을 잡기위한 생색내기용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기 무주택 청약통장 가입자들은 불만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부양가족이 많고 무주택기간이 긴 40~50대 등 기성세대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 오랫동안 기다리며 청약을 준비해왔는데 청약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는 “정부 믿고 청약통장 10년, 20년 넣고 당첨되길 기다리는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정책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형석 미국 SWCU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분양절벽인 상황에서 공급자체를 늘려야 하는데 일반공급은 줄이면서 특별공급만 늘린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방향성은 맞지만 그로 인해 40~50대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난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집을 안사고 특별공급에 당첨되기 위해서 대기수요자들이 늘어나는 탓이다”며 “경쟁률을 높이는 대책은 실질적인 대책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박선형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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