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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코로나 백신 확보로 본 정권의 명운(命運)

국내 코로나 상황 백신 투입 없이 회복 불가능, 접종 시작 시기 관건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12-21 12:14:40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인류의 사투가 새롭게 바뀌고 있는 양상이다.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어적 저항에서 백신 투입이라는 인간의 반격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제 승부가 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코로나를 일상에 달고 살아야 할지, 아니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할지에 대한 결판이 조만간 날 전망이다. 다만 국가에 따라 명암에 차이가 날 수 있을 것 같은 조짐마저 든다. 바이러스 퇴치 관련 역전의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현실화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코로나가 먼저 시작된 중국을 비롯한 동(東)아시아 국가들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앞서가는 모양새였지만 백신 접종에선 미국이나 유럽이 한발 앞섰다.
 
또 하나 이슈는 현재 시중에 선을 보이고 있는 백신 관련 유효성 검증과 이에 따른 향후 파장이다. 서구에서는 미국 단독 혹은 독일·영국 제약사가 공동 개발한 모더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 등이다. 이에 대응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백신 개발 제약사는 시노팜, 시노백, 기말레야연구소 등이다.
 
임상이 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 백신은 중국 내에서 이미 100만명 이상에 접종하였으나 부작용에 대해서 공개된 것은 없다. 그러나 일반 인민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접종은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동 국가들은 중국산 백신 접종을 시작하였으며, 연이어 중남미 국가에서도 곧 시행될 예정이다.
 
이런 판에 중국 정부가 역으로 화이자 백신 수입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자국산 백신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수차례 임상 시험 결과로 효능이나 부작용 측면에서 비교적 안전성이 검증된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인 것으로 밝혀진다. 성급하게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결국은 백신을 두고도 미·중 간의 또 다른 패권 경쟁이 막후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면 미국이 승리할 확률이 높다. 여하튼 지구촌 전체가 백신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상황이 급반전되고 있다. 백신을 조기에 투입하는 국가일수록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공감대가 빠르게 퍼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코로나 전쟁의 영웅도 다른 각도에서 접근되고 있다. 애초에는 코로나 방역 성공에 이바지하는 정치 지도자·행정 공무원·의사·간호사 등에 초점이 맞추어졌으나, 이제는 백신 개발 과학자로 옮겨가고 있는 듯하다.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최근 선정한 올해의 10대 과학자 중 7명이 팬데믹과 관련된 인물로 발표되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방역 일선에서 희생을 아끼지 않은 숨은 이들의 공로는 결코 깎아내릴 수 없다. 단지 정치 지도자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코로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지도자에 대한 평가가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지도자의 교체로 나타났으며, 상당수 국가에서 지도자의 역량과 자질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기도 하다. 중국은 강권과 억압으로 코로나는 상당 수준 진정되었으나, 과정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국내에선 정권의 지지율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당분간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방역의 실패는 경제와 사회 전반을 동시에 흉흉하게 하면서 정국을 요동치게 할 것이다.
 
정부의 오판과 무능이 글로벌 백신 확보 경쟁에서 뒷순위로 밀리는 결과로 나타나
 
우선 논란이 되는 것이 백신 확보와 관련된 잇따른 잡음이다. 시간이 갈수록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정부의 오판과 무능이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다. 세계가 치열한 백신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도 정치권은 여·야 가릴 것 없이 3차 재난지원금 지원 경쟁에 소모전을 펼쳤다. 12월 초순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의 조언과는 다르게 정부가 방역에 자신감을 보여 판세를 잘못 읽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백신을 투입하지 않는 기존 방역의 수준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분석이다.
 
4400만명의 백신을 확보했다고는 하나 계약이 완료된 것은 1000만명 회분에 그치고 있으며, 그나마 접종이 가능한 시점도 빨라야 내년 하반기나 될 것으로 알려져 실망감을 더 키운다. 국내 전문가들은 K-방역에 대한 지나친 과신이 병실·의료진·백신이 없는 3무(無)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한다. 앞으로 전개 상황에 따라 더 큰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을 비롯한 일부 선진국들이 백신 접종과 관련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어 신흥국들의 백신 접근이 어려워지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13%에 불과한 선진국들이 전체 백신의 절반을 가져갔다. 인구 대비 최대 물량을 확보한 나라는 캐나다로 1인당 9회까지 접종할 수 있다고 한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중국산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신흥국의 심정도 가히 이해할 만하다.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일본이 2.9억 회분을 구매한 것을 비롯해 인도 6억, 인도네시아 2.4억, 태국 2600만 회분을 각각 계약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내년 연말까지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것을 전제로 빠르게 움직였다. 자칫 남들은 내년 하반기부터 자유롭게 해외를 왕래하고, 경제가 급속도로 회복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국면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물론 이는 상상하기도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정부도 한발 늦게 백신 확보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으나 버스 지나간 다음에 손을 흔드는 꼴이다.
 
현 정권이 출범한 지 벌써 3년 반을 넘어서고 있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출발하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후자 쪽으로 기울기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국내 상황은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우울감이 커지는 데다 갖은 정치적 파행과 경제적 충격이 양산되면서 신뢰와 희망이 무너지고 있다. 나라 밖의 관계도 대동소이하다. 국가의 행위가 정상과 비정상을 왔다 갔다 하면서 오랜 친구와의 우정엔 금이 가고, 새로운 친구와도 관계가 그리 돈독하지 않다.
 
중요한 외교 혹은 경제 현안과 부딪히면 오히려 코너에 몰리는 경우가 과거보다 더 많아짐을 목격한다. 권력을 잡은 정권이나 정책을 실행하는 정부 구성원들의 자질이나 능력이 한계치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 보다 엄격한 평가일 것이다. 이번 코로나 백신 확보 상황을 보더라도 이들의 오판과 무능의 전모가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2021년은 코로나 퇴치 성과에 따라 국가 간의 격차가 확연하게 구분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방역의 성공과 실패 여부가 현 정권의 명운을 결정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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