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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본걸 LF 회장의 사업다각화 행보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사업다각화의 방점을 찍는 대규모 복합리조트 사업이 토지 매입 이후 수년째 진행되지 않고 있어서다. LF 안팎에선 사업 차질의 이유로 환경규정을 외면한 수익성 추구가 지목된다는 점에서 구 회장의 성급한 무리수가 결국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50억 매입한 복합리조트 부지, 착공 미뤄지며 수년째 황량한 공터로 방치
“지난해 여름에 복합리조트 부지를 따라 펜스가 설치됐을 뿐 그 후로는 잠잠하네요. 개발한다는 얘기가 돈 지도 벌써 4년여가 지났는데 아직까지 공사가 시작되려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요. 이 정도면 포기했다고 봐야죠.”
LF와 강원도, 양양군 등이 함께 야심차게 추진한 복합리조트 ‘양양 LF스퀘어몰’ 사업의 착공이 기약 없이 지체되고 있다. 2017년 계획 발표 당시 동북아 최고의 리조트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사업은 완공예정일이 지난 현재까지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태다.
스카이데일리가 찾은 양양 LF스퀘어몰 부지는 황량함 그 자체였다. 지경리해수욕장과 맞닿아 있는 해당 부지는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도록 펜스로 둘러 싸여 있었다. 유일한 출입문마저도 쇠사슬과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다. 주변으로 도로까지 새로 나 있었으나 오고 가는 차량은 거의 없었다.
2017년 6월 LF는 계열사 LF스퀘어씨사이드를 통해 양양군 부티크 호텔 및 프리미엄 아울렛 조성 사업을 위한 토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LF스퀘어씨사이드는 LF그룹이 양양 LF스퀘어몰 건설을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LF가 51%, LF네트웍스가 49%를 각각 출자했다.
LF스퀘어씨사이드는 지경관광지 내 8만2000㎡(2만4805평) 규모의 토지를 사들였다. 토지 매매가만 150억원을 상회했다. LF스퀘어씨사이드는 매입한 토지에 △호텔 등 숙박지구 2만3000㎡(6957.5평) △쇼핑몰·아울렛 등 상업지구 3만5000㎡(1만587.5평) △휴양시설 등 기타시설지구 2만4000㎡(7260평) 등 복합 리조트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강원도도 LF 복합리조트 사업에 힘을 보탰다. 2017년 12월 지역민을 대상으로 사업비 1000억원이 투입되는 복합 리조트 개발 사업이 2018년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지난해 개장을 목표로 추진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행정 지원을 약속했다.
당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2020년께 양양 LF스퀘어몰이 완성되면 휴양, 쇼핑,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사계절 체류형 종합 관광지로서 강원도 관광의 위상을 높이는 명품 관광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를 넘어 동북아 최고의 복합 리조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계획 기간 내 완공을 위한 각종 행정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업성 핑계로 사업계획 바꾼 LF, 환경청 환경평가 번번이 퇴짜
LF의 당초 계획과 달리 양양 LF스퀘어몰 사업은 지금까지도 진척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무리한 사업 추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LF의 복합리조트 사업은 환경청의 환경 영향 평가에서 번번이 퇴짜를 맞으면서 4년여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건축 허가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환경 영향 평가에 따른 환경청의 협의 없이는 양양군, 강원도 등 지자체가 사업 인허가를 내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LF가 소유한 양양 LF스퀘어몰 부지의 용도 지역은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6조 제4호’에 따른 자연환경보전지역의 경우 사업 계획 면적이 5000㎡(1512.5평) 이상일 때 소규모 환경 영향 평가를 받아야 한다. 해당 평가는 반드시 사업 인허가 전에 이뤄져야 한다. 양양 LF스퀘워몰의 사업 계획 면적은 8만2000㎡(2만4805평)로 소규모 환경 영향 평가 대상사업 기준에 해당된다.
LF는 수익성을 이유로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환경청과 마찰을 빚고 있다. 환경청은 사업 계획에 대해 협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연환경보전지역의 경우 건폐율의 최대 한도는 20%에 불과하고 용적률 역시 최대 한도가 50~80% 수준에 그치는데 LF는 그 이상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LF 관계자는 “당초 설계했던 것과는 다르게 복합 리조트 개발 사업 계획이 변경되면서 공사 착공이 지연되고 있을 뿐 기존 계획된 면적과 시설물 등의 변경은 없다”며 “행정 절차가 유동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복합 리조트 개발 사업을 당사 혼자만 진행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설명은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복합 리조트 유치에 환영이었던 강원도도 “복합 리조트가 일정 규모 이상으로 조성돼야 수익을 담보할 수 있기에 사업 규모를 키우려 한다”며 “규모가 더 커져야 적절한 관리가 가능한 만큼 이와 관련해 환경청과 협의 중이다”고 전했다.
관광지 땅 매입한 LF, 사업 지연 시 토지거래 백지화 전망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최근 부동산 업계 안팎에선 LF 복합리조트의 사업 무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부지가 환매특약부 매매 방식으로 거래된 점이 사업무산의 이유로 꼽힌다. 환매특약부 매매는 매도자가 5년 후 토지를 되돌려 받을 수 있는 권한을 얻는 대신 해당 토지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매매 방식이다. 5년 후 매도자는 완전한 소유권 이전을 결정하게 된다.
만약 LF가 5년 내 사업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 양양군은 지경관광지 내에 자리한 해당 부지를 LF에 넘길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에 사실상 환매요구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계약일까지 1년 9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LF가 야심차게 추진한 양양 LF스퀘어몰 개발 사업이 환경 영향 평가에서 퇴짜를 맞으면서 전혀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며 “사업이 무산되면 양양군 입장에선 땅을 되돌려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업이 전면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LF 관계자는 “양양 LF스퀘어몰 사업은 환경청과의 협의를 원활히 마치고 지난해 말 조성계획승인 인허가를 받았으며 양양군과 지속적으로 긴밀히 협력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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