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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재테크③]-한정판 운동화 리셀(Resell)
잘 사서 되팔면 짭짤 부수입…MZ세대 홀린 ‘신발의 재발견’
21만9000원에 출시된 GD신발, 279만9000원 거래
발품 잘 팔면 적은 투자금으로 높은 수익률 가능
MZ세대 가치관·소비습관 반영된 사회·문화적 현상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5-24 14:37:30
▲ 스니커테크를 하기 위해선 매장에서 선착순으로 한정판 신발을 구입하거나 드로우(추첨)에 응모해야 한다. 사진은 2019년 아디다스 강남브랜드센터점에서 한정판 운동화를 사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를 중심으로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가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스니커테크’는 한정판 운동화를 구입해 가격이 오르면 되팔아 수익을 얻는 방식을 말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자 ‘리셀(되팔기)’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니커테크를 하기 위해선 매장에서 선착순으로 한정판 신발을 구입하거나 드로우(추첨)에 응모해야 한다. 드로우는 브랜드의 공식 홈페이지 또는 스니커즈 편집샵 사이트에서 진행된다. 여기서 당첨되면 응모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구매 후 관련 플랫폼에서 한정판 신발을 적정 가격에 팔면 된다.
 
다만 모든 한정판 신발이 스니커테크의 수단은 아니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물론 성공 공식은 존재한다. 유명 디자이너나 브랜드와 협업한 신발들의 가격은 대체로 급등한다. 일례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디올과 나이키가 협업해 지난해 7월 출시한 ‘에어조던1 레트로 하이 디올’은 20일 플랫폼 ‘솔드아웃’에서 127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발매가가 30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열 달 만에 4배 이상 오른 셈이다.
 
일본의 유명 디자이너 치토세 아베의 브랜드 ‘사카이’와 나이키가 협업한 ‘나이키 LD 와플 사카이 서밋 화이트’도 출시되자마자 인기를 끌었다. 발매 당시 160달러(약 18만원)였던 가격은 20일 현재 1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7배에 가까운 상승률이다.
 
리셀러인 최성환(가명) 씨는 “한정판 신발을 신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쁜데 그걸 다른 사람들이 알아봐 주기도 하니까 매력적이다”며 “그 제품을 다른 사람과 교환해 새로운 신발을 신을 수 있다는 점도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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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연예인 등 유명인과 협업한 상품도 대체로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인기가수 지드래곤과 나이키의 ‘에어포스1’이 협업해 2019년 11월 출시한 ‘파라노이즈’가 대표적이다. 818족만 한정판으로 발매된 ‘파라노이즈 블랙 앤 레드 컬러’는 20일 현재 279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발매가가 21만9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178% 상승했다. 10만켤레가 발매된 ‘파라노이즈 블랙 앤 화이트 컬러’도 3배 이상 오른 68만원에 거래 중이다.
 
발품만 잘 팔면 하이 리턴, 로우 리스크…평균 수익률 164.75%
 
MZ세대들의 스니커테크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진입장벽이다. 샤테크(사넬+재테크)로 불리는 명품 가방·시계 재테크는 상품을 구입하는 데 수천만원 가까이 들지만 운동화의 경우 대체로 100만원 이하로 구매가 가능하다.
 
이재영 평택대학교 패션디자인및브랜딩학과 교수가 쓴 ‘스니커즈 리셀(Resale) 현상 분석’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작년 10월 5일 기준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4곳(솔드아웃, 아웃오브스탁, 엑스엑스블루, 크림)에서 구매가 500만원 이상 상품의 비중은 0.75%였다. △100~500만원 7.25% △50~100만원 22.5% △30~50만원 24.5% △10~30만원 42% △10만원 미만 3% 등이었다.
 
이 교수는 “30만원 이상 상품이 55%, 전체 상품의 평균 가격이 54만1711원으로 일반적인 스니커즈의 가격을 고려해볼 때 상당히 고가로 거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또한 구매가 Top10 안에 드는 제품은 모두 200만원을 넘는 초고가 제품이었다”고 말했다.
 
스니커테크가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는 발품만 잘 판다면 실패할 확률이 적고 투자금에 비해 수익이 크다는 점이다. 응모를 통해 신발을 정가로 구매하기만 하면 높은 금액으로 되팔 수 있다는 의미다. 인기 많은 운동화의 경우 시간을 두고 보관한 뒤에 팔면 보다 높은 가격에 팔수 있다.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이다.
 
작년 10월 5일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4곳에서 수익률 1000% 이상인 상품은 2%였다. 그 외 △500% 이상 5.25% △300% 이상 7.5% △100% 이상 23.25% △0% 이상 48.25% △0% 미만 13.75% 등으로 평균 164.75%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 교수는 “100% 이상 프리미엄이 붙은 상품이 152개로 전체 중 38%를 차지해 전체적으로 스니커즈가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상품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프리미엄 Top10의 제품들은 모두 90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드컴퍼니 통계에 따르면 세계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2025년 60억원달러(약 6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사진은 갤러리아백화점의 프리미엄 리셀링 슈즈 편집샵 ‘스태디엄 굿즈’의 모습. [사진=뉴시스]
 
스니커테크 거래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관련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드컴퍼니 통계에 따르면 세계 스니커즈 리셀 시장 규모는 2019년 약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5년에는 60억달러(약 6조5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스니커즈 리셀 시장 규모를 확실할 수 있는 공식적인 통계는 아직까지 없다. 업계에서는 2019년 기준 약 50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서 스니커즈는 지난해 상반기 두 번째로 많이 거래된 품목이었다. 거래액은 총 410억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34% 증가했다. 스니커즈의 중고 거래가 확대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스니커즈 리셀이 인기를 끌자 업계 대표주자들은 관련 플랫폼을 개설하는 등 스니커테크 시장에 진출하며 불꽃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단순 온라인 커뮤니티나 중고나라 등에서 소수 마니아들 끼리 거래하던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든 것이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의 '크림(KREAM)' △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의 ‘솔드아웃’ △KT엠하우스의 ‘리플’ △서울옥션블루의 ‘엑스엑스블루’ 등이 대표적이다. 리플의 경우 지난달 전체 이용자 수 가운데 10대가 33%, 20대와 30대는 각각 32%, 16%로 MZ세대 이용자가 80%에 달했다. 엑스엑스블루 역시 회원 80% 이상이 MZ세대인 18~34세로 알려졌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지난달 7일 프리미엄 리셀링 슈즈 편집샵 ‘스태디엄 굿즈’를 명품관에 오픈했다. ‘스태디움 굿즈’는 미국 최대 규모의 리셀링 슈즈 매장 중 하나로 전 세계 스니커즈 매니아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핫플레이스다.
 
이 교수는 “MZ세대의 특성에 부합하는 스니커즈는 이제 자신의 감성과 정체성을 대변하는 기호, 상품에 대한 취향을 공유하는 문화, 상품의 프리미엄을 실현하는 투자재로서 기능한다고 볼 수 있다”며 “또한 스니커즈 리셀은 이전 세대에서 볼 수 없는 MZ세대의 가치와 사고방식, 소비 성향이 잘 드러나는 하나의 사회적·문화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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