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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구절차 간소화에 대한 입법 논...'))
▲ 21일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5개 보건의약 단체는 용산 전자랜드 랜드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사진은 기자회견 중인 보건의약 단체 회원들. [사진제공=대한의사협회]
최근 실손의료비보험(실손보험) 청구절차 간소화를 두고 찬반양론이 거세게 부딪히고 있다. 이달 초 금융위원회가 이를 중점 과제로 삼아 추진의지를 천명했고 정치권에선 여야가 함께 공청회를 연 후 관련 개정법안을 추가로 발의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청구절차 간소화에 반대하는 세력은 즉각 반응했다. 21일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병원협회(병협),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5개 보건의약 단체는 용산 전자랜드 랜드홀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보험업법 개정안 폐기 촉구’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관련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업계의 이익을 대변할 뿐 요양기관에 막대한 행정 부담 전가는 물론 국민의 혈세 낭비와 공공의 이익까지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근본적·합리적 대안부터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보험업법 개정에 앞서 △보험금 청구 방식·서식·제출 서류 등 간소화 △전자전송 위한 인프라 구축·비용 부담 주체 결정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아닌 민간 핀테크 업체 활용방안 마련 △의료정보 전송 주체를 전체가 아닌 개별 요양기관 판단에 따른 자율적 참여로 전환 등을 선결 과제로 꼽았다.
특히 개정안이 의료정보를 관리할 전산체계 구축·운영 관련 사무를 심평원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한 내용에 반발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심평원이 요양기관의 비급여 진료에 관한 자료까지 축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모든 의료비에 대한 통제가 가능토록 하는 것이기에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개인진료기록 등 민감한 정보가 무분별하게 유출되거나 남용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영호 병협 회장은 “민간보험사가 의료정보를 손에 쥐었을 때 그게 사회적으로나 국민에게나 유용하게 쓰이겠냐”면서 “이를 보험금 청구의 삭감 근거나 갱신 거절 이유로 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구 번거롭고 귀찮아 절반이 포기…보험사 자체 데이터 전송 이용 ‘0.1%’
실손보험은 가입자가 질병·상해로 입원 또는 통원 치료 시 부담한 의료비를 보험사에서 보상한다. 2019년 말 기준 가입자가 전체 인구의 약 76%(3900만명)에 달해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린다.
지금까지는 실손보험 보험금(실손보험금)을 받기까지 각종 증빙서류를 발급해 보험사에 청구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번거로워 보험금 신청을 포기하게 된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이미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제도 개선을 권고했지만 지금까지 입법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달 녹색소비자연대 등 3개 시민단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만 20세 이상 국민 1000명에게 실시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47.2%가 최근 2년 내 실손보험금 청구를 포기한 적 있다고 답했다.
청구 포기 이유로는 △진료금액이 적어서(51.3%) △진료 당일 서류를 챙기지 못했는데 병원 재방문이 어려워서(46.6%) △증빙서류 발송이 귀찮아서(23.5%) 등으로 나타났다. 청구를 포기한 금액은 30만원 이하(95.2%)가 가장 많았다.
이미 보험사에서 민간업체와 협력해 자체적으로 자동 청구 시스템을 갖춘 경우도 많은데 이를 통한 청구 건수는 매우 적은 실정이다. 손해보험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실손보험금 청구(7944만4000건) 가운데 데이터 전송에 의한 청구는 0.1%(9만1000건)에 불과했다.
보험업법 개정안 5건 계류 중… 병의원, 청구 서류 보험사에 전송 의무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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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
25일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실손보험 청구절차 간소화 관련 ‘보험업법 개정안’ 5건이 계류 중이다. 지난해 고용진·전재수 민주당 의원에 이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자에 이름을 올렸고 이달 들어 김병욱·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각각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공통적으로 실손보험 계약자·피보험자 요청 시 요양기관은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전자적 형태로 보험사에 전송해야 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정보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전산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중계 역할을 두도록 했다. 다만 그 역할을 누구에게 어떻게 맡기느냐 등 세부적인 사항에서 조금씩 다르다.
대체로 심평원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고 민간업체 위탁 가능성을 열어 놓은 법안도 있다. 심평원은 국민건강보험 진료비를 심사·평가하기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으로 이미 9만개가 넘는 의료기관과 연결된 전산망을 구축해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기가 비교적 용이하다.
고용진 의원은 “내용을 더욱 다듬어 의료계가 우려하는 개인 의료정보 유출, 비급여 진료비 노출 문제를 원천 차단하도록 보완했다”면서 “개인정보 유출의 우려에 대해 심평원이 서류전송 업무 외에 다른 목적으로 정보를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20대 국회에서도 같은 법안을 발의했으나 회기 종료로 폐기됐다.
최근 ‘금융산업 발전방안과 소비자보호’ 보고서를 발표한 제혜금·전한덕 전주대 교수는 “실손보험 청구절차 간소화 문제는 거대 이익집단의 이해관계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환자이자 보험가입자인 소비자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반드시 성사될 필요가 있다”면서도 “요양기관이 보험회사 이익을 위해 의료정보를 제공하도록 강제하면 병원에게 부담이 되고 부당하다는 의견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학형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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